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vs. 스위스 3일 오후 11시] 월드컵서 한국 꺾었던 나라의 격돌

월드컵이 개막하기 전까지만 해도 스웨덴은 유럽지역 출전국 중에서 가장 주목을 덜 받은 팀이었다. 일단 팀의 최고 스타라 할 수 있는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LA갤럭시)가 최종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즐라탄을 제외하면 크로아티아의 루카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나 잉글랜드의 해리 케인(토트넘)처럼 팀을 대표할 만한 확실한 스타도 없었다. 그럼에도 스웨덴은 1강-2중-1약의 구도로 예상되던 F조에서 1위로 16강에 올랐다.

사실 스웨덴의 조 1위는 다소 운이 따른 측면도 있었다. 스웨덴이 대회 첫 경기에서 전력을 추스르지 못한 한국을 상대로 승점 3점을 챙기는 동안 멕시코는 디펜딩 챔피언 독일을 꺾었다. 두 번째 경기에서는 10명이 싸운 독일에게 1-2로 역전패를 당했지만 마지막 경기에서 승점6점을 확보한 멕시코를 3-0으로 꺾고 반대편에서 한국이 독일을 잡아주면서 조1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

넘어지는 구자철 18일(현지시간) 러시아 니즈니 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1차전 대한민국과 스웨덴의 경기. 구자철이 세바스티안 라르손과 공을 다투다 넘어지고 있다.

▲ 넘어지는 구자철 6월 18일(현지시간) 러시아 니즈니 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1차전 대한민국과 스웨덴의 경기. 구자철이 세바스티안 라르손과 공을 다투다 넘어지고 있다. ⓒ 연합뉴스


반면에 이에 맞서는 스위스는 16강까지 오는 행보가 그리 쉽지 않았다. 첫 경기에서 브라질과 1-1로 비기면서 만만치 않은 전력을 과시한 스위스는 세르비아와의 두 번째 경기에서 후반 두 골을 넣으며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하지만 오히려 만만한 상대로 여겼던 코스타리카와 승부를 가리지 못하면서 세르비아를 완파한 브라질에게 조 1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독일과 아르헨티나, 포르투갈, 스페인이 차례로 탈락한 이번 러시아월드컵은 엄청난 혼전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당초 '유럽의 복병' 정도로만 여겨졌던 러시아나 크로아티아가 8강에 올랐다는 것은 스위스에게도 얼마든지 16강 이상의 성적을 노릴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뜻이다. 스위스 축구팬들은 스웨덴을 제물로 자국에서 열린 1954년 대회 이후 64년 만에 8강 진출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양 팀은 아직 월드컵 무대에서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지만 두 팀 모두 월드컵 무대에서 한국을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는 공통점이 있다. 스위스는 지난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16강 진출을 두고 한국과 맞대결을 벌여 2-0으로 승리했고 스웨덴은 불과 보름 전 한국에게 뼈 아픈 첫 패를 안긴 바 있다. 한국 축구팬들은 한국을 꺾은 두 팀 중 한 팀을 골라 응원하는 재미도 쏠쏠할 것이다.

스웨덴은 지난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 4강에 오른 적이 있지만 2006년 독일 월드컵 16강 이후 지난 두 번의 월드컵에서 본선에 나서지 못했다. 반면에 스위스의 최고성적은 8강이지만 지난 3번의 월드컵에서 두 번이나 16강에 오르며 꾸준한 성적을 보였다. 스웨덴과 스위스 모두 독일이나 브라질이 아닌 16강 상대로 서로를 만난 것을 천만 다행으로 여길 것이다. 하지만 이 잔인한 토너먼트에서 경기가 끝난 후 웃을 수 있는 팀은 하나뿐이다.

[콜롬비아 vs. 잉글랜드 4일 오전 3시] 이 경기 승자가 높은 곳까지 오를까

 25일 오전 3시(한국시간) 열린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폴란드와 콜롬비아의 경기. 콜롬비아의 하메스 로드리게스가 팀의 승리에 기뻐하고 있다.

지난 6월 25일 오전 3시(한국시간) 열린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폴란드와 콜롬비아의 경기. 콜롬비아의 하메스 로드리게스가 팀의 승리에 기뻐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지난 브라질 월드컵에서 하메스 로드리게스(바이에른 뮌헨)라는 깜짝 스타를 앞세워 8강에 진출했던 콜롬비아는 라다멜 팔카오(AS모나코)가 합류한 이번 대회에서 내심 역대 최고의 성적을 기대했다. 하지만 조별리그 일본과의 첫 경기에서 경기 시작 3분 만에 카를로스 산체스(RCD에스파뇰)가 핸드볼 파울로 퇴장 당했고 지난 대회에서 4-1로 승리했던 일본에게 1-2로 패하고 말았다.

이후 전열을 재정비한 콜롬비아는 폴란드와의 두 번째 경기에서 3-0 완승을 거두며 분위기를 반전시켰고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세네갈마저 1-0으로 꺾으면서 혼전의 H조에서 1위를 차지했다. 하메스가 명불허전의 경기 조율능력을 선보이는 가운데 193cm의 장신 센터백 예리 미나(바르셀로나)가 조별리그에서 2골을 기록하며 콜롬비아의 조별리그 최다득점자로 떠올랐다.

상대적으로 크게 부담이 없는 튀니지, 파나마와 한 조에 묶인 '축구 종가' 잉글랜드는 예상대로 한 수 아래의 상대들에게 2승을 거두며 일찌감치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벨기에와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는 0-1로 패했지만 해리 케인(토트넘), 라힘 스털링(맨시티), 애슐리 영(맨유) 등 주력 선수들에게 대거 휴식을 준 경기였기 때문에 결과에 크게 연연할 필요는 없다(물론 주전들이 빠진 것은 벨기에도 마찬가지였다).

 24일 오후 9시(한국 시간), 러시아 월드컵 G조 2차전 잉글랜드와 파나만의 경기. 잉글랜드의 해리 케인 선수가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지난 6월 24일 오후 9시(한국 시간), 러시아 월드컵 G조 2차전 잉글랜드와 파나만의 경기. 잉글랜드의 해리 케인 선수가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튀니지전에서 멀티골, 파나마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케인은 5골로 득점왕 경쟁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4골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와 3골의 디에고 코스타(AT마드리드)가 이미 월드컵 무대에서 퇴장한 만큼 케인의 득점왕 도전은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조별리그 파나마전에서 날카로운 헤더로 멀티골을 기록한 존 스톤스(맨시티)의 머리 역시 잉글랜드가 가진 위협적인 무기다.

콜롬비아와 잉글랜드는 지난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한 차례 만나 대런 앤더튼과 데이비드 베컴의 연속골에 힘입어 잉글랜드가 2-0으로 승리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콜롬비아는 카를로스 발데라마가 전성기를 지났고 1994년 미국 월드컵 자책골에 의한 고 안드레스 에스코바르의 피살사건으로 팀 분위기도 엉망이었다. 하메스와 팔카오를 중심으로 팀 전력을 추스른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었다는 뜻이다.

콜롬비아는 자국의 축구 아이콘 발데라마가 있던 시절에도 16강이 최고 성적이었다. 하지만 콜롬비아는 지난 대회 8강으로 역대 최고 성적을 갈아 치웠다. 케인이라는 걸출한 스트라이커를 중심으로 조직력이 잘 다져진 잉글랜드 역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던 지난 대회보다 훨씬 강해졌다. 워낙 많은 이변이 벌어지고 있어 섣부른 예측은 금물이지만 우열을 가리기 힘든 이 경기의 승자가 토너먼트의 꽤 높은 곳까지 오를 것이라 전망하는 축구팬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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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러시아 월드컵 16강 프리뷰 스웨덴 콜롬비아 잉글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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