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3년차 외국인 투수 브룩스 레일리

롯데 자이언츠 에이스 브룩스 레일리 ⓒ 롯데 자이언츠


롯데가 에이스 레일리를 비롯한 투수들의 역투를 앞세워 시리즈를 원점으로 만들었다.

조원우 감독이 이끄는 롯데 자이언츠는 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2회 결승점을 뽑으며 1-0으로 짜릿한 한 점차 승리를 거뒀다. 시리즈 전적 1승 1패가 된 양 팀은 오는 11일과 12일 통합 창원시 마산야구장으로 자리를 옮겨 3, 4차전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롯데의 선발 브룩스 레일리는 5.1이닝 동안 92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고 박진형, 조정훈, 손승락으로 이어지는 필승조가 3.2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 막으며 롯데의 승리를 지켰다. NC는 선발 장현식이 7이닝 3피안타 비자책 1실점으로 눈부신 호투를 펼쳤지만 타선의 침묵으로 원정 2연승이 좌절됐다.

레일리와 장현식의 역투 속 병살타로 뽑은 결승점

1차전에서 득점권 9타수 무안타에 그치며 허무한 패배를 당했기 때문일까. 조원우 롯데 감독은 타선에 변화를 들고 나왔다. 김문호를 2번에 전진 배치했고 1차전에서 나란히 멀티 히트를 기록한 손아섭, 이대호, 앤디 번즈가 중심 타선을 구성했다. 1차전 대타 홈런의 주인공 박헌도도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반면에 1차전에서 5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부진했던 강민호는 5번에서 7번으로 내려갔다.

이에 맞서는 NC는 롯데 선발인 좌완 레일리를 맞아 이렇다 할 타순 변화를 주지 않았다. 1차전에서 선발 출전한 9명 중 좌타자는 박민우와 나성범 뿐인데 이들이 딱히 좌투수에게 약점을 보이는 타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김경문 감독은 1차전 만루홈런의 주인공 모창민을 2번으로 올리고 김성욱을 8번으로 내리는 정도의 변화를 선택했다.

1차전에서 연장 11회에만 7점을 내주며 허무한 패배를 당한 롯데는 2차전에서 선취점을 뽑았지만 그 과정은 그리 시원하지 않았다. 롯데는 2회 말 공격에서 박석민의 실책과 박헌도, 강민호의 연속 볼넷으로 무사 만루라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문규현이 2루수 앞 병살타로 물러나면서 단 한 점을 뽑아내는 데 그쳤다. 하지만 롯데의 이 허탈한 선취점은 결과적으로 이날 경기 양 팀의 유일한 득점이 됐다.

2차전 승리를 위한 롯데의 집념은 수비 집중력으로 드러났다. 1회 자신의 이름에 걸맞지 않은 수비 실책을 기록했던 번즈는 4회 자신의 실수를 만회하는 호수비를 선보였고 5회에는 중견수 전준우가 모창민의 장타성 타구를 병살로 연결시켰다. 레일리는 한 번의 삼자범퇴 이닝 없이 매 이닝 주자를 내보내고도 5회까지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롯데는 6회 레일리가 나성범의 부러진 배트에 맞아 강판 당하는 변수가 발생했지만 미리 준비하고 있던 박진형이 구원 등판해 무실점으로 6회를 막았다. NC는 7회에도 1사 2루 기회를 잡았지만 대타 이호준이 유격수 플라이, 모창민이 3루 땅볼로 물러나며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이호준 타석에서 박진형을 구원한 조정훈의 노련한 투구가 돋보였다.

8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조정훈은 선두타자 나성범에게 행운의 안타를 맞았지만 재비어 스크럭스를 내야 플라이, 박석민을 파울 플라이, 권희동을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자신의 임무를 완벽히 마쳤다. 9회에는 전날 35개의 공을 던졌던 손승락이 마운드에 올라 1이닝 1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하며 롯데의 2차전 승리를 지켰다.

'거인 에이스' 레일리의 후반기 상승세, 가을까지 이어졌다

레일리는 작년의 더스틴 니퍼트(두산 베어스)나 올해의 헥터 노에시(KIA 타이거즈)처럼 소위 리그를 지배하는 활약을 하진 못했다. 올 시즌 성적도 13승 7패 평균자책점 3.80으로 상당히 준수했지만 압도적인 시즌을 보냈다고 표현하긴 다소 부족하다. 레일리는 팀 내 평균자책점 순위에서도 '토종 에이스' 박세웅(3.68)에 조금 뒤진다.

하지만 후반기 성적만 따로 떼어 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레일리는 후반기 13경기에 등판해 89이닝을 던지며 7승 무패 2.83이라는 뛰어난 성적을 올렸다. 전반기 막판의 성적까지 더하면 10연승으로 시즌을 끝냈다. 특히 경기당 6.8이닝을 소화했을 정도로 든든하게 마운드를 지켰다. 레일리의 호투가 없었다면 롯데의 후반기 대약진은 감히 상상할 수 없었을 것이다.

레일리는 롯데가 먼저 1패를 당한 부담스런 2차전에서 선발로 등판해 갑작스런 부상으로 마운드를 내려갈 때까지 5.1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 무실점으로 NC 타선을 효과적으로 막아냈다. 매 이닝 주자를 내보냈을 정도로 위기가 적지 않았지만 레일리는 수비의 적절한 도움과 뛰어난 위기관리능력으로 올해 포스트시즌 2경기에서 19점을 뽑았던 NC타선을 완벽하게 막으며 '에이스의 위용'을 과시했다.

당초 레일리를 6~7회까지 끌고 갈 예정이었던 롯데는 레일리의 갑작스런 부상 강판으로 필승조를 조기 가동했다. 모두 1차전에서 마운드에 올라왔던 투수들이다. 하지만 박진형,  조정훈, 손승락으로 이어지는 롯데의 필승조는 마운드에서 투혼을 발휘하며 레일리의 승리, 그리고 롯데의 승리를 지켜냈다. 다만 병살타로 결승점을 냈을 정도로 타선의 침묵이 길어지고 있는 점은 롯데가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다.

반면에 NC는 선발 장현식이 7이닝 동안 110개의 공을 던지며 비자책 1실점으로 눈부신 호투를 펼쳤다. 만 22세 투수에게는 더 이상 바랄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하게 자신의 역할을 해낸 셈이다. 하지만 타자들이 무득점에 그치며 역투를 펼친 영건에게 패전을 안기고 말았다. 1차전 연장 11회 7득점을 제외하면 NC는 이번 준플레이오프 19이닝 2득점에 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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