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하위에 머무른 OK저축은행. 돌파구조차 보이지 않는다.

최하위에 머무른 OK저축은행. 돌파구조차 보이지 않는다. ⓒ 한국배구연맹(KOVO)


프로 스포츠에서 팬들을 경기장으로 모을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이지만, 성적보다 좋은 무기는 없다. 종목과 팀을 막론하고 응원하는 팀이 잘하면 현장에 가서 직접 경기를 보고 싶은 것은 당연한 이야기이다. 결국 구단에서 적극적인 팬서비스를 제공하더라도 성적이 어느 정도 받쳐주지 않으면 큰 효과를 발휘하기 어렵다는 말이다.

현재 V리그 남자부 OK저축은행이 그런 상황에 놓여있다. OK저축은행은 7개 팀 가운데 최하위로 봄배구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 팀 사정은 지난 시즌과 크게 달라진 게 없고, 홀로 순위 경쟁에서 멀어졌다. 지난 시즌(7승 29패, 7위, 승점 20점)에 이어 두 시즌 연속으로 가장 낮은 위치에 머무르고 있다.

'상승세' 대한항공 만나서 셧아웃 패배, 홈 연패 계속 이어졌다

OK저축은행은 1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도드람 V리그' 남자부 5라운드 대한항공전에서 세트스코어 0-3(16-25, 24-26, 23-25)으로 패배했다. 한국전력과의 홈 개막전 승리 이후 홈 경기 승리가 없는 OK저축은행의 홈 연패는 계속 이어졌다.

9점 차로 허무하게 무너진 1세트와 달리 2세트에는 끈질기게 대한항공을 압박했다. 조재성의 강한 서브가 상대의 리시브 라인을 흔들면서 듀스 접전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24-24에서 진상헌의 속공 득점과 정지석의 서브 에이스가 터지면서 2세트도 대한항공이 가져갔다.

3세트도 아쉬웠다. 12-16에서 연속 득점으로 동점에 만들며 분위기를 바꿔보려고 했지만 역전을 만드는 데에는 실패했다. 3세트 후반까지 알 수 없었던 승부는 진상헌의 득점으로 25-23으로 마무리됐다. 앞선 삼성화재전, 현대캐피탈전을 세트스코어 3-0으로 승리했던 대한항공의 상승세는 이 날도 꺾이지 않았다.

시즌 16승째를 챙긴 대한항공은 가스파리니(22득점), 정지석(13득점) 등의 활약으로 후반기 돌입 이후 3연승을 질주, 승점 3점을 획득했다. 4위 한국전력(승점 37점)을 7점 차로 따돌렸고, 2위 삼성화재(승점 49점)를 승점 5점 차로 추격하면서 2위 탈환 가능성도 서서히 보이고 있다.

반면 12월 26일 KB손해보험전 이후 승리가 없는 OK저축은행(승점 19점)은 8연패 수렁에 빠졌다. 올시즌 두 번째 8연패이다. 조재성(14득점)과 송명근(12득점), 김요한(9득점)의 분전은 큰 힘이 되지 못했고 경기장을 찾은 홈 팬들의 발걸음은 이날도 무거울 수밖에 없었다.

홈 경기 14연패, 반성이 필요하다

 트레이드로 김요한을 영입하며 새로운 시즌을 맞이했지만, 큰 효과는 없었다.

트레이드로 김요한을 영입하며 새로운 시즌을 맞이했지만, 큰 효과는 없었다. ⓒ 한국배구연맹(KOVO)


OK저축은행은 올 시즌 전체 1순위로 외국인 선수 브람을 영입했다. 트라이아웃에서 가장 큰 관심을 모았던 선수 중 한 명이었다. 시몬이 떠난 이후 외국인 선수의 활약이 미미했던 OK저축은행으로선 브람의 활약에 큰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결정력 부재와 팀 분위기 쇄신 등을 이유로 시즌 도중에 교체됐다. 이때가 지난해 12월 1일, 시즌 개막 이후 12경기(4승 8패, 승점 12점)를 치른 시점으로 김세진 감독은 빠른 결단을 내렸다.

팀의 바람과는 달리 대체 외국인 선수로 영입된 마르코 페레이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경기당 평균 10.3득점으로 경기당 평균 20득점을 넘게 기록한 파다르(우리카드)나 가스파리니(대한항공), 타이스(삼성화재) 등 타 팀 외국인 선수들과 비교했을 때 실망스러운 기록이다. 그나마 송명근이 고군분투했지만 이것만으로는 팀의 반등을 이끌 수 없었다.

올 시즌 27경기에서 5승, 홈 15경기에서 거둔 승수는 1승뿐이었다. 최근 라이트 조재성이 팀의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것 이외에는 시즌초와 같은 상황이다. 단순히 특정 선수를 탓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전반적으로 잔실수가 많고, 승리할 수 있는 경기를 집중력 부재로 놓친 적도 적지 않다.

OK저축은행은 6위 우리카드와 승점 16점 차이로 최하위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낮다. 팬들도 이를 잘 알고 있지만, 여전히 적잖은 팬들이 안산 상록수체육관을 방문해 응원의 목소리를 보내고 있다. 그저 선수들이 부상 없이 마지막 경기까지 최선을 다하기를 바랄 뿐이다.

이제 남은 경기는 9경기로 그 중 홈 경기는 3경기이다. 상대는 우리카드, 삼성화재, 현대캐피탈이다. 우리카드는 올스타 휴식기 이후 흐름이 좋고 나머지 두 팀은 선두 경쟁을 벌어고 있어 홈 경기 연패 탈출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순위를 떠나서 홈 15경기에서 1승에 그치고 있는 점에 대해선 '프로' 구단으로서 반성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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