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 시즌 개막 직후 침체된 분위기 속에서 최하위로 밀려났던 롯데 자이언츠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연패 대신 연속 위닝시리즈로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14일 현재 롯데는 19승 20패 승률 0.487로 어느덧 공동 4위까지 올라왔다. 멀게만 느껴진 5할 승률이 눈앞에 다가왔다. 치열한 순위권 경쟁 속에서도 안정감 있는 투-타 밸런스로 부진을 말끔히 씻어냈다.

지난 시즌과 비교했을 때 박세웅이 개막전 엔트리에 합류하지 못한 것을 제외하면 팀 전력에 있어서 마이너스가 될 만한 요인이 거의 없었다. 분위기를 유지하면서 박세웅과 송승준의 복귀로 탄력을 받는다면 롯데가 중상위권으로 올라오는 것은 결코 이상한 일이 아니다.

승패 마진 -1까지 줄인 롯데, 원동력은?

롯데 정훈 '내가 쳤어!' 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8 KBO리그 롯데와 LG 경기. 롯데 정훈이 8회초 1사 2루에서 1타점 적시타를 때린 뒤 기뻐하고 있다. 2018.5.9

▲ 롯데 정훈 '내가 쳤어!' 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8 KBO리그 롯데와 LG 경기. 롯데 정훈이 8회초 1사 2루에서 1타점 적시타를 때린 뒤 기뻐하고 있다. 2018.5.9 ⓒ 연합뉴스


SK와 정규시즌 개막 2연전에서 모두 패배한 롯데는 7앤패의 늪에 빠졌다. 4월 1일 롯데전에서 겨우 첫 승을 신고했다. 두 명의 FA, 민병헌과 채태인의 가세로 한층 강해진 타선은 좀처럼 터지지 않았고 새로운 외국인 투수 듀브론트의 투구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4월 8일 LG전까지 연승, 위닝시리즈와 인연이 없었던 롯데가 가능성을 보여주기 시작한 시기는 4월 10일~12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린 넥센과 주중 3연전이었다. 구원 투수들의 호투 속에 시즌 첫 연승과 위닝시리즈를 동시에 기록했다.

13일에는 '디펜딩 챔피언' KIA를 상대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1-4로 지고 있던 9회초, 문규현의 1타점 적시타를 시작으로 대거 7점을 뽑아내며 KIA 마무리 투수 김세현을 무너뜨렸다. 패색이 짙던 상황에서도 끝까지 추격 의지를 발휘하며 1승 이상의 결과를 얻었다.

4월 10일 이후 현재까지 롯데의 팀 타율은 0.301로 놀랍게도 KIA와 더불어 리그에서 가장 높다. 팀 평균자책점은 3.77로 2위에 해당하는 수치를 나타낸다. 투-타 밸런스가 조금씩 맞아가고 있다는 것이 수치상으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노경은과 듀브론트 등 선발 투수들의 활약상이 두드러진다. 한때 퇴출설까지 제기됐던 외국인 투수 듀브론트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됐다. 4월 12일 넥센전부터 5경기 연속으로 5이닝 이상을 소화했고, 최근 3연승을 달리고 있다.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한 1일 KIA전과 8일 LG전에서는 QS(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기도 했다.

또한 주축 타자들이 대부분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여기에 신본기, 이병규까지 힘을 보태면서 상대 투수들로선 쉽게 상대할 타자가 많지 않다. 외국인 타자 번즈까지 정상 궤도에 진입한다면 지난 시즌 후반기에 보여줬던 짜임새 있는 야구를 다시 보여줄 가능성이 높다.

높은 곳을 바라보는 롯데가 풀어야 할 과제는?

롯데 승리  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LG와 롯데의 경기. 경기를 마무리한 롯데 손승락이 나종덕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18.5.8

▲ 롯데 승리 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LG와 롯데의 경기. 경기를 마무리한 롯데 손승락이 나종덕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18.5.8 ⓒ 연합뉴스


아직 안심할 수 없다. 하위권 팀들과 격차가 크지 않고, 불안 요소에 대한 고민을 안고 있는 게 사실이다. 마운드에서는 박세웅과 송승준 두 명의 선발 투수가 빠진 선발진이 지금의 흐름을 유지하는 게 관건이다. 두 투수가 돌아오기 전까지 김원중을 비롯한 젊은 투수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여전히 안방은 불안 요소이다. 나종덕, 김사훈 두 명의 포수가 안방을 지키는 가운데, 타율이 1할도 채 되지 않았던 나종덕이 5월 10경기에서 0.273으로 달라진 타격을 보여주고 있다. 시즌을 풀타임으로 소화한 포수가 없는 만큼 나종덕을 받쳐줄 나원탁, 김사훈의 분전이 필요하다. 아직 몸상태가 완벽하지 않아 1군에 올라오지 못한 안중열도 마찬가지이다.

포수를 포함해 모든 야수들이 실책을 줄여야 하는 것도 롯데의 과제이다. 롯데는 14일 현재 실책 36개로 리그에서 가장 많은 실책을 기록했다. 수비율도 0.975로 리그 최하위에 처졌다. 탄탄한 수비는 강한 마운드를 더욱 돋보이게 할 수 있는 요소임을 기억해야 한다. 공동 4위까지 껑충 뛰어오른 롯데가 다시 한 번 기적을 보여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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