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팀 타율 최하위(.276, 2할7푼6리), 올해 팀 타율 9위(.268, 2할6푼8리). kt 타선의 현주소이다. 특별지명, 2차 드래프트, FA 영입, 트레이드 등 분명 선수 보강 작업은 이뤄졌지만 결과물로 나온 것은 없었다.

특히 올해의 경우 시즌 초반까지 외국인 타자 조니 모넬이 부진하면서 타선의 힘은 더욱 약해졌다. 결국 5월 18일 롯데전을 끝으로 조니 모넬을 더 이상 볼 수 없었고, kt는 과감하게 외국인 선수 교체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렇게 영입된 선수가 바로 지금 kt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멜 로하스 주니어이다.

6월 중순에 첫 선을 보일 당시만 하더라도 기대치가 높진 않았다. kt 입장에서는 그저 조니 모넬보다 잘했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그런데 경기를 거듭할수록 로하스의 방망이에 불이 붙었고,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로하스는 타격감을 완전히 끌어올렸다.

 후반기가 시작되면서 그의 배트에 불이 붙기 시작했다.

후반기가 시작되면서 그의 배트에 불이 붙기 시작했다. ⓒ kt 위즈


'후반기 19경기 6홈런' 달라진 로하스, 방망이에 불이 붙었다

6월 13일 삼성전부터 경기에 나선 로하스는 6월 한 달간 61타수 17안타(1홈런) 8타점 타율 .279(2할7푼9리)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타율이 높진 않지만 6월 16경기에서 안타를 못 친 경기가 5경기에 불과했다. 한마디로 매 경기 꾸준한 모습을 보여줬다.

7월에도 좋은 페이스를 유지했다. 19경기에서 무안타에 그친 경기는 단 6경기로, 7월 한 달 동안 78타수 23안타(5홈런) 10타점 타율 .295(2할9푼5리)를 기록했다. 홈런도 5개나 기록하며 정확한 컨택 못지않게 한방이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8월로 접어들면서 로하스의 방망이는 더욱 매섭게 돌아가고 있다. 7경기에서 30타수 11안타(3홈런) 10타점 타율 .367(3할6푼7리)를 기록했고 최근 4경기에서 홈런 세 개를 때려내며 물오른 타격감을 과시했다.

전반기와 후반기로 나눠 기록을 비교하면 로하스의 최근 활약상이 더욱 두드러진다. 전반기 23경기에서 90타수 24안타(3홈런) 10타점 타율 .267(2할6푼7리)를 기록하더니 지난 10일까지 후반기 19경기에서 79타수 27안타(6홈런) 18타점 타율 .342(3할4푼2리)를 기록하며 훨씬 좋은 타격감을 뽐냈다.

팀의 승패와 관계없이 외국인 타자 고민을 갖고 있던 kt에겐 로하스의 등장이 고마울 따름이다.

 이대형의 부상, 주축 타자들의 미미한 활약 등 타선 곳곳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그나마 로하스가 kt의 위안거리이다.

이대형의 부상, 주축 타자들의 미미한 활약 등 타선 곳곳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그나마 로하스가 kt의 위안거리이다. ⓒ kt 위즈


김진욱 감독이 극찬하는 로하스, 대체 외국인 선수 성공신화 쓸 가능성도 충분

히메네스를 대신해 로니를 영입한 LG, 대니돈과 작별하고 초이스와 손을 잡은 넥센 등 kt 이외에도 외국인 타자 교체 카드를 꺼낸 구단이 있다. 또한 시즌 내내 외국인 타자의 활약 여부 때문에 고민이 많은 구단도 있다.

한동안 고민이 많았던 팀 중 한 팀이 kt였지만, 지금은 외국인 타자 고민을 말끔하게 씻어냈다. 오히려 재계약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진욱 감독은 "보면 볼수록 매력적인 선수이다"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KBO리그 기록 전문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로하스의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은 1.16으로 팀 내 야수들 가운데 박경수, 오정복 다음으로 높다. 시즌 도중에 합류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로하스의 활약은 충분히 가치가 있다.

조용하지만 자신의 갈 길을 묵묵히 걸어가고 있는 멜 로하스 주니어가 대체 외국인 선수 성공신화를 쓸 수 있을까. 현재 kt에게 가장 큰 위안거리, 단연 로하스의 활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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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자료 출처 = KBO 기록실, 스탯티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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