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6월 21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와 크로아티아의 러시아 월드컵 D조 2경기 당시 장면.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가 크로아티아의 이반 스트리니치와 마르셀로 브로조비치를 상대로 경기하고 있다.

2018년 6월 21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와 크로아티아의 러시아 월드컵 D조 2경기 당시 장면.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가 크로아티아의 이반 스트리니치와 마르셀로 브로조비치를 상대로 경기하고 있다. ⓒ EPA/연합뉴스


탈락 위기에 놓였던 아르헨티나가 극적으로 16강행 티켓을 따냈다.

호르헤 삼파올리 감독이 이끄는 아르헨티나는 27일(한국 시각)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D조 나이지리아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2-1로 승리했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 1승1무1패의 성적으로 승점 4점을 챙긴 아르헨티나는 나이지리아(3점)와 아이슬란드(1점)를 누르고 D조 2위로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D조 1포트와 '월드컵 단골우승후보'라는 명성에도 불구하고 이번 대회 승리가 없었던 아르헨티나는 지난 4번의 월드컵 본선 맞대결에서 전승을 거뒀던 나이지리아를 제물로 극적으로 부활했다. 특히 현존하는 양대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에게는 다시 한 번 메이저 국제대회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무대가 열린 셈이다.

유독 메이저 국제대회 타이틀과는 인연이 없었던 '축구의 신'

15년 동안 669경기 563골, 4년 연속 발롱도르 수상 및 통산 5회 수상, 발롱도르 최다 포디움(2007~2017년), 한 시즌 유럽 최다득점(73골), 라 리가 우승 9회,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 4회, 클럽 월드컵 우승3회. 스페인 명문구단 FC 바르셀로나의 원클럽맨으로서 클럽에서 남긴 메시의 업적은 현역 선수는 물론 축구 역사 속 그 어떤 위대한 선수와 비교해도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아르헨티나 대표팀 유니폼을 입었을 때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2005년 A매치에 데뷔해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만 18세의 나이로 월드컵 데뷔골을 넣을 때만 해도 메시는 대표팀에서도 엄청난 역사를 써내려 갈 거 같았다. 실제로 메시는 2007년 코파 아메리카 준우승과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로 탄탄대로를 걸었다(물론 올림픽은 연령별 대표팀 대회이기 때문에 성인 대표팀의 공식 경기로 인정 받지 못한다).

메시는 첫 발롱도르를 수상한 만 22세의 나이에 아르헨티나 대표팀의 주장 완장을 차고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 출전했다. 아르헨티나의 전설적인 축구 영웅 디에고 마라도나가 감독으로 팀을 이끌고 현존하는 최고의 슈퍼스타 메시가 이끄는 아르헨티나는 당연히 강력한 우승후보로 떠올랐다. 하지만 아르헨티나는 8강에서 독일을 만나 0-4로 참패했고 메시는 남아공월드컵에서 단 한 골도 넣지 못하고 대회를 마쳤다.

남아공 월드컵에서 아픈 추억을 남긴 메시는 익숙한 남미 대륙에서 열린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명예회복을 노렸다. 실제로 메시는 아르헨티나의 공격을 이끌며 4골 1도움을 기록하는 대활약으로 아르헨티나를 결승까지 이끌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는 4년 만에 다시 만난 독일에게 또 한 번 연장 접전 끝에 0-1로 패했다. 메시는 대회 최우수 선수에게 주어지는 골든볼을 수상했지만 시상대에서 마음껏 웃을 수 없었다.

메시는 칠레에서 열린 2015년 코파 아메리카 대회에서도 결승에서 개최국 칠레에게 패하며 우승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메시는 대회가 끝난 후 MVP에 선정됐지만 수상을 거부했고 2015년 코파 아메리카 MVP는 공석이 됐다. 아르헨티나는 2016년 코파 아메리카 100주년 기념으로 열린 미국 대회에서도 결승에서 칠레에게 승부차기 끝에 패하며 우승컵을 내줬다. 메이저대회 3연속 준우승에 충격(?)을 받은 메시는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대회 첫 골 기록하며 16강행 티켓 확보

월드컵 준우승 1회와 골든볼, 코파 아메리카 준우승 3회와 MVP. 축구 선수로서 이 정도는 후세에도 남겨야 할 업적이다. 하지만 클럽에서 우승을 밥 먹듯이 했고 현존하는 '축구의 신' 메시이기에 이 대단한 기록들도 아쉬움으로 남을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메시의 유일한 라이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가 유로 2016에서 메이저 대회 우승컵을 차지했기 때문에 메시가 느끼는 아쉬움은 더 클 수밖에 없다.

따라서 국가대표 은퇴까지 번복하고 출전하는 2018 러시아월드컵을 맞는 메시의 각오는 남다를 수 밖에 없었다. 비록 수비 조직력이 다소 약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하지만 메시를 비롯해 세르히오 아구에로(맨시티), 앙헬 디마리아(파리 생제르맹), 곤살로 이과인, 파울로 디발라(이상 유벤투스) 등이 이끄는 공격진은 메시가 뛰었던 그 어떤 대표팀보다도 막강했다. 당연히 아르헨티나의 목표는 우승이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는 아이슬란드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아구에로의 선취골을 지키지 못하고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특히 메시는 후반 페널티킥을 실축하며 아르헨티나에게 찬물을 끼얹고 말았다. 아르헨티나는 크로아티아와의 두 번째 경기에서 지난 대회 준우승팀이라고 믿기 힘든 졸전을 펼치며 0-3으로 완패를 당했다. 2경기에서 승리 없이 승점 1점만을 따낸 아르헨티나는 D조 최하위로 추락하며 탈락의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아르헨티나는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나이지리아를 제물로 기사회생에 성공했고 그 중심에는 역시 메시가 있었다. 메시는 전반 14분 에베르 바네가(세비야)의 패스를 받아 침착한 오른발슛으로 나이지리아의 골망을 가르는 대회 첫 골을 기록했다. 아르헨티나는 후반 시작 6분 만에 페널티킥으로 동점골을 허용했지만 후반 41분 중앙 수비수 마르코스 로호(맨유)가 극적인 결승골을 터트리며 극적으로 16강행 티켓을 따냈다.

아르헨티나는 오는 30일 오후 11시 C조 1위 프랑스와 8강 진출을 놓고 격돌한다. 조별리그에서 2승 1무를 기록한 프랑스의 강한 전력을 고려하면 아르헨티나의 월드컵은 16강에서 마감될 수도 있다. 하지만 세계 최고의 슈퍼스타 메시가 월드컵 우승을 향한 도전을 계속 이어나갈 무대가 마련됐다는 점은 축구팬들에게도 무척 반가운 일이다. 역시 월드컵은 스타가 많을수록 보는 재미도 더욱 늘어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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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러시아 월드컵 아르헨티나 리오넬 메시 16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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