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위 수성이 위태로운 KIA 타이거즈와 상승세를 이어가려는 삼성 라이온즈가 이번 주말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3연전을 치른다. 이번 시리즈에서 삼성이 위닝 시리즈를 가져갈 경우 6위 자리 주인이 바뀐다. 두 팀뿐만 아니라 중하위권에 있는 모든 팀들의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는 시리즈다.

지난 17~19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두 팀의 후반기 첫 3연전에선 삼성이 2승 1패를 기록했고, 올 시즌 상대 전적은 4승 4패 동률이 됐다. 불과 일주일 전에 만났던 두 팀이 다른 장소에서 재회한다. 그 사이 두 팀 순위의 변동은 없었으나 격차는 반 경기 차까지 좁혀졌다.

KIA로선 '2017년 20승 듀오' 양현종-헥터가 나란히 토, 일요일 경기 선발로 등판하고, 삼성의 경우 선발 투수들의 최근 흐름이 좋다는 점에서 치열한 선발 싸움이 예상된다.

6위 지켜야 하는 KIA, 양현종-헥터 원투펀치로 '복수혈전' 가능할까

지난 17~19일 삼성전에 선발로 등판했던 투수는 양현종, 헥터, 임기영이었다. 이 중 두 명의 투수 양현종과 헥터는 이번 시리즈에서도 선발 등판한다. 양현종은 7이닝을 소화하고도 승패 없이 물러났고, 헥터는 경기 중반 삼성 타자들에게 공략을 당해 5이닝 10피안타(2피홈런) 무사사구 1탈삼진 6실점으로 패전을 기록했다.

KIA의 이번 시리즈 목표는 일단 위닝시리즈다. KIA가 2승을 거두면 시리즈 종료 이후 두 팀의 격차가 1.5경기 차로 벌어지지만 반대로 삼성이 2승을 챙긴다면 순위가 뒤바뀐다. KIA로선 자칫 7위까지도 내려갈 수 있는 상황이다. 토요일 양현종, 일요일 헥터보다 먼저 선발 등판하는 한승혁의 어깨가 무거운 이유다.

3루 진루한 최형우 13일 오후 광주 북구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시범경기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2회말 무사 2루 상황에서 KIA 최형우가 3루까지 진루하고 호흡을 가다둠고 있다. 2018.3.13

지난 3월 13일 오후 광주 북구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시범경기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2회말 무사 2루 상황에서 KIA 최형우가 3루까지 진루하고 호흡을 가다둠고 있다. ⓒ 연합뉴스


KIA는 후반기 돌입 이후 9경기에서 4승 5패에 그쳤다. 유일하게 위닝 시리즈를 가져온 지난 20~22일 KT와의 3연전도 내용 면에서 썩 만족스럽지 못했다. 후반기 팀 타율 0.272(공동 7위), 팀 평균자책점 4.44(4위)로 마운드가 와르르 무너지기보단 타선의 침묵이 KIA의 발목을 잡았다. 최원준, 버나디나, 안치홍, 이명기 정도를 제외하면 타자들 대부분의 방망이가 조용하다.

삼성의 마운드 높이를 감안하면, 현재의 타선으로 다득점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한방이 있는 삼성과 달리 KIA 타선은 후반기 9경기에서 홈런 단 4개로, 그마저도 최형우(3개)와 버나디나(1개) 두 타자만 때려낸 홈런이다. 장타가 많이 나와야 승산이 있다.

후반기 팀 불펜 평균자책점이 1.83으로 리그 최소 1위다. 팻딘의 보직 전환 이후 한층 불펜이 안정감을 찾았다는 평가가 많다. 다시 말해서 경기 초중반에 득점 지원만 활발하게 이뤄지면 리드를 충분히 지켜낼 수 있다. 한승혁-양현종-헥터, 그리고 불펜의 부담을 덜어줄 타자들의 활약이 절실하다.

위닝시리즈 시 6위 탈환, 분위기만 이어가면 큰 문제 없는 삼성

삼성을 포함한 10개 구단을 통틀어 삼성만큼 분위기 좋은 팀을 찾기란 쉽지 않다. 롯데와의 전반기 마지막 3연전에서 귀중한 스윕승을 챙긴 이후 지난 24일~26일 LG와의 3연전까지 4연속 위닝시리즈로 꾸준하게 승수를 쌓고 있는 모습이다. 혹여 경기에서 지더라도 무기력하게 무너지지 않는다는 점 또한 눈에 띈다.

삼성은 이번 시리즈에서 금요일 선발로 윤성환을 내세웠다. 시즌 내내 부진에 빠졌던 윤성환은 지난 8일 두산전을 기점으로 안정감을 찾고 있다. 최근 등판이었던 21일 한화전에서는 6이닝 5피안타 2사사구 무실점을 기록하며 지난 4월 7일 SK전 이후 세 달여 만에 퀄리티스타트를 만들기도 했다.

뒤이어 나오는 투수들도 믿을 만하다. 토요일은 보니야, 일요일은 양창섭의 선발 등판이 유력하다. 다소 기복이 있었던 보니야는 최근 5경기 중 4경기에서 6이닝 이상을 소화할 정도로 길게 이닝을 끌어줬다. 홈 성적(9경기 3승 1패 ERA 4.02)이 원정 성적(11경기 2승 5패 ERA 5.37)보다 낫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역투하는 양창섭 28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 경기. 1회말 삼성 선발투수 양창섭이 역투하고 있다.

▲ 역투하는 양창섭 지난 3월 28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 경기. 1회말 삼성 선발투수 양창섭이 역투하고 있다. ⓒ 연합뉴스


'신인' 양창섭은 최근 두 경기에서 모두 6이닝 이상을 던지면서 승리를 챙긴 바가 있다. 철저한 관리 속에 올 시즌 1군에서 9경기밖에 등판하지 못했지만, 삼성 선발진의 마지막 퍼즐조각을 맞춘 일등공신이다. 4일 휴식 후 선발 등판이 변수가 될 수 있지만, 올 시즌 KIA전에서 2경기 2승 ERA 0.71로 KIA에게 매우 강했다.

조금 걱정되는 것은,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인 26일 LG전에서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는 것이다. 스윕승을 목전에 두고도 마무리 심창민이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이번 시리즈에서 반드시 첫 경기를 잡아야 할 필요가 있다. 2승만 기록한다면 시리즈 이후 삼성은 7위에서 6위로 한 계단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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