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위 경쟁에 뛰어든 팀들에게 정규시즌 막바지에 거두는 1승의 가치는 시즌 초반의 1승보다 더욱 소중하다. 반대로 1패를 당했을 경우 시즌 초반보다 큰 충격을 받게 된다. 나중에 되돌아보면, 아쉽게 놓친 한 경기가 최종 팀 순위에 막대한 영향을 주는 경우도 있다.

3위 NC는 다른 팀 못지않게 갈 길이 바쁜 팀이다. 2위 두산을 추격하면서 4위 롯데의 추격을 뿌리쳐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그런데 최근 NC의 행보를 보면, 올해 가을야구 전망은 그리 밝다고 이야기할 수 없다.

특히 이번주 4경기에서 무려 49실점을 기록한 마운드는 반성해야 한다. 시즌 초반부터 선발과 불펜 모두 순조로운 흐름을 이어갔던 NC이기에 더 충격적인 기록이다. 스크럭스, 권희동 등 주축 타자들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마운드가 무너지면서 2위 추격에도 제동이 걸렸고 3위 수성 여부도 알 수 없다.

 타격의 힘은 여전하지만, 마운드가 불안하다.

타격의 힘은 여전하지만, 마운드가 불안하다. ⓒ NC 다이노스


'결국 야구는 투수놀음' 최근 4G 팀 타율 1위, 팀 ERA는 최하위

이번주 NC에게는 초반 스타트가 중요했다. 2위 두산과의 맞대결이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1.5경기 차에서 만난 만큼 2연승을 거둘 경우 2위 탈환이 가능했다. 이재학과 장현식, 팀 내 토종 선발 투수들이 나란히 출격하며 연승을 노렸다.

그러나 첫 날부터 '제대로' 꼬였다. 한때 8점 차로 앞서면서 승리와 가까워지는 듯했지만 경기 중후반 불펜 투수들의 제구 난조와 두산 타선의 폭발로 인해 결국 이 날 NC는 14-13 역전패를 당했다. 김진성, 원종현, 임창민 등 필승조가 대거 투입됐음에도 팀의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이튿날에도 13-3으로 패배하며 연승의 꿈이 사라졌고, 오히려 승차가 더 벌어졌다.

문제는 그 이후였다. 삼성과의 2연전에서도 마운드의 부진이 이어졌다. 14일 삼성전에서는 연장 승부 끝에 11-11로 무승부를 기록했고, 이 날 역시 필승조가 다 나왔는데도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12일 두산전 이후 이틀 만에 등판한 필승조의 상태는 변함이 없었다. 15일 경기에서도 NC 마운드는 11실점을 허용하며 11-3으로 패배했다.

흥미로운 것은, 4경기 동안 타자들은 30득점을 뽑아내면서 타율 0.355를 기록해 이 기간 동안 가장 높은 팀 타율을 기록했다. OPS 역시 0.949로 1위였다. 반면 마운드는 같은 기간 동안 10.85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리그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피홈런이 12개였고, 사사구도 21개나 내줬다. 한마디로 NC 마운드는 처참했다.

이재학부터 장현식, 최금강, 믿었던 맨쉽까지 모든 선발 투수들의 내용이 실망스러웠다. 에이스 역할을 해주던 해커가 발목 통증으로 이탈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지만, 이럴 때일수록 다른 선발 투수들이 분발하면서 해커의 빈 자리를 메워야 한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떠나서 정규시즌을 잘 마무리하는 것 또한 NC에게 매우 중요한 임무이다.

 가장 뼈아픈 것은 필승조의 부진이다. 믿었던 임창민까지 흔들리고 있다.

가장 뼈아픈 것은 필승조의 부진이다. 믿었던 임창민까지 흔들리고 있다. ⓒ NC 다이노스


필승조의 붕괴, 다득점 경기가 무슨 소용이 있나

가장 아쉬운 것은 시즌 내내 탄탄하기로 소문났던 필승조가 연일 제 몫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리그에서 찾기 힘든 안정된 계투진으로 정규시즌 내내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었고, 마무리 임창민의 안정감은 올해도 NC팬들을 기쁘게 했다.

하지만 최근 임창민 역시 안정감이 떨어지는 투구를 자주 보여줬다. 전반기(36G 1승 1패 21세이브 ERA 2.72)와 달리 후반기(20G 3승 2패 8세이브 ERA 4.30) 평균자책점이 다소 높아졌고, 피안타율(0.227 -> 0.275)에서도 변화가 보였다. 7월 이후 피안타율이 급격히 상승한 게 원인이다.

'구원승 1위' 김진성과 '홀드 1위' 원종현의 컨디션도 썩 좋지 않다. 원종현의 경우 7월 이후 내용이 눈에 띄게 나빠졌고, 후반기 21경기에 등판해 4패 4홀드 ERA 7.77을 기록하면서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지 못했다. 이젠 다득점 경기에서도 NC팬들은 끝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다.

사실 어느 팀이나 뒷문에 대한 고민을 갖고 있다. 현재 1위 KIA도, 2위 두산의 아킬레스건도 단연 불펜이지만 NC 계투진의 부진이 더 크게 부각되는 것은, 그만큼 시즌 내내 불펜이 가장 좋았던 팀이었기 때문이다. 불펜 투수들이 구위를 회복한다면 NC는 남은 경기와 포스트시즌에서 불펜 야구의 힘을 보여줄 수 있는 팀이다.

4경기 동안 49실점을 기록한 마운드는 이제 16~17일 넥센과의 홈 2연전을 치른다. 첫 단추를 잘못 끼웠던 NC로선 이번주 마무리가 굉장히 중요하다. NC에게 남아있는 경기 수는 단 9경기, NC 마운드에게 각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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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자료출처 = KBO 기록실, 스탯티즈 홈페이지
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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