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슬지 않은 이동국의 기량

이동국은 K리그의 진정한 레전드다. 그의 나이는 축구 선수로서는 불혹의 나이인 40(만 39세)세이지만 그의 앞날을 누구도 예측할 수는 없다. 그 만큼 이동국은 K리그 무대에서 축구 선수로서 가지고 있는 자신의 모든 역량을 쏟아내며 자신에게는 더 높은 동기부여 추구와 소속 팀인 전북 현대에게는 더 값진 존재 가치의 필요성을 일깨워 주고 있다. 이에 이동국은 K리그 그 어느 선수도 감히 범접할 수 없는 빛나는 역사를 써가고 있다.

이동국이 서 있는 자리에 '골'이 있다. 이를 이동국은 울산 현대를 안방으로 불러들여 가진, '2018 KEB하나은행 2K리그1(클래식)' 공식 개막전에서 여실히 증명해 보였다. 경기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팽팽한 접전이 펼쳐지던 후반 17분 이동국은 코너킥 상황에서 바운드 된 볼을 왼발 발리 슈팅으로 연결 울산 골망을 흔들며 개막 축포라는 기쁨도 함께 맛봤다. 정확한 위치 선정과 타이밍으로 얻은 선취골로 그야말로 이동국이 아니면 만들어 낼 수 없는 환상적인 골이었다. 이동국의 이 같은 득점 능력은 K리그1 12개팀 중 최고의 공격 라인업을 구성하고 있는 전북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굳이 더 이상 이동국의 선수 과정을 논하지 않아도 이동국이라는 이름 석자 자체만으로도 모든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다. 그만 큼 이동국의 발자취는 축구 선수로서 찬사를 받기에 충분하다. 단 현 시점에서 이동국에 닥친 서글픈 현실은 나이에 의한 체력적인 면으로 인한 '리저브'라는 꼬리표가 붙는다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이동국은 아직도 녹슬지 않은 득점 감각을 뽐내며 주전보다 더 주전다운 알토란 같은 경기력으로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 이동국의 애칭은 '라이언 킹'이다. '라이언 킹'은 애니메이션 만화 영화 제목으로, 세상 모르고 행복하게 지내던 어린 사자가 현명하고 존경 받는 숫사자로 자라나는 스토리다. 실로 이동국의 선수 생활에 딱 어울리는 애칭이 아닐 수 없다.

이동국의 기록 행진은 곧 K리그 역사

이제 이동국은 존경 받는 숫사자를 뛰어넘어 영원히 추앙받는 K리그 숫사자가 되기위한 제2의 축구인생 길을 가고 있다. 그 변곡점은 바로 2018 K리그다. 그 첫 출발점에 서서 이동국은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개막 축포와 함께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넓은 시야로 절묘한 어시스트까지 선보여 그 가능성에 대한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꿔 놓았다. 울산전을 통하여 기록한 통산 203호 골, 이동국이 1998년 약관 19세의 나이로 프로(포항 스틸러스) 무대에 뛰어든 뒤 20년 만에 일군 대기록이다. 특히 2001년 분데스리가 SV 베르더 브레멘(독일) 6개월 임대와 2007년 프리미어리그 미들즈브러(잉글랜드) 1년 6개월 등, 해외 진출에 따른 K리그 공백기에도 통산 203골을 기록했다는 사실은 이동국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기록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이동국은 지난 시즌까지 K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9년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세웠다. 이동국이 이런 기록을 세울 수 있었던 데에는 그의 타고난 축구에 대한 소질과 재질 그리고 노력 및 철저한 자기관리가 뒷받침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동국은 페널티에어리어 내에서 스스로 만들어서 해결할 수 있는 득점 능력을 갖추고 있는 몇 안되는 현역 선수 중 한명이다. 이 같은 득점 능력은 신체의 유연성과 드리블 능력은 물론 볼 트랩핑과 스토핑을 위한 뛰어난 감각과 침착함, 넓은 시야, 상황 판단력, 과감성, 공간 활용 능력 등을 갖추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이동국은 바로 이 모든 조건을 완벽히 갖춘 선수로 최근에는 위치선정과 공간 활용 능력까지 갖춰 헤딩골까지 터뜨리는 능력을 과시하고 있다.

"마흔 살이 되니 축구가 더 느는 것 같다."

3월 1일 개막을 앞두고 지난 27일 2018 K리그 미디어데이에서 이동국이 한 말이다. 이 자리에서 이동국은 2018 K리그1에서의 "올해도 10골 이상 넣는 것과 31경기 이상 출장하는 게 목표"라고 끝없는 자신의 도전 목표를 말하기도 했다. 이동국은 이 목표인 31경기를 출장하면 K리그 사상 네 번째(김병지 706 경기, 최은성 532경기, 김기동 501 경기)인 동시에 필드 플레이어로 서는 두 번째인 500경기 출장 기록을 세우게 된다.

이동국의 도전은 '현재진행형'

'산전수전(山戰水戰)' 다 겪으면서 축구 인생을 이어오고 있는 이동국에게 이제 욕심은 사치일는지 모른다. 이를 모를 리 없는 이동국이기에 그라운드에 서면 조연이면서도 주연보다 더욱 주연다운 농익은 경기력을 보여주며 빛나고 있다.

이동국은 자신이 왜 아직까지 축구화를 벗지 않고 있는가에 대한 이유를 신기록 행진으로 써가고 있다. 통산 203호 골은 물론 지난 시즌 마지막 4경기 연속골 포함 리그 5경기 연속골, 여기에 챔피언스리그 포함 3경기 연속골 그야말로 기록 제조기다. 이동국의 도전은 현재 진행형이다. 울산전에서 도움까지 챙겨 72도움을 기록하고 있는 이동국은 앞으로 8도움을 추가하면 사상 첫 '80골-80도움' 클럽도 가입하면서 그야말로 K리그 전설로 우뚝 설 수 있다.

이동국에게 지금 축구란 어떤 의미일까? 경쟁력을 초월한 데서 오는 즐기는 축구 즉, 놀이로서의 느낌이 묻어난다. 이런 이동국의 모습은 한편으로 마음을 비웠기 때문에 나올 수 있다. 진정 이동국은 그라운드에 서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아는 선수다. 그래서 앞으로의 기대감은 더욱 크다. 9개월의 대장정에 들어간 '2018 KEB하나은행 K리그1 개막식 경기에 주인공은 누가 뭐라 해도, 1골 1도움과 함께 개막 첫 축포라는 명예까지 쏘아 올리며 소속팀 전북에 트레블을 향한 순항의 승리를 안긴 이동국이었다. 1인 4역을 도맡았던 이동국, 따라서 이동국은 축구 선수로서 불혹이 아닌 청춘이며 아직 살아있는 전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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