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기대해도 좋아'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1차전 스웨덴전을 하루 앞둔 17일 오후(현지시간) 러시아 니즈니 노브고로드 경기장에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이승우, 황희찬이 밝은 표정으로 훈련하고 있다.

▲ '우리를 기대해도 좋아'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1차전 스웨덴전을 하루 앞둔 지난 17일 오후(현지시간) 러시아 니즈니 노브고로드 경기장에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이승우, 황희찬이 밝은 표정으로 훈련하고 있다. ⓒ 연합뉴스


신태용호의 16강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오는 27일 오후 11시(한국시각) 열리는 독일과의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에서 기적을 쏘아올린다면 '월드컵 드라마'를 써내려 갈 수 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끌고 있는 한국 축구대표팀(승점0·득실차-2)은 현재 F조에서 멕시코(승점6·+2), 독일(승점3·0), 스웨덴(승점3·0)에 이어 조 4위에 랭크돼 있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떻게 해야 16강에 진출할 수 있을까. 일례로 한국이 독일을 1대0으로 꺾고, 멕시코가 스웨덴에 2대0으로 승리하면 한국과 독일, 스웨덴이 승점 동률을 이룬 상황에서 한국이 득실차와 승자승 원칙으로 16강에 오를 수 있다. 일단 독일을 잡는 것이 16강행의 전제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객관적인 전력만 놓고 봤을 때 'FIFA랭킹 57위' 한국이 독일(1위)을 이길 확률은 매우 희박해 보인다. 세계최고의 공격자원인 토마스 뮐러(바이에른 뮌헨)를 비롯해 토니 크로스(레알 마드리드), 율리안 드락슬러(파리생제르맹), 마르코 로이스(도르트문트) 등 유럽 빅 클럽 멤버들이 스쿼드를 꽉 채운 것만 봐도 두려울 정도다.

하지만 축구는 불예측성의 스포츠다. 특히 월드컵과 같은 큰 무대에선 다윗이 골리앗을 쓰러뜨리는 사례가 적잖이 등장했다. 2002년 '축구변방' 세네갈이 '아트사커' 프랑스를 무너뜨렸듯이 한국도 독일을 못 이기리라는 법은 없다.

작전명 'AGAIN 2004'...군경 브라더스가 이뤄낼까

'세계적인 작가' 말콤 글래드웰은 저서 <다윗과 골리앗>에서 약자가 강자를 이길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불굴의 용기'와 '인내력'을 꼽는다. 지금 당장 한국 대표팀에게 필요한 것은 독일을 꺾을 수 있다는 '용기'와 2연패의 아픔을 이겨낼 수 있다는 인내력이다.

국가의 부름을 받고 복무 중인 상주상무의 홍철(상병)과 김민우(일병), 아산 무궁화 소속 주세종(일경)은 용기와 인내력으로 똘똘 뭉친 '군경 브라더스'다. 이들은 멕시코와의 경기 종료 후 문재인 대통령과의 라커룸 만남에서 똑 부러지는 '관등성명'으로 보는 이들을 흐뭇(?)하게 만들기도 했다. 

월드컵 전지훈련(오스트리아)에서 당한 부상 여파로 조별리그 2차전 후반전이 되서야 출전이 가능했던 홍철은 운명의 독일 전에선 '후임병' 김민우 대신 왼쪽 측면 수비수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상병' 홍철은 스웨덴-멕시코와의 2연전에서 연이어 부진한 '일병' 김민우와는 달리 11분 남짓 출전한 멕시코전에서 짧지만 강한 인상을 남기며 선임병으로서의 모범을 보여줬다.

무언가를 보여주기엔 너무나 짧은 시간이었지만 날렵한 움직임과 투지 넘치는 압박 플레이는 마치 신태용 감독을 향해 독일 전 출전이 '이상 없음'을 신고하는 군인의 모습이었다. 자로 잰 듯한 왼발 크로스와 프리킥을 무기로 갖고 있는 그는 '독일 핵심 수비수' 제롬 보아텡(바이에른 뮌헨)이 빠진 전차군단의 포백라인을 위협할 자원이다.   

멕시코와의 2차전에서 깜짝 선발 출전한 '중앙미드필더' 주세종도 독일 전 활약이 기대되는 인물이다. 월드컵 데뷔전에서 보여주었듯 빠른 발과 엄청난 활동량을 갖춘 그는 '기성용의 후예'답게 위협적인 오른발 슛을 가지고 있다.

그는 울리 슈틸리케 감독체제이던 2016년 6월 스페인과의 친선경기(1-6 패)에서 감각적인 중거리 슛으로 골을 뽑아낸 바 있다. 뛰어난 킥 능력과 패기로 무장한 그가 종아리 부상으로 독일 전 결장이 확정된 기성용의 빈자리를 잘 메울 수 있을지 팬들의 기대를 모은다.

한국축구는 독일과의 역대전적에서 1승 2패로 열세에 뒤져있지만 가장 최근(?) 치른 A매치에선 3-1 승리를 거둔 바 있다. 한국은 14년 전인 2004년 12월 19일 부산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독일과의 친선 전에서 박지성, 이영표, 설기현 등 핵심전력들이 대거 빠진 가운데에서도 김동진, 이동국, 조재진의 릴레이 골을 앞세워 독일을 3-1로 무너뜨렸다.

당시 독일엔 올리버 칸, 필립 람, 슈바인슈타이거, 미카엘 발락, 미로슬라프 클로제 등 초호화 1군 멤버들이 총출동했었다. 물론 현재 독일을 이끌고 있는 요하임 뢰브 감독은 당시 클린스만 감독을 보좌하는 수석 코치 신분으로 이 경기를 지켜봤다. 

14년 전 '전차군단' 독일을 격파한 선봉장은 상무 소속의 이동국(당시 계급 병장)이었다. 당시 이동국은 폭발적인 측면 돌파에 이은 크로스로 김동진의 골을 간접적으로 도운데 이어  1-1로 접전을 펼치고 있던 후반 26분엔 그림 같은 터닝슛으로 당대 최고의 골키퍼 칸을 무릎 꿇게 만들었다. 과연 이번에는 어떨까. '군경브라더스' 홍철과 주세종의 발끝이 묘하게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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