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세 이하 리틀리그 대표팀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대표하여 리틀리그 월드시리즈 우승에 도전한다.

12세 이하 리틀리그 대표팀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대표하여 리틀리그 월드시리즈 우승에 도전한다. ⓒ 한국리틀야구연맹


대한민국 야구의 근간은 아마야구에 있다는 사실은 프로야구에 종사하는 이들도 모두 인정하는 부분이다. 비록 폭넓은 지원은 없지만, 야구 하는 인재들이 많아져야 프로에서 불러 주는 이들도 많아지는 법이다. 이들 중에서도 아마야구의 기저에 존재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초등학생과 중학생들이 중심이 된 유소년 야구다. 리틀리그건 엘리트 야구건 간에, 이러한 선수들이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고교까지 야구공을 놓지 않아야 성공 여부를 장담할 수 있는 것이다. 프로 스카우터들이 유독 현장에서 유소년 야구에 더욱 목소리를 높이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사실 유소년 야구는 대한민국 야구에서 차지하는 부분이 극히 적었다. 야구를 시키는 학부모들 외에는 큰 관심을 갖지 않았고, 매스미디어 역시 주로 프로 및 고교야구를 보여주는 데에만 집중했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무관심 속에서도 유소년 선수들은 1984년, 1985년에 미국 윌리엄스포트에서 열린 리틀리그 월드시리즈에서 김경원(두산 코치), 심재학(넥센 코치) 등을 앞세워 우승을 차지하는 등 몇 차례 불꽃을 보이기도 했다. 이후 29년간 잠잠했던 이 불꽃은 2014년에 황재영(배재고), 최해찬(성남고), 안동환(신일고) 등을 앞세운 리틀리그 대표팀이 아시아-태평양 중동지역대회 사상 세 번째로 우승에 성공하면서 다시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3년 연속 미국행 대표팀

 4년 전 리틀리그 월드시리즈 우승의 주역, 황재영(사진 좌)과 최해찬(사진 우)

4년 전 리틀리그 월드시리즈 우승의 주역, 황재영(사진 좌)과 최해찬(사진 우) ⓒ 김현희


4년 전 우승 소식은 후배들이 더 큰 무대로 향할 수 있는 물꼬를 터 줬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 이후 대표팀은 2016년에 또 다시 미국 윌리엄스포트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으면서 인터네셔널리그 우승(미국 외의 국가 간 경쟁에서 1위), 통합 월드시리즈 준우승(미국 1위팀 미드 애틀란틱에 1-2 패배)의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뿐만 아니었다. 비록 우승의 꿈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지난해에도 아시아-태평양지역을 대표하여 윌리엄스포트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고, 올해에도 지역 예선전에서 강호 타이완에 승리하는 모습을 선보이며 3년 연속 월드시리즈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이 과정에서 화성 드림파크 야구장에서 지역 예선전이 열리는 등 그동안 장충 리틀야구장 한 곳에서만 의지해야 했던 대회 개최가 조금 다양화되는, 유의미한 변화가 일어나기도 했다.

경사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13세 이하 대표팀 역시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9-0으로 압도적인 우위를 선보이며, 4년 연속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을 수 있게 됐다. 12세 이하 대회에 비해 다소 역사가 짧은 13세 대회는 불과 5년 전인 2013년부터 인터미디어트(Intermediate) 대회라는 이름으로 시작됐다. 12세 이하 리틀리그 월드시리즈(메이저 대회)보다 참가팀(11팀)도 적지만,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대표팀은 2015년 우승에 이어 2016년에도 준우승을 차지하며 두각을 나타낸 바 있다. 12세, 13세 이하 대표팀은 3년 연속으로 동반 미국 진출하는 기록을 남기게 됐다.

이렇게 3년 연속 '약속의 땅' 윌리암스포트로 향하는 리틀리그 국가대표팀은 지희수(수원 영통구 리틀) 감독 지휘 아래, 총 14명의 선수가 태극마크를 달고 있다. 그 중 '포스트 황재영'으로 손꼽히는 유망주로는 에이스 김영현(12)을 뽑을 수 있다. 마운드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것은 물론, 팀의 중심 타자로도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특히, 타이완과의 결승 무대에서 5와 1/3이닝 3피안타 4사사구 1실점, 9K 역투를 선보이면서 6-1 승리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박정현을 비롯하여 김기정, 이우현 등도 이번 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4년 전 리틀리그 대표팀 멤버로 내/외야 전 포지션을 소화했던 안동환은 신일고에서 외야수를 맡고 있다.

4년 전 리틀리그 대표팀 멤버로 내/외야 전 포지션을 소화했던 안동환은 신일고에서 외야수를 맡고 있다. ⓒ 김현희


무엇보다도 지희수 감독은 이번 리틀리그 월드시리즈가 남다르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2년 전에도 대표팀 감독을 맡아 인터네서녈리그 우승까지 차지했지만, 미국에 1-2로 패하며 통합 우승까지는 이르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2년 만에 다시 태극마크를 달게 된 만큼, 이번에는 선수들과 함께 우승을 만들어 가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이 외에도 남은 기간 동안 아마야구에는 몇 차례 굵직한 행사를 남겨 두고 있다. 12, 13세 이하 리틀리그 월드시리즈를 비롯하여 18세 이하 청소년 대표팀의 아시아 야구 선수권대회, 이에 앞서 열리는 청룡기 고고야구 선수권대회와 대통령배 고교야구대회가 기다리고 있다. 여기에 정점을 찍는 것이 오는 9월 열리는 2019 신인 2차 지명 회의다. 각종 대기록이 쏟아지는 프로야구 속에서 이들의 활약을 지켜보는 것 역시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

※ 야구 리틀리그 참가 기준은?

2013년을 기점으로 13세 이하 대회가 열렸지만, 사실 리틀야구는 통상적으로 중학교 1학년(만 12세) 이하 선수들까지만 참가할 수 있다. 중학교 1학년 여름 방학까지만 참가하고, 이후에는 학교 야구부로 진학하여 본격적인 중학 야구부 생활을 이어간다. 13세 대회 개최 이후에는 이러한 패턴도 조금씩 변화하는 듯 보이지만, 기본적인 큰 흐름은 변화하지 않고 있다. 다만, 김라경(現 서울 후라)이나 박민서처럼 여자 선수들이 합류하는 경우에는 중학교 3학년까지 리틀리그에서 뛸 수 있다. 최근 3년간 언론의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성동구 리틀야구단의 박민서는 행당중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이며,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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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리그 월드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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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데일리안, 마니아리포트를 거쳐 문화뉴스에서 스포테인먼트 팀장을 역임한 김현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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