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태형 감독

두산 김태형 감독 ⓒ 두산 베어스


디펜딩 챔피언 두산 베어스가 3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에 실패했다.

30일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두산은 KIA 타이거즈에 7-6으로 석패했다. 7-0으로 뒤진 7회말 타자 일순하며 6득점하는 저력을 보였지만 9회말 1사 만루 역전 기회를 살리지 못하며 눈물을 흘렸다. 두산은 1차전 승리 뒤 4연패로 준우승에 머물렀다.

KIA가 통산 11번째 우승(전신 해태 포함)으로 '한국시리즈 불패 신화'를 이어간 성공 요인 중 핵심은 과감한 전력 보강이다.

지난 시즌 종료 후 KIA는 FA 최형우를 영입하며 사상 최초로 세 자릿수 억대인 4년 총액 100억 원을 과감히 투자했다. 고향 팀에 온 최형우는 시즌 중반까지 MVP급 활약을 펼치며 KIA 타선을 리그 최강으로 이끌었다.

KIA는 2016시즌 기량이 애매했던 외국인 선수 브렛필, 지크와 재계약하지 않고 버나디나와 팻딘을 새로 영입했다. 이들 둘은 정규 시즌은 물론 한국시리즈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통합 우승에 기여했다.

트레이드도 적극적이었다. 지난 4월 KIA는 SK와의 4:4 트레이드를 통해 이명기와 김민식을 영입했다. 이명기는 영입 당시의 기대치를 뛰어넘는 활약을 펼치며 주전 외야수로 자리잡았고 김민식은 KIA의 고질적 약점이던 안방마님 자리를 꿰찼다.

트레이드 마감 시한인 7월 말에는 최대 약점인 불펜 단속을 위해 넥센과의 2:2 트레이드를 통해 지난해 구원왕 김세현을 영입했다. 이들은 1위 KIA의 빈틈을 메우며 정규 시즌은 물론 한국시리즈까지 맹활약해 우승에 이바지했다.

반면 준우승에 그친 두산의 경우는 어땠을까?

한국시리즈 2연패를 달성한 두산의 17시즌 방향성은 '현상 유지'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지난해 압도적인 성적으로 통합 우승을 이룬 팀 구성에 굳이 손 댈 필요가 없다는 의지가 보였다.

일단 외부 FA 영입이 없었다. 2014시즌 종료 후 역대 FA 투수 최고액인 4년 총액 84억 원에 영입한 장원준이 한국시리즈 2연패에 기여했으나 그 이후 두산의 외부 FA 영입은 없었다.

 두산 보우덴

두산 보우덴 ⓒ 두산 베어스


외국인 선수도 지난해 3명을 유지했다. 하지만 어깨 통증으로 6월말까지 단 2경기에만 등판한 보우덴을 과감히 교체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보우덴은 복귀한 뒤에도 정규 시즌은 물론 포스트시즌까지 지난해의 위력을 되찾지 못했다.

트레이드에도 소극적이었다. 지난 4월 한화와의 1:1 트레이드를 통해 3번 포수 최재훈을 내주고 신성현을 영입했지만 팀 전력에는 보탬이 되지 못했다.

두산으로서도 억울함은 있다. 지난 3월 개막된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에 주축 선수들이 대거 선발되며 시즌 준비 루틴이 깨지는 바람에 정작 정규 시즌 이후 전반적으로 전력 기복이 심했다.

# 2017시즌 KBO리그 정규 시즌 팀 순위  (출처: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
 2017시즌 KBO리그 정규 시즌 팀 순위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2017시즌 KBO리그 정규 시즌 팀 순위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김강률, 함덕주, 최주환, 박세혁 등 내부 자원들의 기량 향상은 분명한 수확이다. 하지만 이들의 성장이 우승으로 직결되지는 못했다. 결과적으로 두산은 정규 시즌 2위,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그쳤다.

두산은 다가올 스토브리그에서 내부 FA 민병헌과 KBO리그 복귀가 유력한 김현수를 두고 확실한 교통정리를 해야 한다. 민병헌을 잔류시키고 김현수에게 다시 두산 유니폼을 입히는 것이 최선이다.

 KBO리그 복귀가 예상되는 김현수. 두산 시절 모습

KBO리그 복귀가 예상되는 김현수. 두산 시절 모습 ⓒ 두산 베어스


하지만 외야 유망주가 많은 팀 내 상황을 감안 대어급 FA인 둘 모두를 잡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여러 정황 상 야수가 주류인 외부 FA 영입에 나설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그렇다면 외국인 선수 구성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정규시즌의 아쉬움을 포스트시즌에서도 만회하지 못한 보우덴은 교체될 것으로 전망된다.

후반기 이후 극심한 기복을 보이며 노쇠화를 의심받는 에이스 니퍼트의 재계약 여부는 스토브리그에서 '뜨거운 감자'가 될 수 있다.

2017시즌 현상 유지를 택한 두산은 간절히 바라던 '왕조' 구축에 실패했다.  2018시즌 우승 재도전에 나서기 위해서는 FA 장원준 영입에 비견할 확실한 변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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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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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용선 /감수: 김정학 기자) 본 기사는 스포츠전문지[케이비리포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프로야구·MLB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그런데 다스는 누구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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