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니돈

대니돈 ⓒ 넥센히어로즈


넥센의 외인 타자 대니 돈의 부진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10일 1군에 올라와 4번타자로 출장하였으나 4타수 무안타 3삼진이라는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 이로써 올 시즌 성적은 28타수 3안타(.107)로 곧 1할대마저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

대니 돈은 지난 해 10월에 일찌감치 재계약을 맺으며 팀의 신임을 받았다. 잔부상과 좌완 대처 능력 부족 탓에 일각에선 재계약을 두고 물음표를 던졌으나 넥센은 "부상만 없다면 좀 더 좋은 성적을 기대해볼 만하다"라며 장점에 주목했다.

대니 돈은 새 개장을 앞둔 고척돔의 특성에 맞춰 거포 대신 중장거리 유형의 타자로 낙점받은 맞춤형 용병이었다. 홈런은 16개로 적었으나 리그 9위에 해당하는 33개의 2루타로 팀의 기대에 보답했었다. 기존 외인들과 비교해 겉으로 보이는 성적이 뒤쳐졌을지 몰라도 팀에서 바랐던 타자상에 철저히 약속을 지켰던 것이다.

약속을 지킬 수 있었던 토대는 선구안에 있었다. 대니 돈은 2016시즌 리그 8위에 해당하는 70개의 볼넷을 얻었다. 타석 당 볼넷 비율은 리그 5위(14.1%)로, 더 건강했다면 볼넷 순위는 더 위에 있었을 것이다. 이를 통해 3할이 안되는 타율(.295)에도 4할 대에 가까운 출루율(.399)을 기록할 수 있었고, 넥센이 리그 평균 이상의 출루율을 기록하는 데에 크게 일조했다.

 대니돈의 2016시즌, 2017시즌 스윙 확률(Swing%)과 컨택 확률(Contact%) 변화

대니돈의 2016시즌, 2017시즌 스윙 확률(Swing%)과 컨택 확률(Contact%) 변화 ⓒ 자료제공 statiz.co.kr


그러나 올해는 그러한 위용을 전혀 보이지 못하고 있다. 자신의 존이 완전히 무너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스윙을 하는 비율이 전체적으로 6% 가량이 늘었으나, 정작 맞추는 확률은 12% 가까이 줄었다. 스트라이크가 아닌 아웃존에 스윙이 늘었을 뿐더러 스트라이크 안에 들어오는 공마저 맞추는 능력이 크게 떨어졌다. 실제로 10일 기준 대니 돈은 30타석에 나서 2볼넷 11삼진을 거뒀다. 타석이 많은 편이 아니지만 이전 시즌 1대 1에 가까웠던 볼넷/삼진 비율이 크게 무너진 것이다.

올 시즌 타고투저 완화의 목적으로 스트라이크 존을 넓힌 것이 주된 이유로 꼽힌다. 스트라이크 존의 변화에 대부분의 타자들이 차츰차츰 적응해가고 있으나, 대니 돈은 바뀐 스트라이크 존에 전혀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2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16경기에 나서 .288의 타율에 6홈런 15타점을 기록하며 장타를 뽐냈으나, 3볼넷과 14삼진으로 2군에서도 볼넷을 잘 골라내던 기존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수비와 주루에서 크게 강점이 없기 때문에 대니 돈이 타격에서 자신의 큰 강점을 잃어버린 점은 매우 치명적으로 보인다. 3주 만의 복귀전에서 이전과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에 넥센도 외인 교체라는 사안을 더 고심하게 되었다. 실제로 고형욱 단장이 브리검을 영입하며 외인 타자들도 지켜본 상황. 대니 돈에게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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