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이대호 ⓒ SBS Sports 중계화면 캡쳐


1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롯데와 넥센의 경기. 1회말 수비를 준비하던 롯데가 평소와는 달리 최준석을 1루수로 내보냈다. 1번타자 이정후의 타석이 안타로 출루한 이후, 넥센 장정석 감독이 항의를 시작했다. 심판진의 논의가 일어났고, 전광판에는 기존 이대호의 자리였던 4번타자 자리가 노경은의 자리로 바뀌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조원우 롯데 감독은 평소와 달리 최준석의 1루수 출장을 예고했다. 그런데 라인업카드는 기존대로 최준석이 3번-지명타자, 이대호가 4번-1루수 그대로 적힌 채 제출됐다. 이를 몰랐던 롯데는 조원우 감독의 의중대로 1루수로 최준석을 내보냈다. 이대호는 덕아웃에서 미트를 끼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지만 이미 플레이 상황이 벌어진 상태라 그를 다시 1루수로 내보낼 수도 없었다.

 헤프닝의 주인공 에반 롱고리아

헤프닝의 주인공 에반 롱고리아 ⓒ MLB.com


이런 해프닝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있었다. 8년 전 조 매든 당시 템파베이 레이스 감독의 실수로, 롯데에서의 이대호와 비슷한 위치에 있는 간판타자였던 에반 롱고리아는 의도치 않게 하루 쉬게 됐다.

사연은 이렇다. 2009년 5월 18일(한국시간), 조 매든 감독은 클리블랜드와의 홈경기에서 낮 경기임을 감안, 에반 롱고리아에게 수비에서의 휴식을 주고자 지명타자로 넣을 생각이었다. 3번타자에 지명타자로 롱고리아를 놓고, 그를 대신해 3루를 벤 조브리스트에게 맡기면서 5번타자로 라인업에 집어넣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1회초 공격이 끝나고 에릭 웨지 당시 클리블랜드 감독이 라인업 카드에 대해 항의한 것이다. 라인업 카드에는 롱고리아와 조브리스트의 수비 번호가 모두 3루수를 뜻하는 '5'로 표기되어 있었다.

결국 지명타자 없이 3루수가 2명이 된 꼴이었고, 1회초 수비에서 이미 3루수로 조브리스트를 냈던 템파베이는 지명타자를 포기했다. 롱고리아를 넣기 위해서는 이미 수비에 나왔던 조브리스트가 빠졌어야 했기 때문이다. 결국 당시 선발투수였던 앤디 소낸스타인이 3번타자-투수로 타순에 들어왔다.

다행스럽게도 경기는 템파베이가 승리를 거뒀다. 3번타자로 나선 소낸스타인은 3타수 1안타로 3번타선에서 최선을 다했지만, 정작 마운드에서는 5⅔이닝 5실점으로 제몫을 못했다. 하지만 팀이 갓 데뷔한 클리블랜드 선발 데이빗 허프(현 LG)를 상대로 3⅔이닝만에 7득점을 뺏어낸 덕, 불펜투수들이 나머지 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덕에 쑥쓰러운 승리투수가 됐다.

롱고리아도 타순에서 빠졌지만, 다행스럽게도 라인업카드엔 있었지만 경기에 실제로 나서기 전(타석이나 수비수로 나오기 전)에 문제가 발견되면서 그냥 교체 가능 선수로 남았고, 6회에 교체 투입되어 무사히(?) 그라운드를 밟았다.

한편, 갑작스레 타자로 출전해야했던 노경은은 어땠을까? 노경은은 4번타순에 나와 삼진 2개를 당하긴 했지만, 소낸스타인과 달리 마운드에서 6이닝 2실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하지만 팀이 1점을 뽑아내며 승리와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소낸스타인의 결과와는 정반대(부진투-안타-승리투수)가 됐다. 6회까지 무실점으로 틀어막았지만 7회 흔들려 책임주자 둘을 남기고 마운드를 내려왔고, 바뀐 투수 장시환이 승계주자를 전부 홈으로 들여보내며 실점이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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