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경기에서 개인 통산 3번째 연타석홈런을 기록한 손아섭

롯데 손아섭 선수 ⓒ 롯데 자이언츠


롯데가 감독교체로 분위기가 어수선한 NC를 4연패의 늪에 빠트렸다.

조원우 감독이 이끄는 롯데 자이언츠는 5일 통합창원시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NC다이노스와의 원정경기에서 홈런 4방을 포함해 장단 13안타를 터트리며 12-6으로 대승을 거뒀다. 3일 한화 이글스전에 이어 연승을 달린 롯데는 이날 KIA 타이거즈에게 2-11로 패한 8위 kt위즈와의 승차를 없애는데 성공했다(25승32패).

롯데는 선발 노경은이 7이닝 동안 88개의 공으로 3피안타(1피홈런)4탈삼진 2실점 1자책 호투를 펼치면서 진명호, 오현택 등 필승조를 쓰지 않고도 경기를 마무리했다. 타선에서는 이대호가 시즌 14호, 전준우가 4호 홈런을 터트린 가운데 FA 계약 첫 시즌을 맞는 이 선수가 시즌 첫 멀티홈런을 터트렸다. 이대호가 없던 시절에도 묵묵하게 롯데 타선을 이끌어온 진정한 간판타자 손아섭이 그 주인공이다.

주전 도약 후 8년 동안 골든글러브 5회 수상한 최고의 외야수

부산에서 태어나 부산에서만 학창시절을 보낸 순수 '부산 토박이' 손아섭은 부산고 재학 시절부터 악바리 근성을 갖춘 외야수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174cm의 불리한 신체조건과 투수, 내야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는 외야수라는 포지션의 특성상 2007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4라운드(전체29순위)까지 순번이 밀렸다(널리 알려진 것처럼 당시의 이름은 손아섭이 아닌 송광민이었다).

손아섭은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부임한 2008년 백업 외야수로 80경기에 출전하며 타율 .303 3홈런17타점이라는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손아섭은 2009 시즌을 앞두고 이름까지 바꾸며 의욕적으로 시즌을 맞았지만 타율 .186로 최악의 부진에 빠졌다. 하지만 알아주는 연습벌레 손아섭은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고 2010년부터 롯데의 주전 외야수 자리를 차지하는데 성공했다.

2010년 처음으로 규정 타석을 채우며 3할 타율을 기록한 손아섭은 카림 가르시아가 빠진 2011년부터 우익수로 변신해 롯데뿐 아니라 KBO리그 전체를 대표하는 외야수로 등극했다. 실제로 손아섭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4년 연속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타율 .317 13홈런 54타점 86득점이라는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던 2015년엔 부진했다는 평가를 들었을 정도. 2014년 성적이 무려 타율 .362 18홈런 80타점 105득점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손아섭은 정체되지 않고 2016년 전 경기에 출전해 타율 .323 16홈런 81타점 118득점을 기록했다. 특히 데뷔 후 가장 많은 42개의 도루를 성공시키면서 스타가 된 후에도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로 부산 야구팬들의 절대적인 사랑을 받았다. 2017 시즌을 앞두고는 한국이 최악의 경기력으로 조기 탈락했던 제4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홀로 12타수5안타(타율 .417) 2타점으로 분전했다.

FA를 앞둔 2017년 손아섭은 6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온 이대호, 군에서 전역해 첫 풀타임 시즌을 치른 전준우와 함께 롯데 타선을 이끌며 거인군단을 5년 만에 가을야구로 이끌었다. 비록 롯데는 준플레이오프에서 NC에게 2승3패로 패하며 탈락했지만 손아섭은 타율 .381(21타수8안타) 3홈런 6타점을 몰아치며 맹활약했다. 손아섭은 작년 시즌 생애 5번째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며 KBO리그 최고 외야수임을 공인 받았다.

거액의 FA 계약 후에도 정체되지 않고 장타력 향상

롯데는 작년 시즌이 끝난 후 포수 강민호(삼성 라이온즈)가 생애 두 번째 FA자격을 얻었다. 하지만 롯데는 포수 자리에 이렇다 할 대안이 없었음에도 강민호와의 재계약 협상에 올인할 수가 없었다. 팀 내에 더 중요한 FA 선수 손아섭이 있었기 때문이다. 롯데는 강민호를 삼성에 내주면서도 손아섭과의 재계약 협상에 주력했고 지난해 11월 4년 98억 원에 손아섭을 잔류시키는데 성공했다.

롯데는 작년 시즌 이대호에게 150억 원을 투자한 데 이어 올 시즌을 앞두고도 손아섭과 민병헌에게 무려 178억 원을 투자했다. 3명의 FA 선수에게 300억 원이 넘는 돈을 쏟아 부었지만 롯데는 올해 7연패로 시즌을 시작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게다가 강민호와 계약할 돈으로 영입한 민병헌은 지난 5월 내복사근 파열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고 외국인 타자 앤디 번즈의 부진도 장기화되고 있다.

하지만 롯데의 기복과는 별개로 손아섭의 활약은 언제나 한결같다. 7연패 기간 동안 타율 .231로 부진하면서 구단과 팬들의 우려를 샀던 손아섭은 4월 한 달 동안 타율 .333를 기록하며 3할 타율을 회복했고 5월에는 무려 7홈런 19타점 21득점을 쓸어 담았다. 작년 시즌 87경기 만에 10홈런을 기록했던 손아섭은 올 시즌 단 50경기 만에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타율을 그대로 유지한 채로 장타력에서 장족의 발전을 이룬 셈이다.

그리고 손아섭은 5일 NC전에서 연타석 홈런을 포함해 홀로 3안타 2홈런 4타점 3득점을 쓸어 담으며 유영준 NC 감독대행의 데뷔전을 망쳐 버렸다. 5회 2사 1,2루에서 왕웨이중의 4구째를 밀어 쳐 3점 홈런을 터트린 손아섭은 7회에도 최금강을 상대로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작렬했다. 올 시즌 12홈런 37타점을 기록 중인 손아섭은 안타(77개)와 득점(49개)에서 팀 내 1위, 타율( 홈런(12개)과 타점(37개)에서는 이대호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선동열 감독이 군 미필 선수에 대한 배분을 어떤 식으로 할 지는 알 수 없지만 손아섭은 오는 11일에 발표되는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도 외야 한 자리를 맡을 가능성이 높다. 현 시점에서 손아섭은 김현수(LG트윈스), 나성범(NC)과 함께 리그에서 가장 꾸준한 활약을 펼치는 최고의 외야수이기 때문이다. 비록 현재 순위 9위까지 떨어져 있는 롯데는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지난 겨울 손아섭에게 98억을 투자한 일 만큼은 결코 잘못된 선택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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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롯데 자이언츠 손아섭 멀티 홈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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