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9일 인천 행복드림구장에는 SK의 지명을 받은 '인천 동산고 출신 루키들' 이 모두 SK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올랐다. 올해 1차 지명을 받은 김정우는 시구자로 나왔으며, 경기 후반인 8회와 9회는 이건욱과 김찬호가 올라왔다.

 이건욱

이건욱 ⓒ SK와이번스


이건욱은 2014년 5년 만에 부활한 신인 드래프트에서 SK의 1차 지명을 받았다. 동산고 2학년 때 주말리그, 광역리그, 청룡기 등 많은 대회에서 자주 완투/완봉승을 기록한 에이스였다. 같은 해 세계 청소년 야구 대회에서는 일본을 상대로 1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마지막 경기였던 5/6위 결정전에서는 8이닝 3피안타 무실점을 기록, 7이닝 2피안타 2실점을 기록한 오타니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 적이 있다.

하지만 프로 데뷔 후 팔꿈치 수술과 부상 등이 겹치며 2015년까지 루키군에 있었다. 지난 시즌 퓨처스리그 23경기에서 [68이닝 / 3승 8패 / 7.54 ERA] 로 부진했지만, 올 시즌은 주로 선발 투수로만 나서며 13경기 [60.2이닝 / 3승 3패 / 4.01 ERA] (평균자책점 리그 6위) 로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KK/B는 2016년 1.08에서 2017년 1.56으로 매우 좋아졌으며, 피홈런도 9개에서 3개로 줄었다.

반대로 1군에서의 모습은 아직까지는 좋지 않다. 2016년 [ 0.2이닝 / 2피안타 / 2실점], 올해는 [ 1.2이닝 / 2피안타(1홈런) / 3볼넷을 / 5실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아직 젊은 선수기에 더 좋아질 가능성은 있다.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를 주 무기로 던졌지만, 올해부터 커브 비중을 늘려가고 있으며 체인지업까지 구사하며 점점 더 성장하고 있다.

 김찬호

김찬호 ⓒ SK와이번스


김찬호는 2016년 2차 신인드래프트에서 4라운드에서 SK의 지명을 받았다.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는 3루수였다가, 2학년 때부터 투수로 전향했다. 2015년 대한야구장협회기 전국 고교야구대회에서 동산고가 10년만에 전국대회를 재패하는데 함께 했다.

지난 해 6월 1일 퓨처스리그 데뷔전을 치른 후 팀의 마무리 역할을 맡아왔다. 퓨처스리그 최종 성적은 28경기 [ 31이닝 / 22피안타 13볼넷 29탈삼진 / 2.32 ERA ] 로 좋았다. 올해 퓨처스리그에서도 주로 마무리 투수로 출전해 25경기 [ 25.1이닝 / 17피안타 8볼넷 26탈삼진 / 8세이브 / 2.13 ERA ] 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지난 5월 25일 롯데에 처음으로 1군에 데뷔하여 1이닝동안 삼진 2개를 잡으며 무실점으로 마무리 지었다. 하지만 지난 7월 19일 문학 두산전 0.1이닝동안 2피안타 2볼넷 4실점을 기록하며 혹독한 1군 무대를 경험했다.

올 해 김찬호는 150km까지 던지는 걸 목표 중 하나로 삼고 있다. 낙차 큰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활용하고 있기에 구속이 증가된다면 슬라이더의 위력 또한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김정우

김정우 ⓒ SK와이번스


김정우는 베이징 올림픽과 2009 WBC를 봐오면서 자란 '베이징 키즈' 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야구를 시작한 그는 고등학교 3년 동안 투수와 유격수를 겸했다. 팀 사정상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투수로 뛰기 시작했다.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쓰는 그는 올해 주로 마무리 보직에서 18이닝을 던지는 동안 자책점이 한 점도 없다. SK 입단 이후에는 투수로만 전념할 예정이다.

지난 7월 23일 개막한 대통령배 전국 고교 야구선수권 대회에 출전 예정이며 9월 1일 개막할 세계 청소년 야구 선수권 대회에도 참가한다. 지난 해 대통령배 결승전에서는 9회 마지막으로 마운드에 올라 71년 만에 팀 창단 후 첫 대통령배 우승의 주역들 중 1명이었다. 2015년 대한야구협회장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는 타석에서 9회 1점차 팀이 앞서는 상황에서 희생플라이를 날려 귀중한 추가점을 올린 활약상을 보여주기도 했다.

김정우는 향후 SK에서 '개인적으로 위기 상황을 즐기기에 선발보다는 마무리 투수를 하고 싶다' 는 포부를 밝혔다. 같은 학교 선배인 김찬호와 동일 포지션을 두고 경쟁을 할 수도 있다.

프로에서의 성공 가능성

이렇게 3명 모두 고교 시절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가장 맏형인 이건욱부터 둘째 김찬호, 막내 김정우 모두 동산고에서 상당한 전력을 담당하던 투수들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SK로부터 1차 지명과 2차 지명에서도 상위 순번으로 지명을 받을 수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이제는 3명 모두 학원야구가 아니라 야구를 업으로 삼는 전문적인 사람들의 무대인 프로 야구에서 뛰게 된다. 정말 치열한 경쟁이 있는 곳이며 셋 다 고등학교 때처럼 팀 전력의 핵심이 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과연 이 '동산고 학연' 이 연고지 팀인 SK 1군 마운드에서도 계속 이어질 것인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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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청춘스포츠 최용석기자
SK와이번스 동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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