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점 골을 성공시키고 베트남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동점 골을 성공시키고 베트남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 대한축구협회


4월 22일 오후 6시 수원 월드컵 경기장에서 대한민국과 베트남의 JS컵 경기가 시작됐다. 많은 관계자는 박항서 감독이 뒤흔들어 놓은 베트남 축구계 때문에 이날의 경기가 가장 뜨거운 열기를 보여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원정팀 베트남을 응원 온 한국 내 베트남 사람들의 응원 열정은 대단했다. 적은 관중 수를 예상한 탓에 원정 석을 폐쇄했다. 때문에 베트남 관중들이 본부석(E석)과 본부석 반대편(W석)으로 나뉘어 숫자가 그렇게 많아 보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함성 소리는 베트남 팬들의 숫자를 증명해 보였다. 우리나라의 득점보다 비교적 가벼운 베트남의 아쉬운 패스미스에서 나오는 소리가 훨씬 더 크게 들렸다. 베트남의 득점 때는 이곳이 대한민국의 수원인지 베트남의 하노이인지 헷갈릴 정도였다.

18일과 20일 경기와 비교해도 매우 다른 분위기였다. 해외에서 뛰는 선수들과 K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의 소집이 불발되어 모든 경기에 국내 팬들이 많이 참석하지 않았다. 또한, 홍보대사로 위촉되었던 아프리카TV BJ 감스트의 장애인 비하 발언으로 인한 방송정지로 그의 직관을 기대했던 팬들의 실망도 컸다. 2015년, 2016년과는 다르게 홍보대사들과 JS컵 측의 홍보도 미흡했다. 1년을 쉬고 재개하는 대회인 만큼 더 전체적인 홍보에 신경을 쓸 필요가 있었지만, 그러지 못했다는 점이 안타깝다.

베트남의 응원 열정은 한국 축구에 시사하는 바가 아주 많다. 우천 경기인지라 국내 팬들도 오기 꺼렸지만, 베트남 원정 팬들은 달랐다. 이들이 보여준 열정적 응원은 한국 축구의 현실을 비춰볼 때 씁쓸했다. JS컵은 비교적 많은 인구가 거주하고 있는 수원에서 개최되었다. 비록 U-19 연령대 경기이기는 했지만, 작년 U-20 월드컵에서 보여주었던 좋은 모습들은 팬들의 기대를 사기 충분했다. 물론 우천 경기라는 점을 배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는 베트남 역시 같은 조건이었다. 소수가 되어가는 붉은 악마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한국 축구 팬들의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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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청춘스포츠 7기 김현아
베트남 빅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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