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부산 kt 소닉붐은 역대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시즌이 절반 이상 지났지만 단 5승에 그치며 승률 1할대 초반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이미 6강 플레이오프가 좌절된 kt지만 위안거리는 있다. 올 시즌 드래프트에서 나란히 1, 2순위로 지명한 루키 허훈(95년생, 가드)과 양홍석(97년생, 포워드)의 활약이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 꼽히던 허훈이 최근 발목 부상을 당하며 이탈하긴 했지만 이들은 프로 무대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며 kt 구단과 팬들에게 위안이 되고 있다.

프로농구 부산 kt, 신인 양홍석, 허훈 활약에 위안

올 시즌 프로농구 신인왕은 부산 kt에서 나올 확률이 높다. 한편 부산을 연고지로 하는 야구팀 롯데 자이언츠 역시 부산 kt가 불러 일으킨 신인 돌풍을 이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

사실 롯데는 신인 돌풍과는 거리가 있는 팀이다. 프로 원년 이후 신인왕을 배출한 경우는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1992년 시즌이 유일하다. 92년 슈퍼루키라 불리며 팀을 정상에 올려놓은 염종석 이후로 롯데의 신인왕 계보는 끊어졌다.

그런 탓인지 롯데 신인들 중 당당하게 "신인왕을 노리겠다"고 선언하는 선수들을 보기 어렵다. 워낙 오랜 기간 신인왕을 배출하지 못했기에 신인왕 도전을 언급하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인왕 수상을 장담할 순 없어도 당장 올 시즌 데뷔가 기대되는 신인들은 있다. 2017, 2018년 롯데 1차 지명의 주인공인 투수 윤성빈과 내야수 한동희가 그 주인공이다.

 2018시즌 롯데 전지훈련 참가자 명단

2018시즌 롯데 전지훈련 참가자 명단 ⓒ 롯데 자이언츠


롯데는 지난 29일, 대만 가오슝으로 떠나는 1차 스프링 캠프 명단을 발표했다. 부상에서 복귀한지 얼마 되지 않아 조심스럽게 몸을 만들어야 하는 조정훈을 제외하면 지난 시즌 1군에서 활약했던 선수 대부분이 이름을 올렸다. 다만 눈에 띄는 새 이름들도 있다.

2017년 1차 지명을 받은 윤성빈은 데뷔 2년만에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윤성빈은 고교 2학년 때부터 청소년 대표에 발탁되며 일찌감치 롯데가 찜한 초고교급 유망주였다.

부산발 신인 돌풍 이어갈 롯데 1차지명 듀오

 2017·2018년 나란히 롯데의 1차지명을 받은 윤성빈(좌)과 한동희(우)

2017·2018년 나란히 롯데의 1차지명을 받은 윤성빈(좌)과 한동희(우) ⓒ 롯데 자이언츠


하지만 고교 시절 무리하게 투구폼을 바꾼 탓일까? 프로에 입단한 윤성빈은 어깨 통증 때문에 2군 무대에서조차 실전에 얼굴을 드러내지 못했다. 하지만 롯데는 멀리 보는 것을 택했다. 윤성빈은 1999년생으로 또래보다 1년 빠르게 학교를 입학했다. 그만큼 길게 보고 1년을 통째로 어깨 재활에 매진하게 했다. 그리고 이 선택은 바로 결실을 맺었다.

몸 상태가 호전된 윤성빈에게 더 이상의 어깨 통증은 없다. 지난해 실시된 마무리 캠프에서 조원우 감독을 비롯 코칭스태프에게 눈도장을 찍은 윤성빈은 선발 후보로 낙점을 받았다. 물론 윤성빈에게 바로 1군 마운드 기회가 주어질지는 미지수다. 레일리와 듀브론트의 외국인 듀오와 박세웅, 김원중, 송승준으로 이어지는 국내 선발진으로 탄탄한 5선발을 완성한 롯데다. 하지만 지레 실망할 필요도 없다. 시즌 전 5선발 구상이 그대로 지켜지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이다. 지난 해 11승을 거두며 선발진에 복귀한 송승준 역시 시즌 출발은 불펜에서 였다.

롯데 선발진에 변수가 생길 경우 이를 대체할 1순위 투수가 바로 윤성빈이다. 스프링캠프에서부터 가능성을 보인다면 1군에서 활약할 기회를 부여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2018년 1차지명 주인공인 내야수 한동희는 롯데 스프링 캠프 명단에 유일하게 이름을 올린 순수 신인이다. 수년 전부터 롯데는 신인 선수들을 바로 1군 무대에 올리기 보다는 2군에서 충분한 경험을 쌓게 한 후 1군 무대에 등장시키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그런 탓인지 롯데 전지훈련 명단에서 신인 선수를 찾아보긴 힘들었다. 이름을 올리는 신인 선수들은 대부분 상대적으로 나이가 많은 대졸신인이었다. 경남고를 졸업하고 바로 입단한 한동희가 바로 스프링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을 통해 그에 대한 기대가 높음을 알 수 있다. 경남고와 청소년 대표의 중심타자로 활약한 한동희는 즉시 전력감으로 평가 받는 유망주다.

고교 타자임에도 변화구 대처 능력이 상당하고 3루수치고는 큰 덩치에도 불구하고 유연한 수비를 보였다. 향후 거포 3루수로 성장이 기대되는 한동희는 고교 대선배인 이대호의 신인 시절을 연상시킨다.

마침 팀 사정도 한동희의 활약이 절실하다. 지난 해 메이저리그로 떠났던 황재균이 kt로 이적하면서 롯데의 핫 코너는 무주공산이다. 지난 시즌엔 황진수, 김동한, 신본기 등이 돌아가며 핫 코너를 메웠지만 아쉬움이 컸다. 공격 수비 모두 10개구단 중 하위권이었다. 그렇기에 신인 3루수 한동희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롯데의 '마지막' 신인왕, 1992년 염종석

롯데의 '마지막' 신인왕, 1992년 염종석 ⓒ 롯데 자이언츠


롯데는 우승 만큼이나 신인왕 배출에 목말라 있는 팀이다. 공교롭게 롯데는 마지막 우승을 차지했던 연도와 마지막 신인왕을 배출한 연도가 동일하다. 염종석 이후 끊어진 롯데의 신인왕 계보는 올해도 역시 후계자를 기다리고 있다.

2018시즌 1군 데뷔가 예상되는 윤성빈과 한동희 듀오가 롯데의 두 가지 갈등을 해결할 수 있을까? 올 시즌 롯데가 부산발 루키 돌풍을 이어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관련 기사][풀카운트] '3년차' 맞는 조원우 롯데호, 관리야구로 승부?

[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덧붙이는 글 (글: 이정민 / 김정학 기자) 본 기사는 스포츠전문지[케이비리포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프로야구 KBO 윤성빈 한동희 롯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대중문화/스포츠 컨텐츠 공작소 www.kbreport.com (케이비리포트)입니다. 필진 및 웹툰작가 지원하기[kbr@kbreport.com]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