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신고 시절 최이경 유신고 시절 팀의 에이스로서 활약한 최이경.

▲ 유신고 시절 최이경 유신고 시절 팀의 에이스로서 활약한 최이경. ⓒ 베이스볼힐링인터뷰


지난 10월 21일 충북 청주에서 열린 '제98회 전국체육대회 야구일반부' 경기에서 동국대학교의 선발투수 최이경을 보았다. 대학야구계의 신흥강호 홍익대학교를 맞이해 꽤 순조로운 피칭을 선보인 바 있다.

최이경은 정교한 제구력을 바탕으로 타선이 강한 홍익대를 상대로 5이닝 동안 80개의 투구수, 5피안타 3삼진 3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었다. 최이경의 좋은 피칭과 타선응집력 덕분에 동국대학교는 홍익대학교와의 경기를 13대3 콜드게임으로 완파하며 전국체육대회 첫 승을 신고했다.

경기가 끝난 후 진행한 인터뷰에서 '올해 마지막 대회'인 만큼 꼭 우승하고 싶다고 밝힌 최이경. 하지만 다음 경기에서 최이경의 9이닝 완투에도 불구하고 팀은 한 점도 내지 못한 채 한 점차로 지고 말았다. 그렇게 동국대학교 야구부의 2017시즌은 가을 바람과 함께 끝이 났다.

야구부 학생들도 이제는 '공부하는 학생'이 되어 가을 바람이 물씬 풍기는 캠퍼스 라이프를 즐기고 있을 터. 특히, 불교대학답게 포근한 느낌과 주황색 단풍빛이 어울리는 동국대학교는 저절로 '힐링'이 될 법한 가을 청취이다. 시즌을 마치고 이제는 '평범한 대학생'이 되어 공부와 더불어 운동을 통한 몸관리도 꾸준히 하고 있는 동국대학교 좌완투수 최이경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동국대 투수 최이경과의 일문일답.

- 만나서 반갑다. 자기 소개를 부탁한다.
"안녕하십니까, 만나서 반갑습니다. 동국대학교 야구부에서 투수를 맡고 있는 최이경입니다."

- 평소 성격이랑 야구할 때의 성격이 다른 편인가?
"평소성격은 장난도 많이 치고 친구들이 장난을 잘 받아주는 편이어서 굉장히 시끄러운데, 이에 반해 야구할 때는 집중을 많이 하는 편이어서 진지할 때가 많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면 저도 어색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 취미활동은 있나?
"영화 관람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자주 보지는 않고, 평소에 운동을 쉴 때는 PC방이나 카페에 자주 가는 편입니다."

- 야구를 어떻게 해서 시작하게 되었는가?
"용인에 살아서 역북초등학교에 다니고 있었는데 우연치 않게 야구부가 창단이 되는 바람에 야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만약에 야구부가 창단되지 않았더라면 야구를 하고 있지 않았을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가끔 합니다.

유신고 시절 최이경 매 경기마다 최이경의 경기를 보기 위해 먼 길을 마다하지 않는 부모님에게 멋진 야구선수가 되고 싶다고 한다.

▲ 유신고 시절 최이경 매 경기마다 최이경의 경기를 보기 위해 먼 길을 마다하지 않는 부모님에게 멋진 야구선수가 되고 싶다고 한다. ⓒ 최이경


- 야구의 매력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시간제한이 없다는 것과 언제든지 역전이 가능한 스포츠이기 때문에 끝날 때까지 결과를 알 수 없는 것이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 올해 모든 리그가 끝났다. 최근 어떻게 지내고 있는가?
"이제 시즌이 다 끝나고 나서 학교에서 수업을 들으면서 공강시간에는 개인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수업과 운동을 반복하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 그렇다면 리그가 진행 중일 때의 스케줄이 어떻게 되나?
"리그가 진행 중일 때는 오전에 일산캠퍼스 운동장에 가서 오전과 오후로 훈련을 하고 다시 서울캠퍼스에 들어와서 밥을 먹고 야간에는 수업을 듣습니다."

- 자신만의 루틴이나 징크스를 가지고 있나?
"시합이 있는 날 아침에 면도를 꼭 하고 양말은 왼쪽부터 신고 시합 들어가기 직전에 앉았다 일어났다를 10번 하고 시합을 하는 것이 버릇이 돼버려서 계속 하고 있습니다. 안하면 뭔가 불안합니다.(웃음)"

- 등번호 47번의 의미가 있나?
"47번, 큰 의미는 없는데... 아버지께서 47번이 좋다고 하셔서 달게 되었는데 내년에도 같은 번호를 할지 고민중입니다."

- 자신이 어떤 선수라고 생각하나?
"작은 키에 비해서 나름 노력하고 열심히 하는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 팀에서 누구와 제일 친한가? 재미난 에피소드 없나?
"김재욱(51번·외야수)이라는 친구와 가장 친한데 재미난 에피소드는 넘치고 넘치지만 이야기하기 부끄러운 것들뿐이라서 얘기하기는 조금 힘들 것 같습니다.(웃음)"

- 투수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
"중학교 때 왼손잡이라서 투수를 시작했지만 야수로 시합을 더 많이 나가고 고등학교 와서 완전히 투수만 하게 되었습니다."

- 투수를 시작한 것에 대해 후회는 안 하나?
"투수를 시작하게 된 것에 후회는 하나도 없고 진짜 재밌게 야구를 할 수 있는 포지션이 투수인 것 같습니다. 만약 투수를 못하고 야수를 했으면 그게 더 많이 후회를 할 것 같습니다."

- 타자와의 승부 때 어떤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나.
"직구위주로 피칭을 많이 하는 편이고 나중에는 볼카운트가 유리하면 변화구도 던지고, 자신이 있으면 계속 직구를 던질 때가 많습니다. 그날 좋은 볼 위주로 많이 던지는 편입니다."

-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올해 대학교에서 영남대랑 경기(제98회 전국체전)할 때 처음으로 완투를 했는데, 팀이 1:0으로 지긴 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인 것 같습니다."

- 야구하길 잘했다, 보람있다라고 생각할 때 있나?
"아버지가 항상 야구장에 시합을 보러 오십니다. 시합에서 잘 던졌을 때 아버지께서 보고있으리라고 생각하면 그때가 가장 야구하길 잘했다라고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 반면에 힘들었던 적은?
"중학교와 고등학교 때 야구를 너무 못해서 야구를 그만두려고 한 적이 많았습니다. 하기 싫은 야구를 계속 했었을 때가 가장 힘들었습니다."

최이경은 유신고 시절 꽤 촉망받던 투수였다. 고등학교 2학년 시절인 2014년에는 투수로 22경기에 나서 7승 3패 방어율 3.03을 기록했다. 그해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우수투수상을 수상했다. 봉황대기 전적은 부산공고전에서 5이닝 무실점 승리투수, 장충고전 8이닝 4실점 승리투수, 충암고전 8이닝 무실점 승리투수, 북일고전 8⅔이닝 4실점(3자책점), 휘문고전 1이닝 3실점을 기록했다. 팀을 결승전까지 이끌었으나 휘문고에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3학년이었던 2015년에는 투수로 11경기에 나서 5승 1패 방어율 2.41을 기록했다. 그리고 그해에는 주말리그 경기권에서 우수투수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작은 체격과 수술 경력 때문에 프로 지명에는 구단의 부름을 받지 못한 채, 대학교 입학을 추진했다.

- 유신고 재학시절 1년 유급을 했다. 왜 유급이라는 선택을 하였는가?
"고등학교 1학년 입학하기 전에 토미존 수술을 하고 2학년 때 복귀를 해서 시합에 나가게 되었습니다. 그때 기량이 너무 부족해서 감독님과 상의를 하고 유급을 하게 되었습니다."

동국대 최이경 전국체전에서 역투를 하고 있는 동국대학교 최이경.

▲ 동국대 최이경 전국체전에서 역투를 하고 있는 동국대학교 최이경. ⓒ 김영서


- 동국대학교에는 어떻게 진학하게 되었나?
"프로지명을 못 받고 대학에 원서를 넣었는데, 고등학교 때 성적이 좋아서 그런지 동국대학교에 합격하게 되었습니다."

- 많은 대학교 중 동국대를 선택한 이유가 있다면?
"중학교 코치님, 고등학교 코치님, 야구 부장님께서 동국대학교 출신이셔서 동국대학교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이러한 주변 코치님들 덕분에 동국대학교를 선택하는데 많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 동국대학교는 어떤 팀인가 간단한 소개를 부탁한다.
"다른 팀에 비해서 선수들이 체격은 작지만 개개인의 기량이 좋고 조직력 또한 좋아서 항상 좋은 성적을 내는 팀입니다. 올해는 뭔가 잘 풀리지 않아서 좋은 성적이 나지는 않았지만 내년에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아침마다 운동을 하기 위해서 일산으로 이동하는 것이 아쉽습니다. 서울캠퍼스 안에 야구장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 존경하는 은사님 계신가?
"오대석 코치님께서 고등학교 때 너무 잘 챙겨주셨습니다. 둘이서 목욕탕도 가고 맛있는 것도 많이 사주시고 야구도 잘 가르쳐 주셔서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다른 코치님들도 좋은 분이 많으시지만 너무 많아서 다 이야기를 할 수가 없습니다."

- 야구에서 자신의 장점과 단점이 있다면?
"장점은 컨트롤과 특이한 투구폼인 것 같습니다. 타자들한테 물어보면 투구폼이 적응이 안돼서 치기 전에 타이밍을 잡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단점은 다른 투수들에 비해 공이 좀 느리고 변화구가 다양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최이경은 인터뷰 내내 구속을 늘리고 싶다는 얘기를 주로 했다. 아직 자신의 구속이 140km를 넘지 않는다고 하여 타자들에게 위압감을 줄 수 없다는 이유. 고등학교 시절부터 작은 체격이 아쉬워서 휘문고의 정동현(현 KIA 타이거즈) 같이 덩치가 큰 선수가 무척이나 부러웠다고 한다. 하지만 하지만, 체격이 작은 메이저리그의 레전드투수 톰 글래빈 또한 구속보다는 구석구석을 찌르는 코너제구력으로 타자들을 요리했다. 등번호 47번, 작은 체구, 비슷한 유니폼, 빠르지 않은 구속. 유사점이 많다.

- 대학교 시절내에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는가?
"첫 번째 목표는 야구하면서 아직 구속이 140km를 넘어본 적이 없는데, 넘는 것이 목표입니다. 두 번째 목표는 내년 첫 대회에서 우승하는 것입니다."

- 졸업한다면 가고 싶은 팀 프로팀이 있나?
"어떤 팀이든 다 가고 싶지만 굳이 있냐고 물어보시면 kt위즈에 가고 싶습니다. 가장 최근에 창단했다는 이유도 있고 (집에서 가까운) 수원에 있다는 점에서 kt에 가고 싶습니다."

동국대 최이경 경기가 끝난 후 항상 응원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는 아버지와 함께 사진촬영을 한 최이경.

▲ 동국대 최이경 경기가 끝난 후 항상 응원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는 아버지와 함께 사진촬영을 한 최이경. ⓒ 최이경


- 선배 중에 프로로 간 선수가 조언 같은 거 해주었나?
"대학교 선배들 중에서는 동현이형(최동현, 2017 두산 1차지명), 승민이형(이승민, 2018 두산 2차 6라운드)이 있는데 딱히 조언같은 것보다는 빨리 졸업해서 두산 베어스로 오라고 했습니다."

- 이 선수, 나의 라이벌이라고 생각하는 선수 있나?
"라이벌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고 웅정(장웅정-16번, 우투)이랑 같이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를 다녀서 정이 많이 갑니다. 라이벌이라고 생각은 안하고 졸업할 때 2학년들이 다같이 좋은 소식이 들리면 좋겠습니다."

- 자신의 롤모델이 누구인가?
"기아 타이거즈 양현종 선수인데, 그렇게 큰 이유는 없고 초등학교 때부터 너무 좋아했던 선수여서 아직까지도 많이 좋아합니다."

- 프로에 간다면 가장 상대해보고 싶은 선수는?
"고등학교 동기인 김태훈(kt 위즈, 외야수)이랑 상대하고 싶습니다.

- 처음에 어떤 공을 던질 것이고 이후에는 어떻게 상대할 것인가?
"바깥쪽 공만 던질 것입니다. 바깥쪽을 태훈이가 너무 못 칩니다. 이후의 상대방식은 딱히 생각은 안 해봤지만, 태훈이는 단순합니다.(웃음)"

- 야구인생 및 프로진출 후의 목표가 어떻게 되나?
"가장 큰 목표는 프로에 입단하는 것입니다. 아직 프로에 입단을 하지 못해서 그 후의 목표는 딱히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

- 자신은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은가?
"투수로서 키는 작지만 작은 만큼 더욱 열심히 하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 최이경 선수에게 야구란?
"저에게 야구는 '재밌는 운동'입니다. 야구할 때가 가장 재밌습니다. 뭔가 잘 안 풀리거나 답답할 때도 많지만 그러던 일이 잘 풀리고 잘되면 더더욱 재밌기 때문에, 그냥 재밌는 운동인 것 같습니다."

- 마지막으로 자신을 응원해주는 분들께 한마디 부탁한다.
"부모님께서 가장 응원을 많이 해주실 것 같은데 항상 경기할 때 멀리까지 보러 와주셔서 감사하고 더 열심히 하고 잘해서 꼭 보답해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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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프로야구, 아마야구 등을 작성합니다. 이 글은 블로그 'http://blog.naver.com/dudtj1787'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김영서 = dudtj1787@naver.com)
최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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