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로축구 아스널FC는 '세계적인' 팀이다.

근 5년간 11개의 우승컵을 들어 올린 FC바르셀로나(스페인)처럼 '세계적인 실력'을 갖추고 있지 못하지만, 선수들의 구성만 놓고 보면 단연 '세계적'이라고 할 수 있다.

아스널은 지난 4일(한국시각) 열린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세계적인 팀'의 위용을 과시했는데, 골키퍼 페트르 체흐(체코)를 비롯한 11명의 선발 라인업을 다국적 멤버로 '꽉' 채운 것이다.

스페인 수비수 나초 몬레알과 헥터 베예린, 독일의 시코드란 무스타피와 프랑스의 로랑 코시엘니가 '거너스의 포백라인'을 구축했다. 또한 나이지리아의 알렉스 이워비와 아론 램지(웨일스), 그라니트 샤카(스위스), 메수트 외질(독일)이 다국적 군단의 중원 '이곳저곳'을 채웠다.

'닮은꼴' 미키타리안-오바메양 내세워 비상할까

 '아스널의 새 희망' 미키타리안(왼쪽)과 오바메양의 모습

'아스널의 새 희망' 미키타리안(왼쪽)과 오바메양의 모습 ⓒ 아스널 구단 공식 홈페이지


아스널은 10여 년 전부터 다국적 군단으로 유명했는데, 그 당시 거너스는 선수들의 다양한 국적만큼이나 뛰어난 실력을 갖췄었다.

거너스의 '킹' 티에리 앙리(프랑스)를 비롯해 데니스 베르캄프(네덜란드), 로베르 피레(프랑스), 호세 레예스(스페인), 질베르투 실바(브라질), 콜로 투레(코트디부아르), 옌스 레흐만(독일)까지. 아르센 벵거 감독은 다국적 선수들을 중심으로 자신의 스쿼드를 완성했고, 일명 '예술 축구'로 2000년대 초반 잉글랜드 무대를 호령했다.

20년이 넘는 시간동안 다국적 군단을 이끌어 오고 있는 벵거 감독은 최근 부진한 성적으로 골머리를 앓았는데, 그런 그가 '비장의 카드'를 꺼내 들었다. 바로 아르메니아 출신의 헨리크 미키타리안(29)과 가봉 출신의 피에르 오바메양(28)이다.

2017~2018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나란히 아스널 유니폼을 입은 미키타리안과 오바메양은 닮은 점이 많다.

우선 그들은 '축구변방에서 프리미어리거 된' 케이스다. 미키타리안의 국적은 아르메니아로, FIFA 랭킹 90위 약체. 오바메양은 FIFA 랭킹 93위 가봉 국가대표팀의 일원이다.

축구변방을 대표하는 스타로 아스널에 입성한 두 남자는 이미 같은 팀에서 뛴 기억도 갖고 있는데, 그들은 2013년부터 3년간 독일 분데스리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축구선수 출신 아버지를 둔 두 선수는 4일 에버튼과의 리그 경기에서 아스널의 일원으로 첫 경기를 치렀는데, '오랜 인연'답게 중원과 전방에서 나란히 좋은 호흡을 선보이며 팬들의 기대치에 부응했다.

이날 미키타리안은 '동유럽의 호날두'라는 별칭답게 공격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안정적인 볼 키핑 능력을 바탕으로 위협적인 침투와 패스로 상대 수비진들을 끊임없이 괴롭히며 '도움 해트트릭'을 작성한 것이다. 그간 아스널에서 외로이 '북 치고 장구 쳤던' 외질로서는 미키타리안의 활약 덕에 중원에서 한결 편하게 플레이를 펼칠 수 있었다.

'프리미어리그(EPL) 신입생' 오바메양도 뛰어나긴 마찬가지였다.

'투박한' 독일 리그에서 '스피디'한 잉글랜드로 넘어온 터라 리그 적응이 쉽지 않을 법도 했다. 하지만 도르트문트 시절 98골(144경기)의 놀라운 득점력을 뽐낸 그는 이미 EPL 적응을 끝냈다는 듯, 데뷔전에서 데뷔골을 터트리며 아스널 팬들의 박수갈채를 이끌어냈다.

큰 키(187cm)에 뛰어난 결정력 그리고 폭발적인 스피드까지 갖춘 오바메양의 모습은 오랜 시간 '앙리의 후예'를 기다렸던 아스널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리그 6위' 아스널은 그간 자존심에 적지 않은 생채기를 입었다. 리그 1위 맨체스터 시티와의 승점차는 24점으로 크게 벌어져 우승은 물 건너갔고, '빅4 마지노선' 첼시와도 승점차가 5점차인 만큼 꾸준히 분발해야 한다.

그야말로 갈 길이 먼 아스널이다. 하지만 단단한 내공을 갖춘 미키타리안과 오바메양이 있기에 다국적 군단의 발걸음은 한결 가벼워진 듯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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