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에도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이제 '니느님'은 정식으로 kt맨이 됐다.

kt 위즈 구단은 5일 보도 자료를 통해 외국인 투수 한 자리에 더스틴 니퍼트를 영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 4일 총액 100만 달러 계약에 합의한 후 메디컬 테스트를 거쳤던 니퍼트는 몸에 특별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으면서 kt와 정식으로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로 한국 생활 8년째를 맞는 니퍼트는 한화 이글스에서 뛰었던 제이 데이비스를 뛰어넘는 KBO리그 역대 최장수 외국인 선수가 됐다.

흔히 새 외국인 선수와 계약하면 적응 여부가 가장 큰 화두로 떠오른다. 하지만 적어도 니퍼트에게 그런 걱정은 필요 없다. 니퍼트는 지난 7년 동안 KBO리그에서 활약하며 통산 94승 43패 1홀드 평균자책점 3.48을 기록했던, 어지간한 국내 투수들보다 KBO리그를 잘 알고 있는 외국인 투수이기 때문이다. 과연 니퍼트는 kt구단과 팬들의 바람대로 수원의 에이스로 우뚝 설 수 있을까.

 '장수 용병' 더스틴 니퍼트(37)가 메디컬테스트를 통과해 5일 kt wiz와 최종 계약했다. 니퍼트는 "내 가치를 인정하고 KBO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계속할 기회를 준 구단에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진은 KT 유니폼을 입은 더스틴 니퍼트와 임종택 kt wiz 단장.

'장수 용병' 더스틴 니퍼트(37)가 메디컬테스트를 통과해 5일 kt wiz와 최종 계약했다. 니퍼트는 "내 가치를 인정하고 KBO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계속할 기회를 준 구단에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진은 KT 유니폼을 입은 더스틴 니퍼트와 임종택 kt wiz 단장. ⓒ 연합뉴스


연평균 13.4승 따낸 검증된 투수, 탈잠실-후반기 부진은 불안요소

사실 KBO리그에서는 좋은 활약을 펼치고도 구단과 계약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본의 아니게 한국을 떠나는 외국인 선수들이 종종 있었다. 2015년부터 1군에 참가한 막내구단 kt에서는 이 부분을 고려해 소위 '재활용 외국인 선수'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하지만 팀이 3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기에 kt의 외국인 투수 전략은 마냥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하기 힘들다.

2015년에 활약했던 크리스 옥스프링은 12승 10패 4.48이라는 준수한 성적을 올리며 그 해 kt의 실질적인 에이스로 활약했다. 하지만 당시 옥스프링의 나이는 이미 불혹에 접어들고 있었고 kt는 고민 끝에 옥스프링과의 재계약을 포기했다. 2016 시즌 중반에 영입한 라이언 피어밴드는 2017년 평균자책점 1위(3.04)에 오르며 정상급 외국인 투수로 도약했고 내년에도 kt의 좌완 에이스로 활약할 예정이다.

반면에 2015년 옥스프링과 함께 활약했던 저스틴 저마노는 15경기에서 3승6패1홀드4.93에 그치며 삼성 라이온즈 시절에 보여줬던 위력을 재현하지 못했다. 2014년 SK와이번스 소속으로 9승 1패 3.11이라는 뛰어난 성적을 기록했던 트래비스 밴와트 역시 2016년 kt 유니폼을 입고 6승 13패 5.95로 부진하며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kt 구단 역사상 5번째 재활용 외국인 선수 니퍼트의 활약이 더욱 궁금해지는 이유다.

니퍼트는 두산에서 활약했던 7년 동안 연평균 13.4승과 159이닝을 책임졌던 검증된 외국인 투수다. 실제로 부상으로 고전했던 2015년을 제외하면 니퍼트가 책임진 평균 이닝은 170.8이닝까지 늘어난다. 니퍼트는 만 36세 시즌이었던 2017년에도 179.2이닝을 소화하며 체력저하를 거의 보여주지 않았다. kt의 김진욱 감독이 두산을 이끌었던 2012~13년에도 니퍼트는 두산의 에이스였다.

그렇다고 올 시즌 니퍼트의 활약을 마냥 낙관할 수는 없다. 니퍼트는 작년 시즌 홈에서 2.61의 좋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데 비해 원정에서는 평균자책점이 6.36까지 치솟았다. 드넓은 잠실구장 효과를 누린 대표적인 투수였다는 뜻이다. 9승(3.41)을 따냈던 전반기에 비해 후반기 성적(5승 4.99)이 현저하게 떨어진 것도 만 37세 시즌을 맞는 니퍼트의 불안요소다.

kt는 이번 겨울 FA시장에서 대형 3루수 황재균을 영입했고 단 83경기만 소화하면서도 3할타율과 18홈런을 기록했던 멜 로하스 주니어가 시즌 출발부터 함께한다. 여전히 토종 선발진이 불안한 kt에서 김진욱 감독은 니퍼트와 피어밴드로 이어지는 외국인 원투펀치에게 최소 25승, 최대 30승 정도를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잠실의 니느님에서 수원의 에이스로 거듭나야 할 니퍼트의 어깨가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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