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의 활약을 소개하는 호주오픈 공식 소셜미디어 갈무리.

정현의 활약을 소개하는 호주오픈 공식 소셜미디어 갈무리. ⓒ 호주오픈


한국 테니스 사상 최초로 메이저대회 준결승에 오른 정현이 아쉽게 기권을 선언했으나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활약에 극찬이 쏟아지고 있다.

정현은 26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2018 호주오픈 남자 단식 준결승에서 '테니스 황제'로 불리는 세계 최강자 로저 페더러와 생애 첫 맞대결을 펼쳤으나 2세트 도중 발바닥 물집 부상으로 기권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최대 이변을 일으킨 정현은 다음 주 남자프로테니스(ATP)가 새롭게 발표할 세계랭킹에서 1472포인트로 29위에 오를 예정이다. 이는 이형택(은퇴)이 2007년 8월 기록한 36위를 넘어 한국 선수로는 가장 높은 세계랭킹이다.

정현 "페더러와 경기해서 영광... 목표 이뤘다"

호주오픈 공식 홈페이지는 "정현이 매우 특별한 대회를 치른 것을 축하한다"라며 "정현은 놀라운 활약을 보여줬고, 많은 팬들을 얻었으며 내년 대회에서 그의 활약이 기대된다"라고 격려했다.

또한 "정현이 실망스럽게 대회를 끝냈지만, 한 번도 세계 10위권 선수를 이겨보지 못했던 그가 이번 대회에서 4위 알렉산더 즈베레프와 전 1위 노박 조코비치를 이겼다"라며 "정현은 아직 10위권 선수가 아니지만, 실력은 맞다"라고 치켜세웠다.

정현은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준결승에서 기권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지만 올바른 결정을 했다고 본다"라며 "부상을 참아내며 좋지 않은 경기를 보여주는 것도 팬들에게 좋은 모습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경기 전 오른쪽 발바닥에 생긴 물집이 심해져 진통제를 맞고 경기에 나섰으나 생살이 나올 정도여서 치료할 수도 없었다"라며 "더 이상 걷지 못할 정도로 너무 아팠다"라고 부상으로 인한 고통을 설명했다.

또한 "이번 대회에서 즈베레프, 조코비치, 페더러와 대결한 것은 정말 좋은 경험이었고 앞으로 더 잘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라며 "특히 메이저대회 준결승에서 페더러와 함께 경기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라고 소감을 나타냈다.

그는 "한국 테니스 역사상 최고 랭킹을 달성했고, 메이저대회 최고 성적을 거두며 벌써 두 가지 목표를 이뤘다"라며 "다음 목표는 부상 없이 시즌을 마치는 것이며 다른 대회에서도 최선을 다하고 경기를 즐기고 싶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페더러 "일부러 서브 앤 발리 자제했다"... 정현 부상까지 배려

 정현이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린 발바닥 물집 부상 사진 갈무리.

정현이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린 발바닥 물집 부상 사진 갈무리. ⓒ 인스타그램


'테니스 황제' 페더러도 기자회견에서 "정현이 어떻게 조코비치 같은 선수를 꺾었는지 알게 됐다"라며 "발에 많은 통증을 느꼈을 텐데 내색하지 않았으며, 강한 정신력을 가지고 있다"라고 칭찬했다.

페더러는 "정현을 상대로 짧은 슬라이스와 서브 앤 발리 등을 다양하게 구사했는데 경기를 하다보니 그의 몸 상태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나서 서브 앤드 발리를 많이 구사하지 않았다"라며 상대의 부상을 배려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어 "정현은 이미 훌륭하지만, 사람들은 그가 얼마나 더 발전할지 기대하고 있다"라며 "정현은 확실히 세계 10위권에 들 것이고, 더 높이 올라갈 수도 있지만 지금 그에게 너무 많은 압박을 주고 싶지 않다"라고 격려했다.

그러면서 "정현은 목표를 달성할 것이며, 사람들은 앞으로 그를 더 자주 보게 될 것"이라며 "나는 정현이 대단한 선수(great player)가 될 것으로 믿는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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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 로저 페더러 호주오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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