지난 29일 경기도 안산시의 한 카페에서 이주현 대표를 만났다. 그는 '하위나이트 스포츠 에이전시(Haunite Sports Agency)'라는 이름으로 아마추어 혹은 꿈 앞에서 좌절한 선수들이 프로 무대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돕는 활동을 하고 있다.

사실 이주현 대표는 과거에 손흥민, 김진수, 이재성 같은 스타 플레이어들과 청소년 대표팀에서 함께 활동했을 만큼 유망한 선수로 평가 받았다. 유명 대학에 우선 지명까지 받고 순탄한 길만을 걷는 듯 하였으나, 대학 입시를 앞둔 고등학교 3학년 부상을 입으며 좌절해야 했다.

하지만 이주현 대표는 축구를 쉽게 포기하지 않았다. 대신 현실을 인정하며 천천히 바닥에서부터 다시 시작하려 했다. 그 결과, 비록 단기간이었지만 그는 K3, 타이 리그에서 2~3년간 선수로 활동할 수 있었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과 비슷한 상황에 있는 선수들을 돕기 위해 에이전트의 길을 걷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2018년, 그가 에이전트의 길을 걷기 시작한지 어느덧 2년이 지났다. 이제 그는 에이전트로서 뿐 아니라 해설가와 강사로 활동하면서, 과거의 그처럼 힘든 시간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희망을 전하는 '희망 전도사'가 되었다. 다음은 지난 29일 안산시의 한 카페에서 만난 하위나이트 스포츠 이주현 대표와 나눈 이야기이다.

하위나이트 올스타 프로젝트, 프로구단과의 연습 경기


 지난 2016년 세상에 이름을 알린 하위나이트 스포츠

지난 2016년 세상에 이름을 알린 하위나이트 스포츠 ⓒ 이주현


- 안녕하세요. 하위나이트에 대해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하위나이트는 사실 보석의 종류 중 하나입니다. 이 보석은 산출량이 매우 적어 돈이 아무리 많아도 시기가 맞지 않으면 구할 수 없어요. 그래서 '숨어 있는 보석'이라고도 불리죠.

이처럼 숨어있는 보석을 찾아 빛나는 보석으로 만들자라는 의미를 담아, '하위나이트 스포츠'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현재 저희는 스포츠 에이전시를 바탕으로 한 독립구단(아카데미) 운영과 축구를 활용한 다양한 이벤트들을 열고 있습니다. 국내에선 아마추어 축구선수들을 잘 케어하고, 또 잘 육성하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 벌써 하위나이트를 창립하신지 2년이 지났는데, 감회가 어떠신지요?
"느낌이 참 이상하네요. 사실 2년 밖에 되지 않았다는게 신기하기도 합니다. 적어도 5년 이상은 된 것 같은 기분이거든요(웃음). 솔직히 하위나이트를 처음 창립할 땐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예를 들자면, 전역 직후 사회 생활을 처음하는 사람 같았죠(웃음). 하지만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현실은 만만치 않았습니다.

때로는 많은 분들께서 칭찬을 해주시기도 하지만 쓴 소리를 들을 때도 정말 많았습니다. 그래도 제가 하고싶은 일을 계속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잘 이겨낼 수 있었죠. 사실 아직도 도전해보고 싶은 콘텐츠와 프로젝트들이 셀 수 없이 많지만, 당장은 금전적인 문제가 가장 큰 것 같습니다. 국내에선 쉽게 볼 수 없는 활동들을 시도해보고 싶는데 좋은 투자자 분들을 하루 빨리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웃음)."

 지난 9일, 하위나이트 올스타 행사에 참여했던 선수단.

지난 9일, 하위나이트 올스타 행사에 참여했던 선수단. ⓒ 이주현


- 최근 특별한 활동을 하셨다고 들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이었는지?
"지난 9일부터, 7박 8일 동안 '하위나이트 올스타'라는 이름의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프로젝트에 참가한 아마추어 선수들이, 축구를 통한 여행뿐 아니라 축구경기에 직접 참여도 해보고 전문적인 트레이닝까지 받아볼 수 있는 활동이었죠.

활동 기간 동안 태국 현지에 머물면서 태국 3개의 프로구단과 연습 경기를 뛰었습니다. 결과적으론 3경기에서 1무 2패를 거두었지만, 축구 경력이 없는 선수들이 프로 구단을 상대로 1무를 기록한 것 만으로도 대단한 결과였다고 생각합니다. 7박 8일이라는 시간 동안 함께했던 선수들과 정이 들었는지, 요즘도 선수들 생각이 많이 나네요(웃음)."

- 축구를 이용한 다양한 콘텐츠들을 만드시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생각하게 되신 건가요?
"사실 선수 시절에는 축구란 경기를 뛰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게 없는 운동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선수생활을 마무리하고 사회로 나와보니, 축구만으로도 할 수 있는 것들이 수도 없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죠. 저는 콘텐츠나 이벤트를 진행할 때 항상 그 이전에 '이 프로그램이 국내에 있었는가'에 대한 여부를 먼저 확인합니다. 그 다음에는 '사람들이 이 프로그램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일까'라는 고민을 하죠. 마지막으로는 제 자신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집니다. 그렇게 치밀하게 열심히 준비해서 많은 콘텐츠들을 구상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순수 아마추어 선수를 프로무대에 진출시키기까지

 시련을 딛고 프로무대에서 활동하게 된 이주현 대표.

시련을 딛고 프로무대에서 활동하게 된 이주현 대표. ⓒ 이주현


- 다시 축구를 시작한다는 게 쉽지 않았을텐데요. 어떻게 극복하고 일어나셨는지?
"우선, 저는 어떤 일을 하던 간에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21살부터 1년 9개월이란 시간을 운동장이 아닌 군대에서 보냈는데요. 축구가 너무 그리운 나머지 일과 시간 이후에는 운동에만 매진했습니다. 그렇게 어쩌다보니 입대 전 몸  보다 더 좋은 몸을 갖게 되었죠. 하지만 문제는 경기 감각이었습니다. 오랫동안 경기를 뛰지 못했기 때문에 감각이 많이 떨어졌거든요.

그 때문에 휴가를 나가게 되면 축구를 가르치시는 선배님이나 모교에 방문해서 꾸준히 선수들과 훈련을 함께했고, 경기도 뛰면서 예전의 감각을 되찾으려 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어떻게 극복했냐는 질문에는 무조건 '노력'이라는 대답을 해드리고 싶습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위해서는 그만큼 노력해야한다는 생각은 예전부터 지금까지 단 한번도 변한 적이 없습니다."

- 그래도 이제는 나름 성공적인 행보를 걷고 계시는 것 같은데, 그 비결이 궁금합니다.
"가끔 제가 이런 일을 하고 있다는게 믿기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저는 정말 감사한 사람인 것 같습니다. 매번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다보니 어느덧 이렇게 까지 온 것 같네요. 하지만 말씀드렸듯이 저는 이제 진짜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웃음)."

- 지난해에 순수 아마추어 선수를 프로 무대에 진출시키셨다고 들었는데, 좀 더 자세히 들어보고 싶습니다.
"우선 그 친구는 축구 경력이 정말 하나도 없었던 순수 아마추어 선수였습니다. 처음 연락이 닿은건 그 친구가 군대에 있었을 때였죠. 그 친구에게 전역 이후 하위나이트에서 꼭 함께 뛰고 싶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몇달이 지나고 그 친구가 팀에 새롭게 합류했을 때, 처음에는 체중적인 문제가 커 우선은 체중관리에 집중했습니다. 그 다음은 축구 기술에서의 어려움이었는데요. 이 친구는 경험이 부족해 기술적인 부분은 미흡했지만 피지컬이 상당히 좋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포지션을 센터백으로 바꾸어보길 권유했고 패스, 킥, 헤딩, 몸싸움 그리고 순발력 등을 집중해서 훈련시켰습니다.

그 결과, 태국 겨울 이적시장 기간에 그 친구와 함께 태국 현지로 출국했고 기적적으로 현지 구단 테스트에 통과하여 팀에 입단하게 되었죠. 비록 지금은 팀의 재정적 문제와 선수의 기술 부족으로 아쉽게 방출되었지만요.

하지만 저는 그 경험을 통해 또 하나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았습니다. 그 친구도 이번 경험을 통해 큰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죠. 그 결과, 현재는 아마추어 선수들도 열심히 잘 준비한다면 충분히 프로 무대에 도전해볼 수 있다는 생각으로 '프로리그 입단 테스트 준비반'을 창설하여 선수들에게 전문 트레이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 하위나이트 외에도 해설가와 전임 강사 등으로 활동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힘드시진 않나요?
"앞서도 말씀드렸다시피 선수 시절에는 축구를 하는 것 외에는 하지 못했기에, 선수 생활을 마무리한 이후에는 축구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경험하고 싶었습니다. 그 결과 현재 정말 감사하게도 SPOTV에서 K리그 중계를 하고 있습니다(웃음).

사실 많이 힘들긴 합니다. 하지만 중계를 준비하면서 1주일간 양팀의 데이터는 물론, 전경기를 챙겨보기에 저 또한 많은 공부가 되고 있습니다. 또, 정확한 단어 선택과 발음이 중요해서 그 부분에도 신경을 쓸 수밖에 없습니다. 아직도 많이 부족하지만 축구 팬들께 좋은 해설가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또한 저는 말씀해주신 것처럼 대한체육회에서 운동선수 전문 강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현역 선수들의 팀 혹은 학교에 방문해 선수 은퇴 이후의 직업군과 필요한 노력, 그리고 공부법 등을 가르쳐주는 활동을 하고 있죠.

아무래도 운동선수들은 은퇴 이후 직업을 찾는 것에 큰 어려움을 겪는 것이 대부분인데, 이 프로젝트는 선수들뿐만 아니라 저 역시도 성장할 수 있어서 정말 큰 도움이 되는 프로젝트라고 생각합니다."

 훈련 중인 이주현 대표와 하위나이트 선수들.

훈련 중인 이주현 대표와 하위나이트 선수들. ⓒ 이주현


- 앞으로는 어떤 활동을 하실 계획인가요?
"우선, 올해 겨울에는 작년에 진행했던 것과 유사한 트라이아웃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작년보다는 더 큰 규모로 기획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조만간 저희 하위나이트 실내 센터를 오픈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실내에서 축구 기술 훈련은 물론, 재활과 선수들에게 필요한 훈련을 모두, 한 곳에서 받을 수 있는 그런 센터를 만들 생각입니다. 그 이외에는 저희가 늘 해왔던 것처럼 아마추어 선수들을 육성하는 아카데미를 꾸준히 운영하여 선수들의 미래를 위해 힘쓸 것입니다."

- 마지막으로 대표님과 같은 길을 걷는 선수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저 역시도 축구선수 시절 정말 많이 힘들었고, 아직도 그 기억들이 생생합니다. 보이지 않는 미래 그리고 불확실한 미래 등 걱정이 많고 당장은 많이 힘들겠지만, 먼 미래를 생각하며 걱정하기보다는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고 노력하시길 바랍니다.

그러면 먼 훗날 지금 이 순간을 뒤돌아볼 때, 힘든 순간도 좋은 추억들과 함께 좋은 경험이 되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힘든 상황에 놓여있는 선수들을 위해 좋은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원하는 만큼 노력하고, 노력한 만큼 원하라는 말을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축구는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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