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신인 세터' 김다인(포항여고·왼쪽))과 '한국도로공사 신인 세터' 이원정(선명여고)

'현대건설 신인 세터' 김다인(포항여고·왼쪽))과 '한국도로공사 신인 세터' 이원정(선명여고) ⓒ 박진철


지난 15일 도드람 2017~2018 V리그 KGC인삼공사와 현대건설전. 5세트 4-4 상황.

현대건설 주전 세터인 이다영이 수비를 한 후 골반쪽을 부여잡고 한참 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다이빙 디그를 하다 코트 바닥에 부딪히면서 충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큰 부상이 아니어서 경기를 계속 뛸 수 있었다. 그러나 부상이 심해 이다영이 빠질 수밖에 없었다면, 현대건설은 큰 낭패를 볼 뻔했다. 바꿔줄 세터가 아예 없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의 세터는 이다영과 올 시즌 신인인 김다인(172cm·포항여고) 2명뿐이다. 그러나 김다인은 현재 현대건설 팀에 없다. 전국체육대회 출전을 위해 모교인 포항여고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이다영이 뛸 수 없는 상황이 발생했다면, 현대건설은 공격수나 이날 경기에 리베로로 등록되지 않은 선수가 세터 역할을 해야 한다. 당일 리베로로 등록된 선수는 세터를 할 수도 없다. 살얼음판 승부에서 경기를 맥없이 내줄 수도 있었다.

현대건설, 18일 IBK전도 '이다영 혼자 세터'

현대건설은 18일 IBK기업은행전에도 이다영 혼자 세터를 책임져야 한다. 25일 흥국생명전부터 김다인이 합류할 수 있다. 김다인의 백업 세터로서 역할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도희 현대건설 감독은 지난 10일 기자와 전화 통화에서 "김다인이 토스 구질이 좋고 몸도 빠른 편"이라며 "다만 세터 훈련을 체계적으로 많이 받지 못한 상황이라 보완을 더 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건설 외에도 신인 선수의 역할이 필요한 구단이 적지 않다. 남자부는 대학 최고의 선수들이 대거 올 시즌 신인 드래프트에 나오면서 각 팀마다 약점 보강에 필요한 선수들을 선발했다. 여자부도 일부 감독들은 취약 포지션에 신인 선수 투입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신인 선수의 빠른 적응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래야 주전 선수가 흔들릴 때 교체 멤버로 투입해 분위기 전환에 활용할 수 있다. 일부 팀의 경우 신인 선수가 기존 선수와 주전 경쟁을 할 가능성도 있다.

신인들 전국체육대회 출전차 모교행... V리그 복귀 '제각각'

현재 신인 선수들은 대부분 전국체육대회 출전차 지난 10~11일경 소속 학교로 돌아간 상태다.

제98회 전국체육대회 배구 경기는 오는 21일부터 25일까지 충북 제천시에서 열린다. 대학부 경기는 세명대 체육관, 남고부 경기는 대원대 민송체육관, 여고부 경기는 제천중학교 체육관에서 각각 펼쳐진다.

그러나 신인 선수들의 프로 팀 복귀 시기는 제각각이다. 예선전, 8강, 4강 등에서 패해 더 이상 경기 일정이 없을 경우, 즉시 소속 프로 팀으로 복귀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고부의 경우 21일 김다인(현대건설)의 소속 학교인 포항여고와 우수민(인삼공사·178cm·레프트)의 소속 학교인 대전용산고가 예선전을 펼친다. 패한 팀은 더 이상 경기가 없기 때문에 김다인 또는 우수민은 경기 직후 소속 프로 팀으로 복귀한다.

8강전에는 우승 후보끼리의 맞대결 가능성이 있다. 여고부 최강 선명여고와 수원전산여고는 예선전을 통과할 경우, 23일 8강전에서 맞붙게 돼 있다.

두 팀의 경기가 주목되는 건, V리그 신인 선수들이 대거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선명여고에는 올 시즌 세터 최대어로 꼽히는 이원정(도로공사·177cm)과 백채림(도로공사·173cm·리베로)이 소속돼 있다.

수원전산여고에는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인 한수진(GS칼텍스·165cm·세터 겸 리베로)이 있다. 김채연(흥국생명·184cm·센터), 김현지(IBK기업은행·176cm·센터), 박민지(GS칼텍스·176cm·레프트)도 포함돼 있다.

신인 선수 필요한데... 애타는 감독들

김종민 한국도로공사 감독은 지난 12일 기자와 전화 통화에서 "신인 이원정을 한 번 키워보고 싶다"며 "이효희가 흔들리거나 체력 안배가 필요할 때, 백업 세터로 시즌 초반부터 투입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서남원 KGC인삼공사 감독도 "우수민이 기본기가 좋기 때문에 활용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정철 IBK기업은행 감독도 "상대 팀과 상황에 따라 김현지를 센터로 투입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김현지가 고등학교에서 계속 센터를 했다"며 "키는 작지만 팔이 길고 미스가 별로 없다"고 덧붙였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도 지난 11일 미디어데이에서 "센터 높이가 낮은 단점을 보강하기 위해 신인 김채연까지 센터 경쟁에 포함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신인 선수들이 복귀한다고 해도 바로 경기에 투입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기존 선수들과 손발을 맞추는 등 준비 기간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신인 선수의 활약이 절실한 구단들은 애가 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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