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K리그 홍보대사 BJ 감스트

2018 K리그 홍보대사 BJ 감스트 ⓒ K리그 공식 홈페이지


지난 2년간 K리그의 홍보대사로 활동했던 가수 박재정은 큰 호평을 받았다. 여러 경기장에 방문하여 경기를 관람하면서 홍보대사로서의 역할을 수행했고, 받은 AD카드가 아깝지 않게 콘텐츠를 생산했다. 또한 포털사이트를 통해 '박재정의 축구여행'이라는 칼럼을 작성하며 대중과 소통했다. 당시 그는 칼럼을 통해 K리그의 인프라를 높이고, 대중에게 더 다가갈 수 있는 방법들을 제시했다. 단순히 '홍보대사'로서 할 수 있는 말이 아닌, '축구팬'으로서 진정성이 담긴 칼럼이었다. 어떻게 보면 박재정은 '홍보대사'를 수행하며 대중과 리그를 연결하는 오작교 역할을 해냈던 것이다.

한편 26일, 한국 축구 연맹은 2018년의 K리그 홍보대사로 BJ '감스트'가 위촉되었음을 알렸다. 연맹은 국내 최고의 축구 콘텐츠 크리에이터인 그에 대해 기대감을 밝혔다. 그들은 감스트가 AD카드와 함께 전국 곳곳을 돌아다니며 '홍보대사'의 역할을 수행하길 바라고 있다. 이어 감스트는 27일 미디어데이에 앞선 위촉식에서 정식으로 역할을 부여받는다고 전했다.

하지만 축구팬들 사이에서 문제가 된 것은 '진정성'이다. 감스트는 최근까지 K리그에 대해 아쉬운 발언들을 일삼은 크리에이터다. 또한 평소 선수들과 리그에 대해 가벼운 언행으로 논란이 되곤 했다. 이를 시청자들과 웃으며 가벼운 장난처럼 넘겼지만 누군가에게는 '불편'한 발언일 수도 있었다. 과연 '홍보대사' 감스트에게서는 진정성을 찾아볼 수 있을까.

보여준 바가 없었던 러블리즈, 반면 다양한 콘텐츠 생산 가능한 감스트

지난해 또 다른 K리그 홍보대사는 러블리즈였다. 아이돌 그룹인 러블리즈는 바쁜 스케줄 속에서도 홍보대사 역할 위촉을 수락했다. 그러나 그 이후가 문제였다. 러블리즈는 단 한 차례도 경기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심지어는 베트남에서 열린 올스타전이나, 각종 미디어 행사에도 찾아볼 수 없었다. 소속사 측에서는 '바쁜 스케줄 때문'이라고 말했지만 결국 원초적인 원인은 '애정'에 있었다. 애초에 러블리즈는 축구와 연결 고리가 없던 아이돌 그룹이다. 이들은 리그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부족했고, 결국 또 한 번의 홍보대사 역할이 어떤 득실도 없이 희생됐다.

물론 감스트는 홍보대사로서 다양한 콘텐츠 생산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평소 크리에이터로서 콘텐츠 연구를 이어왔던 만큼, 어떤 영상이 대중에게 K리그를 전달해줄지 기대감을 갖게 만든다. 그러나 '축구와 K리그'라는 주제에 대한 질적 콘텐츠가 생산될지는 의문이다. 그가 보여준 평소의 모습은 K리그에 대한 무관심이거나 혹은 비난이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일각에서는 홍보대사라는 역할이 '개인의 콘텐츠를 위해 희생'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한다. 이는 그동안의 감스트가 쌓아온 무관심의 결과다.

올 한 해는 감스트가 국내 축구 팬들에게 좋은 인식을 심어줄 찬스다. 한편으로는 그동안의 인식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다. 이미 이웃나라인 J리그에는 좋은 선례들이 있다. 일본의 탤런트인 사토 미키는 3년 연속으로 J리그 홍보대사를 맡았다. 대체적인 홍보대사들은 1년간의 활동을 끝으로 역할을 내려놓지만, J리그는 사토 미키를 오랫동안 잡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미키는 J리그를 향한 사랑을 바탕으로 꾸준히 경기장을 찾았다.

그는 3년간 1, 2부 리그 클럽의 모든 경기장을 찾았고, 3부 리그 경기도 보러 다니며 J리그 붐에 힘을 더 했다. 리그 홍보는 물론, 박재정과 마찬가지로 칼럼 작성까지 병행했다. 전체적인 리그의 마케팅은 물론 본인도 이름을 알리며 서로 윈-윈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리그에 대한 애정이다. 미키가 축구를 사랑하지 않았다면 불가능했던 일들이었다.

감스트는 이제 '진정성'을 증명해야 한다. 단순히 경기장을 찾는 일시적인 마케팅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만약 남들과 같은 칼럼, 수필 작성이 어렵다면 개인의 적성을 살리는 것이 좋다. 평소 콘텐츠의 주 기반이었던 영상 제작을 이용하면 팬들이 더 쉽게 다가올 것이다.

게다가 단순한 영상 콘텐츠는 진부하다. 직접 찾은 경기장에서만 볼 수 있었던 K리그만의 감동을 담은 영상은 오래 여운을 준다. AD카드를 통해 본인이 이용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대중에게 보여주고, 대중과 소통할 수 있다면 최고의 홍보대사로 기억되지 않을까.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K리그와 자주 접해야 한다.

결국 의구심을 만들어낸 것은 본인이고, 홍보대사로서의 자격은 본인이 점차 증명해나가야 한다. 홍보대사 위촉을 결정했다면 그에 걸맞은 행보를 보일 필요가 있다. 그동안 수많은 K리그 선수들과 방송을 하고, 축구 스타들과 만남을 가지면서 느낀 것이 있을 것이다. 감스트는 그런 경험들을 바탕으로 축구팬들과 차별되면서도 축구팬들을 대변할 수 있는 콘텐츠 제작이 필요하다. 그의 열정이 그동안의 무관심으로 만든 흔적을 지워낼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결국 올해 리그 마케팅의 일부는 그에게 달렸다. 연맹이 그를 선택한 만큼, 양 측이 상부상조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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