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부임한 스퇴거 감독은 UCL진출이란 소기의 목적만 달성한체 팀을 떠나게됬다.

지난해 12월 부임한 스퇴거 감독은 UCL진출이란 소기의 목적만 달성한체 팀을 떠나게됬다. ⓒ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공식 홈페이지


독일 분데스리가가 12일(현지시간) 34라운드를 치르면서 2017~2018 일정을 마무리했다. 올시즌에도 분데스리가의 1강 바이에른 뮌헨은 초반부진을 털어내고 6시즌 연속 리그 우승이란 금자탑을 쌓았고, 1963년 분데스리가 출범 이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강등된 적 없는 함부르크SV는 최근 몇 시즌 동안의 부진 속에서도 살아남았으나, 올시즌엔 그 고비를 넘기지 못하며 클럽 역사상 처음으로 강등이란 아픔을 맛보게 됐다.

이런 가운데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권 두 자리를 놓고 호펜하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바이엘 레버쿠젠이 경합을 벌인 마지막 라운드에서 호펜하임과 도르트문트가 각각 3, 4위를 차지하며 다음 시즌 UCL 진출을 확정지었다. 레버쿠젠은 호펜하임, 도르트문트와 승점동률을 이뤘으나 골득실에서 밀리며 5위에 머물며 아쉽게도 다음 시즌 유로파리그 출전권을 획득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이 중 4위를 차지하며 UCL에 진출한 도르트문트의 올시즌 행보는 그야말로 롤러코스터를 연상시킨다. 시즌 초반만 해도 피터 보츠 감독의 막강한 공격축구가 리그에서 빛을 발했다. 도르트문트는 9월말까지 열린 리그 7라운드까지 6승 1무에 21득점에 2실점이란 막강화력을 바탕으로 독보적인 리그 1위를 달렸다.

이 시기에 바이에른 뮌헨은 전임 감독이었던 카를로 안첼로티의 전술부재와 선수단 내 불화설 등으로 디펜딩 챔피언다운 면모를 보이지 못했다. 이런 일련의 상황 탓에 올시즌에는 도르트문트가 뮌헨의 아성을 무너뜨릴수 있을거란 기대도 있었다. 적어도 9월까지는.

하지만 10월 A매치 휴식기를 거친후 도르트문트는 부진에 늪에 빠지기 시작했다. 보츠 감독의 지나친 공격전술탓에 수비가 헐거워지면서 상대에게 뒷공간을 노출했고, 이는 대량실점으로 이어졌다. 더불어 주축선수들의 줄부상이 이어지며 제대로된 전력을 가다듬기에 어려웠다.

 도르트문트는 마지막까지 치열한 순위경쟁을 벌인끝에 4위로 다음시즌 UCL에 출전하게됬다.

도르트문트는 마지막까지 치열한 순위경쟁을 벌인끝에 4위로 다음시즌 UCL에 출전하게됬다. ⓒ 독일 분데스리가 공식 홈페이지


결국 8라운드 라이프치히전 패배를 시작으로 8경기 동안 무(승부와)패(배)를 거듭하던 도르트문트는 샬케04와의 레비어 더비에서 4-0으로 앞서던 경기를 4-4 무승부로 마쳤다. 이 때부터 감독의 입지는 극도로 좁아졌다. 보츠 감독은 결국 지난해 12월10일 성적부진을 이유로 부임 6개월 만에 경질됐다.

초반 7경기에서 6승 1무로 1위를 달리던 도르트문트의 순위는 수직낙하해 보츠 감독이 경질된 시점에는 8위까지 곤두박질쳤다. 리그뿐만 아니었다. 토트넘 홋스퍼, 레알 마드리드, 아포엘과 한 조에 속한 UCL에서 도르트문트는 2무 4패라는 최악의 성적에도 3위라는 이유로 쑥쓰러운 유로파리그 진출권을 획득했다. 특히 조 최약체였던 아포엘을 상대로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는 점은 도르트문트 입장에선 심각한 문제였다.

그렇게 소방수로 부임한 피터 스토거 감독은 빠르게 팀을 수습했지만 사실 스토거 감독의 스타일은 역대 도르트문트 감독의 그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동안 도르트문트는 강력한 전방압박이란 '게겐 프레싱'을 바탕으로 막강한 공격축구를 선보였다. 그러나 스토거 감독은 수비를 강하게 한 다음 역습을 위주로한 공격전술을 선보이는 터라, 도르트문트의 팀 컬러와는 사실 부합되지 않는 인물이었다.

어쨌거나 스토거 감독의 임무는 빠르게 팀을 수습해 성적을 내는 것이었다. 도르트문트는 겨울 휴식기 이후 차츰 안정을 찾았고 팀 내 골칫거리였던 피에르 오바메양을 아스널로 이적시키고 미치 바추아이를 영입하면서 공격진 보강도 마무리했다.

스토거 감독은 부임 이후 8위까지 내려갔던 순위를 끌어올리면서 UCL 진출권 획득이란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으나 그 외의 면모에선 기대이하였다.

'어부지리'로 출전한 유로파리그 32강 아탈란타(이탈리아)와의 경기에선 홈에서도 3-2의 진땀승을 거둔데다 원정에서도 종료 10분 전 천금같은 동점골을 터뜨리며 가까스로 16강에 진출했다. 결국 도르트문트는 레드불 잘츠부르크(오스트리아)에게 덜미를 잡히며 16강에서 탈락했다.

리그에선 착실하게 승점을 쌓으며 UCL 진출권을 놓고 경합을 벌였지만 중요한 건 경쟁권 팀을 상대로 기록한 저조한 성적이 문제였다. 스토거 감독이 부임한 이후 후반기 들어 1~6위팀을 상대로 펼친 경기에서 도르트문트는 4월 22일 레버쿠젠과의 홈경기 4-0 승리이외엔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무려 3번의 패배를 떠안으며 아슬아슬한 순위 경쟁을 이어갔다. 특히 바이에른 뮌헨과의 원정경기 0-6 패배와 샬케04전 0-2 패배의 충격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정도로 타격이 컸다.

사실 쉽게 UCL 진출권을 획득할 수 있었던 도르트문트는 경쟁팀들을 상대로 승점을 잃으면서 발목을 잡혔고, 33라운드 마인츠전 1-2 패배를 비롯해 마지막 34라운드 호펜하임전에서 1-3 패배 등 2연패로 유로파리그로 밀릴 뻔한 상황까지 내몰렸다. 다행히 하노버96이 레버쿠젠을 상대로 0-3으로 뒤지다가 경기막판 2골을 몰아넣는 저력을 발휘하면서 천신만고끝에 UCL 진출권을 획득하게 됬다.

올시즌 도르트문트의 부진에는 주축 선수들의 부상과 감독 교체 등을 겪으며 전열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전임 감독이었던 토마스 투헬 역시 부상문제로 신음했으나 능동적인 전술변화 등을 통해 난국을 해쳐나가면서 그 충격을 최소화해 2015~2016시즌 리그 2위, 2016~2017시즌 3위를 기록했지만, 구단 수뇌부와의 불화로 팀을 떠났다.

올시즌엔 보츠 감독과 스토거 감독이 팀을 이끌면서 팀의 컬러를 제대로 잡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보츠 감독은 도르트문트라는 팀을 이끌기엔 전술이 단조로웠고 스토거 감독은 소방수 역할에 불과했기에 이를 기대하기엔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13일(한국시간) 스토거 감독이 부임 5개월 만에 사퇴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후 도르트문트를 재건할 감독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현재 도르트문트의 영광을 재현했던 멤버들은 모두 팀을 떠나거나 부상과 부진등이 겹치면서 기량이 전성기보단 내려간 상황이다. 팀내 에이스인 마르코 로이스, 마리오 괴체를 중심으로 제이든 산초, 크리스타인 풀리시치 등과 같이 젊고 재능있는 선수들이 중심이되어야 하는 도르트문트다. 올시즌 그야말로 롤러코스터 행보를 보였던 도르트문트가 다음 시즌에는 어떠한 모습을 보일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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