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신임 영진위원장으로 선임된 오석근 감독

5일 신임 영진위원장으로 선임된 오석근 감독 ⓒ AFCNet


신임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에 오석근 감독이 선임됐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도종환, 아래 문체부)는 5일 보도자료를 통해 1월 8일(월)자로 영화진흥정책을 집행할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으로 오석근 영화감독을 임명한다고 밝혔다. 신임 위원장의 임기는 3년(2018년 1월 8일~2021년 1월 7일)이다.

영진위원장은 지난 연말까지 선정을 마무리하기 위해 속도를 냈으나, 검증 시간이 촉박해 해를 넘기게 됐다. 문체부 관계자는 "검증에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최대한 빨리 결정할 것"이라고 했는데, 임원추천위원회에서 추천한지 한 달 만에 검증이 완료된 것은 그만큼 검증과정이 무난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오석근 감독은 영진위원장 공모가 시작되기 전부터 유력한 주자로 알려져 왔다. 부산영상위원장을 역임한 오 감독은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 지지 활동을 펼쳤고, 지난 10월 문 대통령이 부산영화제를 방문했을 때는 영화과 학생들과의 간담회 때 사회를 맡기도 했다. 부산영화제 사태 과정에서 정치적 탄압으로 재판을 받은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 곁을 지켰을 만큼 정치적 압박에 저항하는 모습을 보였다. 

오 감독의 선임은 영진위의 부산 이전 후 첫 부산 출신 영화인이 위원장에 올랐다는 의미도 갖는다. 오 감독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절친한 친구였던 고 김지석 전 부집행위원장과 함께 부산영화의 적통으로 불리며 부산영화인을 대표하는 인물이었다. 지난 김지석 프로그래머 장례식 때도 추도사를 통해 친구를 잃은 비통한 심정을 밝히기도 했다.

문체부는 "부산국제영화제 사무국장, 부산영상위원회 운영위원장 등을 지내면서 다양한 영화현장 경험과 이해를 쌓았고, 이를 바탕으로 영화진흥위원회의 조직 혁신 및 영화계 신뢰 회복과 더불어 영화산업 공정환경 조성, 독립·예술영화 생태계 활성화 등 영화산업의 발전과 영상문화 진흥의 토대를 마련할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신임 위원장 임명은 공개모집과 영화계 대표 인사들로 구성된 임원추천위원회의 심사 및 추천 절차를 거친 후보자 중에 산적한 영화계 현안을 합리적으로 해결해 나가고, 영화계와의 소통과 화합을 잘 이끌어낼 수 있는 경험과 역량을 갖춘 인사를 선임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강조했다.

위원장 권한 분산, 9인 위원회 책임성 강화

 부산영상위원장을 맡고 있을 당시의 오석근 신임 영진위원장

부산영상위원장을 맡고 있을 당시의 오석근 신임 영진위원장 ⓒ 부산영상위원회


오석근 위원장은 임명 발표 직후 <오마이스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영화인들과 힘을 합쳐 한국영화가 발전하는 데 작은 힘이나마 최선을 다해 거들도록 하겠다"고 임명 소감을 밝혔다. 또 "영진위원장을 호선제로 뽑자는 의견이 많은데, 9인 위원 중 호선제로 뽑힌 위원장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9인 위원회를 활성화 해 영화계의 현안을 풀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과도하게 집중된 영진위원장의 권한을 분산해 영진위원들의 책임성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오석근 위원장은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해 "영진위가 영화계의 신뢰를 회복하는 게 우선순위"라고 강조하고 "영화계의 사업을 영진위가 밀어주고 실무적인 일을 대신해주는 자세로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한 "영진위원장으로서 한국영화가 아시아로 영역을 확장하도록 애쓰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오 위원장은 "부산영상위원회 운영위원장을 역임하면서 아시아 국가들의 영화진흥기관 대표자들을 만나면 한국이 아시아 국가들의 영화 교육과 활동에 중심적인 역할을 해주기 원하는 요구를 받았다"며 "한국영화가 2억 명 관객의 한계에 도달한 만큼 시장을 아시아로 넓히고 공동제작 등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오 위원장은 이를 위해 아시아영화진흥기구 설립을 구상하고 있다. 부산영상위원회 운영위원장으로 아시아영상위원회네트워크(AFCNet) 의장을 맡아 아시아권 나라들과 깊은 교류를 경험을 바탕으로 영화시장을 글로벌화 시키겠다는 생각이다.

오 위원장은 국내 영화계의 주요 현안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는데, 긴급한 현안 중 하나로 부상한 한국영화아카데미 이전에 대해 "기숙사가 확보되지 않아 3월 이전이 난항이 예상되는 만큼 부산시 등과 협의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오 위원장은 한국영화아카데미 4기 출신이다.

또한 영진위 운영에 대해서도 "영진위 직원들이 뛰어난 분들이 많다"며 "그분들의 역량을 잘 발휘할 수 있고 한국영화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조직에 문제가 있거나 결격사유가 있는 분들에 대해서는 규정에 따라 처리하겠다"며 지난 정권에서 블랙리스트 등과 영화계 탄압에 문제가 있던 인물들에 대해 단호한 조처를 예고했다.

"지난 정권에서 편파적으로 시행된 각종 지원 정책도 정상화할 것"

 오석근 신임 영진위원장

오석근 신임 영진위원장 ⓒ 문화체육관광부


오 위원장은 또한 "지난 정권에서 기형적이고 편파적으로 시행된 각종 지원 정책과 지원사업을 전면 재검토해 정상화하겠다"면서 "독립영화 등을 비롯한 특정 영화 지원 배제 수단으로 악용된 지원 사업 등을 원상복구 하겠다"고 말했다.

오 위원장은 친구였던 김지석 부집행위원장을 회상하며 "영화동지 김지석의 죽음이 이토록 클 줄 몰랐다. 하늘에 있는 친구가 자랑스럽게 떳떳하게 밀고 가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부산국제영화제가 거듭나는 데도 힘을 보태겠다"고 덧붙였다.

문체부 관계자는 "신임 영진위원장 임명으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 이후 실추된 영화진흥위원회의 위상과 역할을 재정립하고, 다양한 영화정책 현안 해결에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신임 영진위원장 임명으로 지난해 6월 19일 전임 위원장 사퇴 이후 8명의 영화진흥위원회 위원 임명을 거쳐 9인 위원회 구성이 마무리되면서 영진위 정상화도 완료됐다.

영진위원장 오석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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