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NC와 두산의 플레이오프 2차전. 9회초 두산 마무리 투수 김강률이 역투하고 있다.

지난 18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NC와 두산의 플레이오프 2차전. 9회초 두산 마무리 투수 김강률이 역투하고 있다. ⓒ 연합뉴스


가을 야구가 '홈런 대결'로 뜨겁다.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가 1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맞붙은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자그마치 홈런 8방을 주고받으며 뜨거운 화력 대결을 펼쳤다.

두산 박건우가 1회말 선제 솔로 홈런을 때리자 NC도 2회초 지석훈의 솔로 홈런과 김성욱의 투런 홈런으로 역전했다. 두산이 3회말 외야 관중석 상단에 떨어지는 김재환의 초대형 3점 홈런으로 균형을 맞추자 NC는 5회초 나성범의 투런 홈런으로 다시 앞서 나갔다.

두산의 홈런포는 6회말 절정에 달했다. 최주환이 NC의 구원투수 맨쉽을 상대로 결정적인 만루홈런을 터뜨리더니 김재환이 또다시 3점 홈런을 터뜨리는 등 무려 8점을 올렸다. NC도 비록 패했지만 스크럭스가 7회초 솔로 홈런을 터뜨리며 저항했다. 양 팀은 나란히 4개씩 홈런을 터뜨렸지만, 홈런의 값어치에서 승부가 갈렸다.

포스트시즌에서 한 경기 홈런 8개가 나온 것은 프로야구 사상 처음이다. 종전 기록은 1999년 대구 시민구장과 2009년 인천 문학구장에서 나온 7개다. 전날 1차전에서도 두산 양의지가 솔로홈런, NC 스크럭스가 만루홈런을 터뜨린 양 팀은 2경기 동안 벌써 10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지난 18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7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NC와 두산의 2차전 경기. 6회말 무사 만루 때 두산 최주환이 만루홈런을 치고 있다.

지난 18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7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NC와 두산의 2차전 경기. 6회말 무사 만루 때 두산 최주환이 만루홈런을 치고 있다. ⓒ 연합뉴스


NC는 롯데 자이언츠와의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9-0 대승을 거두며 타선이 완전히 살아났고, 두산은 정규리그에서 170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SK 와이번스(234개)에 이어 팀 홈런 2위에 오를 만큼 장타력을 갖춘 팀이다.

더구나 잠실구장은 홈에서 외야 담장에 이르는 거리가 국내 구장 중에서 가장 멀다. 그만큼 홈런이 나오기 어려워 투수 친화적인 구장으로 불리지만 양 팀 타자들의 화력 앞에 그 명성이 무색해졌다. 잠실구장에서의 포스트시즌 최다 홈런은 1999년 한화와 두산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나온 6개였다.

타자들 화력 앞에 무너진 마운드

타자들의 활약이 돋보인 만큼 투수들은 괴롭다. 특히 양 팀 사령탑은 미리 구상해놓은 마운드 운용 계획이 모두 실패로 끝났다. 단기전에서 마땅한 대안도 없어 당장 큰 변화를 주기도 어렵다.

NC는 포스트시즌 통산 평균자책점 17.18로 부진했던 이재학을 2차전 선발로 내세우며 다시 기회를 줬으나 역시 기대에 보답하지 못했고, 불펜 승부수로 내세운 맨쉽마저 만루홈런을 맞고 무너지면서 큰 고민을 안겨줬다.

두산 역시 1승 1패를 기록했으나 1, 2차전 선발로 나선 니퍼트와 장원준의 부진이 아쉽다. 1차전에서 니퍼트가 6실점(5자책)으로 패전 투수가 됐고, 2차전에서 장원준도 홈런 3방을 맞고 6실점 했으나 타선의 도움으로 패전을 면했다.

두 투수 모두 야수진의 실책성 수비 탓에 위기를 맞은 것도 있지만, 아직 실전 감각을 되찾지 못했는지 정규리그보다 구위가 현저하게 떨어졌다. 승부의 분수령이 될 3차전 선발로 두산은 보우덴, NC는 해커를 내세울 예정이지만 조금이라도 흔들릴 경우 불펜을 조기 가동해야 한다.

3차전은 잠실구장보다 훨씬 좁은 마산구장에서 열린다. 과연 양 팀 타자들이 또다시 불을 뿜을지, 아니면 투수들이 구위를 되찾아 경기 흐름을 바꿔놓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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