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이범호

ⓒ KIA 타이거즈


KIA 타이거즈 이범호에게 2017년은 잊을 수 없는 시즌이다. 정규 시즌에서 타율 0.272 25홈런 89타점 OPS(출루율 + 장타율) 0.870으로 소속 팀의 정규 시즌 우승에 기여했다. 커리어하이 성적을 낸 16시즌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해결사로서 능력이 여전하다는 걸 증명한 시즌이었다.

무엇보다 이범호는 2000년 프로 데뷔 후 18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를 거머쥐는 감격을 누렸다. 한국시리즈 5차전, 1-0으로 앞선 3회초 2사 만루에서 이범호는 두산 베어스 니퍼트를 상대로 좌월 만루 홈런을 터뜨렸다.

3승 1패로 앞서던 KIA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짓는 축포와 같았다. 정규 시즌에서 통산 16개의 만루 홈런을 쏘아 올려 KBO리그 기록을 보유한 이범호는 한국시리즈에도 결정적인 만루 홈런을 날렸다.

KIA의 정규 시즌 우승이 확정되기까지 이범호는 우여곡절도 많았다. 바로 3루수 수비 때문이다. 올 시즌 이범호는 3루수로서 867.2이닝을 소화하며 13개의 실책으로 리그 최다 실책 공동 3위와 더불어 안치홍과 함께 팀 내 최다 실책 공동 1위의 불명예를 기록했다.

안치홍은 1082.1이닝을 소화하며 13개의 실책을 저질렀지만 이범호는 200이닝 이상 적은 이닝을 소화하면서도 똑같이 13개의 실책을 저질렀다는 점은 우려스러운 부분이었다. 수비율 역시 안치홍은 0.980이지만 이범호는 0.948에 불과했다. '핫코너'라는 별칭답게 3루는 우타자가 잡아당긴 강력한 타구가 자주 엄습한다. 만 36세 이범호는 과거에 비해 수비 범위가 좁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때로는 정면 타구도 처리하지 못하고 빠뜨리는 경우도 있었다. KIA가 두산과 정규 시즌 1위를 놓고 다투던 시즌 후반, 이범호의 치명적 실책 때문에 패한 경기도 있었다.

 KIA 이범호 최근 6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KIA 이범호 최근 6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30대 후반을 맞은 내야수가 신체능력이 감소해 타구 처리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베테랑 내야수들이 포지션을 전환하거나 지명타자로 출전하는 경우가 잦은 이유다. 최근 LG에서 방출된 정성훈도 2013 시즌을 끝으로 3루수 수비를 접고 이듬해 1루수로 전환한 바 있다.

문제는 KIA에서 핫코너를 책임질 다른 선수가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서동욱과 김주형은 각각 약점이 뚜렷하고 백업 내야수 고장혁은 경찰청 입대가 확정되었다. 고졸 3년차를 맞이한 최원준 역시 수비 경험이 부족하다.

이범호가 핫코너를 떠날 경우 교통정리도 복잡해진다. 1루수로는 올해 FA 자격을 취득한 김주찬이 있고 지명타자로는 나지완이 버티고 있다. 아무래도 이범호가 3루수를 맡는 편이 팀 사정상 가장 바람직하다.

이범호의 핫코너 수비는 한국시리즈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시리즈 시작 전 많은 팬들이 이범호의 수비에 우려를 표했지만 이범호는 무실책으로 한국시리즈를 돌파했다. 정규 시즌 종료 후 3주간의 휴식을 통해 체력을 비축한 것이 수비 집중력 향상으로 직결되었다고 볼 수 있다.

내년 정규 시즌에도 다른 선수와 핫코너를 나눠 맡으며 체력을 비축하면 이범호의 수비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이범호가 지킬 2018 시즌 KIA의 핫코너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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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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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용선 /감수: 김정학 기자) 본 기사는 스포츠전문지[케이비리포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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