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네갈과의 평가전에 출전한 한국 축구대표팀

세네갈과의 평가전에 출전한 한국 축구대표팀 ⓒ 대한축구협회


비공개 경기 완패, 본선에 안 좋은 영향 미칠까

러시아 국제축구연맹(FIFA)월드컵에서 16강 진출을 노리고 있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11일 오스트리아 그뢰디히 다스골트베르크 슈타디온에서 세네갈을 상대로 비공개 평가전을 가져 0-2로 완패했다, 이로써 대표팀은 지난 7일 볼리비아와의 0-0 무승부에 이어 최종 평가전 무승으로 러시아에 입성하게 됐다. 이는 월드컵 개막을 불과 2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대표팀에게는 결코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다. 이를 간과한다면 평가전 2연전에서의 무승은 팀 분위기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마지막 세네갈을 상대로 한 평가전에서 완패를 당했다는 사실은 선수들의 자신감 실추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없지 않다. 세네갈전이 비공개로 진행됐기 때문에 경기 후 대한축구협회에서 발표한 사항과 신태용 감독의 기자회견 내용을 액면 그대로 믿을 수밖에 없다. 이 같은 경우는 신태용 감독이 전력 노출을 위해 선택한 매우 이례적인 일로 이에 대한 결과는 한국의 월드컵 성적에 따라 그 평가는 크게 엇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세네갈을 과연 한국이 상대할 스웨덴, 멕시코, 독일 중 어느 국가를 상대로 한 모의고사였는가 하는 점이다.

만약 본선 1차전 상대국인 스웨덴을 가상한 고의고사였다면 이는 그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이유는 세네갈과 스웨덴의 축구 스타일은 엄연히 다르고 또한 선수들의 기량과 피지컬적인 면 역시 차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이 러시아 월드컵에서 16강 진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1차전 스웨덴전 승리는 필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스웨덴에 대한 적응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축구 스타일과 선수들의 개인기량 및 피지컬적인 면이 유사한 국가와의 평가전이 바람직했다. 분명 한국은 객관적, 주관적면에서 스웨덴, 멕시코, 독일보다 열세에 있다는 사실을 부정하기 힘들다.

이에 이들을 상대로 하여 16강 진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면이 우선되어야 한다. 축구에서 약팀이 전력 노출을 우려하여 철저히 비공개 평가전을 진행한다고 얻을 수 있는 것은 그리 많지 않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상대할 팀 스타일과 유사한 팀과의 경기를 소화하고, 장단점을 철저히 분석하며 선수들의 컨디션을 최상의 상태로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가운데, 자신감과 함께 강한 정신력을 갖추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이 같은 점을 직시할 때 대표팀이 러시아 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의 오스트리아 캠프에서 과연 16강 진출을 위하여 얼마나 이에 부합되는 평가전과 훈련을 실시했는가는 의문점으로 남는다.

'트릭' 발언으로 인한 논란, 그리고 체력 훈련

대표팀은 오스트리아 캠프에서의 훈련에 있어서 체력훈련의 적절성 논란에 휩싸였다. 이점은 축구에서 대회를 앞두고 벼락치기 강도 높은 체력훈련은 선수들의 정신적인 면과 컨디션 조절 등에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어 지도자들에게는 훈련에 신중성을 기해야 할 사항으로 받아 들여진다. 하지만 신태용 감독은 강도 높은 체력 훈련을 실시해 논란을 야기하기에 이르렀다. 뿐만 아니라 볼리비아와의 평가전 후 '트릭' 발언으로 따가운 눈총을 받기도 했다. 일련의 이런 사태는 월드컵을 코앞에 두고 있는 현 시점에서 신태용 감독에게 부담감을 안겨줄 수 있는 요소로서 한국의 16강 진출 목표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물론 대표팀과 선수에 대하여 어느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주인공은 바로 지휘봉을 잡고 있는 신태용 감독이다. 하지만 신태용 감독의 훈련의 타이밍과 발언의 적절성과 함께 신중함이 요구된다. 한편으로 토니 그란데 수석코치 또한 스페인 언론사와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 선수들은 "악바리 근성이 없다"라고 말해 제2의 울리 슈틸리케 발언을 이어갔고, 또한 가르시아 에르난데스 전력분석 코치도 "스웨덴은 몇 달째 일관된 전술과 방식으로 진행해오고 있다"라며 은연 중 대표팀의 전술 방식을 저평가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월드컵 무대에 선다는 것은 지도자와 선수들에게 더 없는 영광이지만 더불어 국민들의 지대한 관심으로 엄청난 부담감을 가져다준다. 따라서 신태용 감독은 세네갈전과 같이 앞으로 미디어까지 통제하면서 전력 노출에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도 없다. 이미 대표팀은 팀 전술, 스리백, 포백, 플랜A-B 등을 논하기에 앞서 수비 취약과 골 결정력 부족의 큰 약점이 미디어에 모두 노출되어 있다. 그럼에도 세네갈전을 미디어를 통제하여 비공개로 진행했다는 사실은 국민들의 알권리 이전에, 현대 스포츠에서 미디어와의 공존과 역할에 역행하는 처사로서 바람직하지 않다.

볼리비아와 세네갈과의 2연전 평가전 무승은 분명 한국의 전력 불안정을 의미한다. 하지만 한국과 상대할 스웨덴, 멕시코, 독일도 약점은 있다. 그 증거는 이들 국가들이 모두 마지막 평가전에서 한국과 같이 부진했다는 사실이다. 스웨덴은 홈에서 남미 페루와 0-0으로 비겼고, 멕시코는 덴마크에게 후반에만 2골을 허용하며 0-2로 무릎을 꿇는 졸전을 펼쳤다. F조 최강으로 꼽히는 독일도 한 수 아래인 사우디아라비아에 고전 끝에 2-1로 힙겹게 승리를 거둬 오직 한국에게 필요한 것은 볼리비아, 세네갈전의 무승에 대한 팀 분위기를 추슬러 자신감을 갖고 경기에 임하여 잘할 수 있는 것만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것이 곧 침체를 딛고 반전을 꾀할 수 있는 방법이며 한편으로 신태용 감독의 지략으로서 16강 진출을 위한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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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감독 35년 역임 현.스포탈코리아 편집위원&축구칼럼위원 현.대자보 축구칼럼위원 현. 인터넷 신문 신문고 축구칼럼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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