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와 패자 모두 만족할 만한 투수전이었다.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는 28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2018 신한은행 MY CAR KBO 프로야구' 정규시즌 2차전을 치렀다. 결과는 삼성의 6-0 완승으로 끝이 났지만 승패를 떠나 선발 투수들의 투수전은 광주를 뜨겁게 달아오르게 하는 데 충분했다. 특히 그 투수들이 KBO리그에 데뷔하는 고졸 신인이거나, 1군 경험이 많지 않은 선수였기 때문에 팬들에게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올해 덕수고를 졸업한 삼성 양창섭은 지난 세 경기에서 35점을 내며 화력을 뽐낸 KIA 타선을 상대로 KBO리그 데뷔전을 가졌다. 양창섭은 신인답지 않게 최고구속 146km의 직구와 슬라이더, 커브, 포크 등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하며 두려움 없이 맞섰다. 4회 이후부터는 손에 악력이 떨어지며 볼이 점점 높게 형성됐으나 침착하게 맞춰 잡는 피칭을 이어나갔다. 6이닝 동안 90개의 볼만 던지며 시범경기 때 지적 받은 투구 수가 지나치게 많아지는 문제점도(7이닝 131개) 완벽히 보완한 모습이었다.

역투하는 삼성 양창섭 28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 경기. 1회말 삼성 선발투수 양창섭이 역투하고 있다.

▲ 역투하는 삼성 양창섭 28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 경기. 1회말 삼성 선발투수 양창섭이 역투하고 있다. ⓒ 연합뉴스


위기관리 능력도 뛰어났다. 3회와 6회 각각 1사 1,2루, 2사 1,3루의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노련하게 후속타자들을 범타 처리하며 위기를 벗어났다. 양창섭은 6이닝 4피안타 2사사구 2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를 챙기며 KBO 리그 역대 6번째 데뷔 선발승을 기록했다. 또 양창섭은 28일 기준, 18세 6개월 6일로 LG트윈스의 임지섭(18세 6개월 24일)이 가지고 있던 최연소 기록마저 갱신했다. 선발진이 불안한 삼성으로서는 앞으로 양창섭의 활약에 기대가 모아진다.

패배했지만 투수전의 또 다른 주인공인 이민우는 병역의무와 수술 등으로 2015년 입단했지만 2017년 데뷔한 2년차 투수다. 이민우는 임기영의 부상 공백을 틈타 박경수, 문경찬 등과의 선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며 이 날 선발투수로 출전했다. 이민우는 1회와 2회, 구자욱과 강한울에게 연달아 적시타로 내주며 실점했지만 개의치 않고 최고구속 145km의 직구와 날카로운 슬라이더로 3회와 4회, 5회를 연달아 무실점으로 막는 씩씩한 투구를 선보였다.

이민우는 6회초 1사후, 강민호에게 솔로홈런을 얻어맞으며 추가실점을 한 이후 7회 선두타자 김헌곤을 안타로 출루시킨 뒤 강판되며 오늘 경기를 마무리 했다. 뒤를 이은 불펜투수 유승철이 승계주자를 불러들여 이민우의 자책점은 총 4점으로 늘어났다. 이민우는 6이닝동안 8피안타(1피홈런) 1볼넷 4탈삼진 4실점으로 패전의 멍에를 졌지만 선발 투수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며 임기영의 부상 공백을 메울 대안으로 떠올랐다.

역투하는 이민우 28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 경기. 1회초 KIA 선발투수 이민우가 역투하고 있다.

▲ 역투하는 이민우 28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 경기. 1회초 KIA 선발투수 이민우가 역투하고 있다. ⓒ 연합뉴스


승패를 떠나 양 팀 감독들의 고민거리를 덜어준 두 젊은 선수들의 활약이 이번 시즌 내내 이어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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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창섭 이민우 KBO 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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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전문기자를 꿈꾸는 학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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