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포스터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포스터 ⓒ (주)에이원엔터테인먼트


지난 2월 28일 개봉한 일본 영화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 개봉 6일 만에 16만 관객을 동원하면서 '다양성 영화' 부문에서 조용히 입소문을 타고 있다. 이 영화는 일본 유명 추리 소설가 히가시고 게이고의 동명의 원작 소설을 기반으로 했다. 2012년 출간된 원작 소설은 전 세계 900만 부가 판매됐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국내에서도 한 대형서점 기준으로 최근 10년 간 국내 발매된 소설 중 판매 1위를 기록했다. 그 영향으로 영화도 관객들이 꾸준히 찾고 있는 모양새다.

영화에서는 소설의 에피소드 5개를 3개로 줄였다. 방대한 내용을 영화로 옮기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일부 팬들은 영화와 소설을 비교하며 만족 혹은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2012년. 3인조 도둑 아츠야(야마다 료스케), 쇼타(무라카미 니지로), 고헤이(칸이치로)는 도망치던 중 나미야 잡화점에 숨는다. 더 이상 영업하지 않는 낡은 잡화점. 갑자기 셔터의 작은 구멍으로 편지 한 통이 떨어진다. 지금으로부터 32년 전 날짜에 '생선가게 뮤지션'의 이름으로 온 편지다. 이들은 나미야 잡화점 주인인 나미야 유지(니시다 토시유키)가 사람들의 고민이 담긴 편지를 받고 답장을 해줬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3인조 도둑이 '생선가게 뮤지션'에게 답장을 하면서 이야기가 펼쳐진다.

실타래처럼 엮인 '인연'을 말하는 영화

 영화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영화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의 한 장면. ⓒ (주)에이원엔터테인먼트


영화의 백미는 계속되는 시간의 교차다. 현재 사람들이 과거의 편지에 답장을 해주면서 과거와 현재가 반복되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편지로 시간을 뛰어넘어 대화하는 이 판타지는 오히려 시간의 간극을 줄인다. 32년을 거슬러 올라온 답장이지만 바로 옆에서 공감하고 위로해주는 것 같아 따뜻하다. 조언 덕분에 편지를 보낸 이들은 희망과 용기를 얻고 한 발짝 전진한다. 답장을 주고 받는 이 과정에서 점차 드러나는 인물들 간의 연결고리를 발견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상대방을 향한 배려도 담겨 있다. 나미야는 세상을 떠나기 전, 그 동안 자신이 썼던 답장이 상대방의 인생에 해가 되지 않았을까 걱정한다. 그만큼 그의 답장에는 어떠한 우월 의식도 담겨 있지 않다. 답장 한 장을 쓰더라도 조심스럽게 접근한 것이다. 물론 영화에서 답장을 받은 이들은 대부분은 해피엔딩을 맞이한다.

그러나 이 작품이 상대방의 고민을 듣고 해결해주는 데 머물렀다면 한계점을 지녔을 것이다. 작품의 핵심은 실타래처럼 엮인 인연의 이어짐을 말하는 데 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너의 이름은>(2016)에서도 무스비(인연)라는 단어가 등장해 시간과 사람의 이어짐을 전한 바 있다.

즉, 사람은 어떠한 인연의 끈으로 이어져 있고 그곳이 지금 우리가 사는 곳이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도 사람 간의 연결을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타인을 향한 나의 긍정적인 행동이 상대방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고 '인과응보'로 자기 자신에게도 돌아온다는 것을 전한다. 그러다보면 나에게도 기적이 찾아온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진수 시민기자의 브런치에도 실릴 예정입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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