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드리안 벨트레

아드리안 벨트레 ⓒ 텍사스 레인저스


애드리안 벨트레가 마침내 해냈다. 7월 31일(이하 한국시간)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홈경기에 출전한 벨트레는 4회 2번째 타석에서 좌측 선상에 빠지는 2루타를 기록하며 메이저리그에서 3000번째 안타를 친 선수가 됐다. 1998년 데뷔한 벨트레는 20번째 시즌에 3000안타 이정표를 세웠다.

만으로 10대에 데뷔했던 파릇파릇한 신인은 어느덧 한국나이로는 불혹을 눈앞에 둔 메이저리그 최고참 선수가 됐다. 그가 여기에 오기까지 걸어왔던 20년이라는 시간 속에 남겨둔 발자취를 되짚어보도록 하겠다.

 필드로 몰려나와 축하해주는 벨트레의 가족들

필드로 몰려나와 축하해주는 벨트레의 가족들 ⓒ 텍사스 레인저스


#1: 벨트레는 3000안타를 달성한 첫 도미니카 공화국 선수가 됐다. 좌측으로 가는 2루타로 3000번째 안타를 장식했는데, 공교롭게도 커리어 첫 안타도 같은 코스로 간 2루타였다. 이외에도 텍사스 선수로서, 또 도미니카 출신 선수로서 최초로 달성했다.

#2: 벨트레는 플래티넘 글러브를 2회 수상한 선수다. 2011년부터 수상된 플래티넘 글러브 수상자 중 유이하게 연속 수상에 성공한 선수다. (야디에르 몰리나 4회 수상, 2연속 수상 2회)

#3: 벨트레는 3개의 팀에서 각각 500안타씩을 쳐낸 선수다. 이는 폴 몰리터-알렉스 로드리게스에 이은 역대 3번째 기록이다.

#4: 벨트레는 지금까지 실버슬러거를 4번 수상했다. 48홈런을 친 2004년을 제외하면 그가 타격에 눈을 떴다고 여겨지는 2010시즌 이후 3번을 받았다. 올스타로도 4번 선정됐는데, 데뷔 13시즌만에 처음 올스타로 선정됐고 이후 7번의 시즌에서 4번 미드섬머 클래식에 출전했다.

#5: 비미국인 메이저리거 중 5번째로 3000안타를 기록한 벨트레. 로베르토 클레멘테(1972년), 로드 카류(1985년), 라파엘 팔메이로(2005년), 스즈키 이치로(2016년)가 벨트레보다 앞서 달성했다. 공교롭게도 저 선수들 중 1명도 국적이 겹치지 않는다. 만약 6번째로 베네수엘라 국적의 미겔 카브레라가 합류하면 6명 모두 다른 국적의 선수가 되겠지만, 벨트레와 같은 도미니카 공화국 국적의 푸홀스(2911안타)가 그보다 앞서 내년 안에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8: 3000번째 안타를 2루타로 기록한 8번째 선수다. 3000안타째를 2루타로 기록한 선수는 라파엘 팔메이로 이후 12년만에 등장했다.

#10: 올시즌 시작 전 커리어 연봉랭킹 10위였다. 올시즌 시작 후 누적 수령액 2억 불을 돌파했고, 배리 본즈를 제치고 9위에 올랐다.

#13: 벨트레 개인에게 분기점이 된 건 13번째 시즌이었다. 당시 2004시즌 MVP 투표 2위에 오른 이후 맺었던 시애틀과의 인연은 끝맺음이 좋지 못했고 두번째 FA 당시 1년 800만 달러라는 헐값에 보스턴과 계약하게 된다. 보스턴에서 벨트레는 .321 .365 .553 28홈런과 함께 리그 2루타 1위에 오르고 오랜만에 100타점 시즌을 만들었다. 그의 커리어의 큰 전환국면을 맞이한 것이 바로 이 시즌이었다.

#15: 전설의 시작.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스카웃 될 당시 벨트레는 15살이었다. 그를 놓치지 않기 위해 나이를 1년 늘려 계약했는데, 사무국에 걸렸고 다저스 구단은 당시 도미니카 공화국에서의 스카우트 활동을 1년 정지당한다.

#24: 벨트레가 단일 투수 상대로 가장 많이 친 안타 갯수. 주인공은 오클랜드, 애리조나, 다저스에서 뛰었던 댄 해런. 해런에게 .414 .485 .724 3홈런 11타점을 기록하며 무시무시한 천적으로 군림했다. 반면 뽑아낸 안타 갯수는 비슷한(23개) 제러드 위버에게는 .247 .273 .409에 그쳐 먹잇감이 됐다. 가장 많은 홈런을 안겨준 투수는 같이 현역으로 활동 중인 바톨로 콜론으로 6개의 피홈런을 헌납했다.

#29: 벨트레의 고유 등번호. 다만 2005시즌에는 브렛 분이 29번을 달고 있어서 한 시즌만 5번을 달고 분이 떠난 그 이듬해 바꿔달았다. 29번을 거쳐간 선수들 중 bWAR가 92.4로 단연 1위인데, 공교롭게도 비미국인 선수 최다 안타 기록을 가지고 있었던 로드 커류와 번호가 같다. (미네소타 29번 영구결번) 또 통산 bWAR 순위는 현재 29위다.

#31: 역대 31번째로 3000안타를 달성했다.

#38: 454홈런으로 커리어 홈런 순위 역대 38위에 올라있다. 3루수 중에는 마이크 슈미트와 치퍼 존스에 이은 3위로, 1위 마이크 슈미트의 548홈런은 꽤 격차가 있지만, 2위 치퍼 존스와는 불과 13개 차이로 내년까지 뛰는 그가 쉽게 2위 자리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48: 단일시즌 커리어하이 홈런 갯수. 당시 2004시즌 내셔널리그 홈런왕에 올랐고 실버슬러거를 생애 처음 탔다. MVP 투표에서는 푸홀스에게 밀려 2위.

#120: 벨트레는 의외로 도루 능력이 있어 커리어 120도루를 기록했다. 20홈런-20도루 시즌을 3차례나 만든 추신수와 비슷한 수치이다. 6시즌이나 두 자릿 수 도루를 기록했고 도루성공률도 74%로 괜찮다. 다만 지금은 나이도 있고 해서 도루와는 거리가 멀어져있는 상태다.

#199: 2013시즌 아메리칸리그 최다안타를 쳤을 당시의 안타기록이자 커리어하이 기록. 벨트레는 200안타를 쳐본적이 없다. 당시 '163번째 경기'까지 열렸는데도 그 경기에서 4타수 무안타로 안타 추가에 실패했고 내셔널리그도 199안타를 친 카펜터가 최다안타 선수가 되면서 200안타를 친 선수가 한 명도 없게 됐다.

#221: 수비력도 좋은 벨트레를 나타내주는 베이스볼 레퍼런스의 디펜시브 런세이브 지표. 3루수로 DRS 221(레퍼런스 기준)을 기록하고 있는데, 이 기록은 2003년부터 집계된 기록으로, 앞에 5시즌 지표까지 합쳤다면 250은 가뿐히 넘겼을 것으로 예측된다.

#503: 3루수로 만든 병살타 갯수. 역대 2위 기록으로 1위는 브룩스 로빈슨의 618개다. 현역 선수 2위 기록은 10년차의 에반 롱고리아가 기록 중인 293개다. 꾸준히 3루를 지켜온 벨트레의 값진 기록.

#2771: 3000안타를 달성하기까지 벨트레가 출장한 경기 수. 역대 27위 기록이다.

#6976: 벨트레가 메이저리그에 데뷔하고 나서 지나온 일 수

 벨트레의 3000안타 배너

벨트레의 3000안타 배너 ⓒ MBC Sports+(FOX) 중계화면 캡쳐



이렇게 지금까지도 숫자로 보이는 것처럼 아주 많은 것들을 보여준 벨트레. 그래도 아직 벨트레는 보장된 계약 만으로도 1년 이상 더 활약할 선수다. 아직 보여줄 것이 남은 선수라는 것이다. 그가 앞으로 보여줄 숫자를 주목해보며 경기를 지켜보는 것도 매우 재밌는 관전포인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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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벨트레 3000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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