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알가르베컵 소집 명단에 포함된 정설빈(좌), 심서연

2018 알가르베컵 소집 명단에 포함된 정설빈(좌), 심서연 ⓒ 대한축구협회(KFA)


소속팀서 후보로 밀린 정설빈, 2년 반 만에 대표팀 승선한 심서연

대한민국 여자축구대표팀이 참가하는 2018 알가르베컵 소집 명단이 발표됐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여자대표팀은 그간 키프로스컵에 참가해왔지만 올해 아시안게임과 여자 아시안컵 등 중요한 대회들이 줄줄이 이어지는 만큼 더 강한 상대를 경험하기 위해 알가르베컵으로 눈을 돌렸다. 1994년부터 개최된 알가르베컵은 FIFA 여자 월드컵과 올림픽 여자축구 다음으로 규모가 큰 국제 여자축구대회다.

E-1 챔피언십에는 소집되지 않았던 지소연과 전가을을 비롯해 고베 아이낙으로 이적한 이민아, 최근 떠오르는 신성 한채린 등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유난히 눈에 띄는 두 이름이 있다. 바로 지난 시즌 소속팀에서 주전 경쟁에 어려움을 겪었던 정설빈과 소속팀 이천대교의 해체로 라이벌 팀으로 이적한 심서연이다.

연령별 대표팀 때부터 꾸준히 태극마크를 달았던 정설빈은 2014 인천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축구팬들에게 이름을 크게 알렸다. 당시 대표팀 주전 스트라이커였던 박은선이 낙마하자, 윤덕여 감독이 '박은선을 대체할 선수'로 콕 찍어 선발했다. 정설빈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조별리그와 3·4위전까지 6경기 6골로 맹활약했다. 남자 선수 못지않은 묵직한 무회전 킥까지 선보이며 차세대 스트라이커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최근 2년은 순탄치 않았다. 소속팀 동료 비야의 기량이 만개하며 주전 경쟁에서 밀린 탓에 벤치에 앉는 일이 많아졌다. 2016년 13경기 1골, 2017년 10경기 3골에 그쳤다. 대표팀에는 꾸준히 뽑혔지만 만족스러운 결과는 내지 못했다. 정설빈의 마지막 A매치 득점은 2016년 11월 14일 대만과의 동아시안컵 2차 예선이다.

 소속팀 인천현대제철의 스페인 전지훈련에 참가한 정설빈(윗줄 맨 왼쪽)

소속팀 인천현대제철의 스페인 전지훈련에 참가한 정설빈(윗줄 맨 왼쪽) ⓒ 인천현대제철 페이스북


유영아가 빠진 이번 알가르베컵에서 정설빈은 이금민(경주한수원), 손화연(창녕WFC)과 함께 최전방 자리를 두고 경쟁한다. 가장 경험이 풍부한 정설빈에게 우선적으로 기회가 갈 가능성이 높다. 소속팀에서의 흐름도 좋다. 정설빈은 인천현대제철의 스페인 전지훈련 기간에 치른 아틀레티고 마드리드, 카탈루냐 U-18과의 경기에서 모두 주장 완장을 차고 선발로 나설 정도로 중용받고 있다.

심서연의 국가대표 시계는 무려 2년 반 동안 멈춰 있었다. 2015년 8월 1일, 중국과의 동아시안컵에서 주장 완장을 차고 선발 출장했지만 후반 8분 십자인대 부상을 당하며 일찌감치 귀국해야 했다. 대회 첫 경기였기에 아쉬움이 더욱 컸다. 그리고 그 이후로 대표팀에 뽑히지 못했다.

무릎 부상은 시간이 흐른 뒤에도 잊을 만하면 찾아와 그녀를 괴롭혔다. 심서연은 이후 잔부상에 시달리며 2016, 2017년을 합쳐 28경기 출장에 그쳤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소속팀 이천대교는 2017시즌이 끝난 뒤 해체됐다.

 이천대교 시절 심서연(가운데)

이천대교 시절 심서연(가운데) ⓒ 대한축구협회(KFA)


축구 인생에 찾아온 두 번째 위기에서, 그녀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바로 인천현대제철로의 이적이었다. WK리그의 시작부터 이천대교와 줄곧 챔피언 자리를 두고 대립했던 라이벌 팀이라는 점과, 김혜리, 임선주, 김도연 등 쟁쟁한 국가대표 동료들이 포지션 경쟁자라는 점 등 여러모로 부담스러운 결정이었다. 심서연 본인도 이적 발표 후 인터뷰에서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밝힐 정도였다.

이제 새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심서연에게는 이번 알가르베컵이 특히 중요하다. 2018년의 첫 공식경기인 만큼 일 년 농사를 좌우할 중대한 첫 단추가 될 전망이다. 인천현대제철의 심서연, 그리고 대표팀에 돌아온 심서연은 다시금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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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축구 국가대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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