팻딘이 현재의 피칭을 꾸준히 이어갈 수 있다면 KIA 타이거즈의 1,2,3선발은 그야말로 막강해진다.

팻딘이 현재의 피칭을 꾸준히 이어갈 수 있다면 KIA 타이거즈의 1,2,3선발은 그야말로 막강해진다. ⓒ KIA 타이거즈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왼손 선발투수 팻 딘(29)이 올 시즌 스타트를 기분 좋게 끊어냈다. 27일 광주 챔피언스 필드에서 있었던 '2018 신한은행 MY CAR KBO 리그' 정규시즌 삼성전에 첫 등판해 6 1/3이닝을 3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승리투수가 됐다. KIA 역시 팻딘의 호투를 앞세워 17-0의 대승을 거두며 2연승에 성공했다.

팻딘이 선발투수로 제 몫을 하는 가운데 KIA의 화력은 상하위 타순 구분 없이 무섭게 터졌다. 안치홍(2홈런, 5타점)을 필두로 로저 버나디나(3안타, 2타점, 1도루, 4득점), 최형우(2안타, 3타점), 김주찬(2안타, 3타점), 김민식이 연달아 홈런을 쏘아 올리며 무려 6개의 홈런이 터졌다.

지난 두 경기 동안 뜨거웠던 나지완은 타점은 기록하지 못했으나 우중간 2루타로 안타행진을 이어나갔으며 무엇보다 3개의 사사구를 만들어내며 출루율 머신다운 모습을 이어갔다. 초반 공을 오래보는 플레이를 통해 뒷타자에게 찬스를 연결해주는 타선의 징검다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는 평가다.

삼성의 새 외국인 우완 투수 리살베르토 보니야(28)는 국내리그 첫 등판에서 3 1/3이닝, 7피안타(3피홈런) 4볼넷 5탈삼진 9실점으로 KIA 강타선을 이겨내지 못했다. 최고 시속 150km의 강속구와 다양한 변화구를 앞세워 공격적으로 스타트를 끊으며 초반에는 좋은 모습을 보였으나 한 타순이 돌고난 후 분석을 당한 듯 와르르 무너지고 말았다.

노련함 아쉬웠던 보니야, 더욱 성숙해진 팻딘

보니야는 바깥쪽으로 휘어져 떨어지는 체인지업과 몸 쪽을 과감하게 찌르는 패스트볼의 조합이 상당히 좋았다. 거기에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서 커브도 섞어 던졌다. 직구와 떨어지는 변화구 조합에 신경쓰다보면 높은 쪽 공으로 허를 찔렀다. 3번 타자 김주찬이 첫 타석에서 그렇게 당했다.

빠른 공을 가진 투수가 자신감 있게 높낮이를 활용하는지라 처음 상대하는 KIA 타자들 입장에서는 상당히 까다로웠다. 구종과 코스 활용이 다양하다는 부분도 쉽게 공략법을 잡기 어려운 대목이었다. 로저 버나디나, 김주찬, 최형우 등 강타자들을 연속으로 삼진 처리한 모습이 이를 입증한다. 안치홍이 노려친 공도 외야 뜬공에 그쳤을 정도로 볼 자체에 힘도 있었다.

문제는 구위도 좋고 구종 역시 다양하지만 제구력이 썩 좋은 편이 아니었다. 이를 알아챈 나지완, 이범호는 공격적으로 방망이를 휘둘렀다. 끌려 다니기보다는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나는 공은 참아내는 방법을 택했고 하나둘 볼넷으로 걸어 나갔다.

다음 타자 김민식 역시 헛스윙 삼진을 당했으나 풀 카운트까지 가며 보니야의 투구수를 소진시켰다. 쉽게 안타를 쳐내기 힘들다면 볼 갯수를 늘어나게 하는 방법도 긴 의미에서의 공략책이 될 수 있다.

영리한 버니디나는 두번째 타석에서 보니야의 허점을 제대로 공략했다. 나쁜 공은 골라내며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잡아놓고 정면 승부를 걸어오는 보니야의 밋밋한 변화구를 통타해 솔로 홈런을 터트렸다. 하지만 보니야는 다음 타자 김주찬을 삼진으로 잡아내며 시범경기부터 보여온 멘탈은 상당히 단단하다는 평가를 그대로 이어나갔다.

하지만 제구가 정교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공격적 승부 패턴은 시간이 지날수록 KIA 타자들에게 읽히기 시작했다. 3회 버나디나에 이어 4회 최형우가 챔피언스필드 중앙 담장을 훌쩍 넘기는 홈런을 터트렸다. 이어서 나지완이 볼넷을 골라냈고 안치홍의 투런포가 나왔다. 한 타순이 돌자 높은 코스로 들어오는 공을 KIA 타자들이 놓치지 않았다.

결국 이명기의 우중간을 가르는 2타점 2루타를 시작으로 버다디나, 김주찬의 적시타가 연속으로 터지자 점수차는 8-0으로 훌쩍 벌어지고 말았다. 버나디나는 홈런, 안타에 이어 도루까지 성공시키며 전천후로 보니야를 맹폭했다. KIA 타자들은 4회에 선발 전원 출루를 기록했고 보니야는 더 이상 버티지 못했다.

안정된 피칭 보여준 팻딘,

반면 이전까지 삼성전 2승 무패를 기록했던 팻딘은 시종일관 매우 안정적인 피칭을 선보이며 KIA 마운드를 든든하게 지켜줬다. KIA 수비진을 믿고 몸 쪽 승부를 과감하게 들어가며 맞춰 잡는 피칭 위주로 쉽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우타자에게는 몸쪽, 좌타자에게는 바깥쪽 승부를 즐겨 가져가는 코스 구석구석을 찌르는 송곳 피칭이 빛났다.

패스트볼 이후 비슷한 코스에 슬라이더를 던지는 피칭은 삼성 타자들 입장에서 대처하기가 무척 어려웠다.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잡아놓고 궤적이 큰 변화구로 방망이를 끌어냈다. 떨어지는 볼은 땅볼이 됐고 살짝 높은 볼은 뜬공 범타가 되기 일쑤였다. 패스트볼 구속이 140km대 중후반을 꾸준히 나왔던지라 힘으로 삼성 타자들을 상대하는 승부가 가능했다.

3회 배영섭에게 2루타를 맞았지만 흔들리지 않고 다음 타자 김상수를 몸쪽 공으로 삼진을 잡아내는 등 자신감 있는 피칭이 인상적이었다. 팻딘이 공격적으로 스트라이크존을 노린다는 것을 잘 아는 삼성 타자들 역시 방망이를 빨리 낼 수 밖에 없었고 이는 투구수를 절약하는 시너지 효과도 더불어 일으켰다. 7회 다린 러프에게 볼넷을 내준게 처음 볼넷이자 풀카운트 승부였을 정도로 볼카운트 싸움과 경기 운영이 좋았다.

지난 시즌 팻딘은 잠깐 부진에 빠지기도 했지만 후반기부터는 안정된 피칭으로 일관하며 한국시리즈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 헥터 노에시, 양현종에 이어 막강 원투쓰리펀치를 이루고 있는 팻딘이 현재의 경기력을 꾸준히 이어간다면 디펜딩 챔피언 KIA의 2연패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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