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청춘이다. 한국 나이로 40세의 전북 현대 이동국에게 딱 어울리는 말이다. 한국에서 축구 선수가 이만큼 많은 나이로 아직까지도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서 있는 것은 흔하지 않은 일이다. 더구나 과거와는 다르게 현대 축구의 키워드가 강한 체력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이동국의 '현역'이라는 꼬리표는 그야말로 높게 평가할 만한 가치가 있다.

이동국은 현재도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하며 팀이 필요할 때 한 방을 터뜨려 준다. 이는 실로 축구선수로서는 '명품'이다. 올 시즌 체력 문제로 90분을 소화할 수 없는 상태에서도, 이동국은 K리그1에서 1골,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서 4골 등 총 5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그 중 압권이었던 골은 지난 3월 1일 '2018 KEB 하나은행 K리그1' 개막전 울산 현대와의 맞대결에서 후반 16분 코너킥에 의한 발리슛과 지난 4일 'ACL' E조 조별리그 5차전 일본 가시와 레이솔과의 경기에서 후반 43분 발리슛으로 기록한 골이었다. 두 골 모두 왼발 발리슛으로 만들어 낸 골로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특히 가시와 레이솔전에서 이동국이 터트린 골은 전북 현대를 ACL 16강 진출을 확정짓게 하는 쐐기골로 더욱 돋보였다.

이동국의 이같은 활약은 팀 동료에게는 활기를 불어넣어 주고, 상대팀 선수들의 사기는 저하시키는 명약이다. 발리 슈팅은 완벽한 기본기를 갖추고 볼의 위치와 스피드를 파악한 후 정확한 위치선정과 타이밍이어야만 성공할 수 있다. 그러나 이동국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발리슛을 득점으로 연결시켰다. 뿐만 아니라 이동국은 본래 오른발을 주로 사용하지만 왼발도 오른발 못지 않게, 능수능란 하게 사용할 수 있다. 이동국의 왼발 발리 슛은 그야말로 화제의 대상이 되기에 충분하다.

이동국의 축구 인생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고 본인 스스로도 도전을 멈추지 않고 있다. 이동국은 몸 상태와 체력적인 면에서 여러 번 자신감을 드러냈다. 사실 이동국이 지금까지 축구선수로서의 삶을 이어갈 수 있었던 데는 당연하게도 철저한 자기관리와 노력이 뒷받침 됐다. 여기에 이동국을 춤추게 만드는 또 하나는 바로 팀 사령탑인 최강희(59) 감독의 역할이다.

최강희 감독의 이동국 활용법

최강희 감독은 불혹의 이동국 활용법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지도자가 '선수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나' 판단하는 것도 곧 지도력이다. 최강희 감독은 올 시즌 K리그1과 ACL 4차전 텐진(중국)전을 제외하고 이동국을 계속 교체 출전시켰다. 이는 이동국이 기량과 체력에서 부족해서가 아니라 최강희 감독만의 이동국 활용법이라고 보는 게 더 적절하다. 최강희 감독은 경기 중 가장 적절한 타이밍에 이동국을 교체 투입했다. 이동국은 대부분의 경기에서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는 경기력을 보여줬다.

이동국은 왼발 발리슛 득점포 두 방으로 K리그 2009, 2011년 득점왕의 옛 명성에 결코 뒤지지 않는 명성을 잇고 있다. 이동국은 앞서 K리그1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올해도 지난 시즌과 같이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8경기 동안 벌써 5골을 기록한 만큼 그 꿈은 머지 않아 실현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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