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F 가요대전' 유희열-유리, 뒤태 남매들 26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6 SAF(SBS 어워즈 페스티벌) 가요대전>에서 사회자인 유희열과 유리가 뒤태를 보여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 'SAF 가요대전' 유희열-유리, 뒤태 남매들 26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6 SAF(SBS 어워즈 페스티벌) 가요대전>에서 사회자인 유희열과 유리가 뒤태를 보여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과거 매년 연말이면 공중파 3사는 제각각 자신들의 역량을 쏟아 부으며 그해 가요계를 총결산하는 가요대상을 수여하곤 했다. 지금은 과열 방지 등의 이유로 모두 사라지고 특집쇼 형태의 무대로 달라졌다.

2016년 연말 가요 특집방송의 첫번째 주자는 26일 방영된 <SBS 가요대전>이었다.  오랜만에 정규 음반을 내놓은 빅뱅, 역시 무려 8년만에 컴백한 '원조 섹시 디바' 엄정화를 비롯해 엑소, 방탄소년단, 세븐틴, 트와이스, 여자친구 등 다양한 가수들이 총출연한 구성으로 방영 이전부터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대규모 인원을 동원한 1부, 또 한 번 시청자 위로한 양희은

 촛불 배경 앞에서 `상록수`를 열창한 양희은

촛불 배경 앞에서 `상록수`를 열창한 양희은 ⓒ SBS


이날 <가요대전> 1부에선 주로 데뷔 1~3년차 이내 아이돌 그룹을 중심으로 꾸며졌다.  특히 신인급 남녀 아이돌 12팀(총 91명)이 각 그룹의 대표곡들을 간략히 소화해낸 대형 무대는 나름 인상적이었지만 워낙 많은 인원들이 등장한 탓에 제대로 "원샷" 한번 받기 어려운 상황이라 이를 보는 해당 그룹 팬들에겐 안쓰러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K팝스타> 출신 백아연-이하이와의 콜라보 이후 이어진 양희은의 '상록수' 라이브는 뒷배경에 등장한 촛불 영상과 더불어 보는 이들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여전히 안쓰러운 수준의 음향이 멋진 공연의 발목을 잡긴 했지만.

돌아온 엄정화, 빅뱅... 역시 '클래스'가 달랐다

 8년 만의 컴백 무대를 가진 엄정화.

8년 만의 컴백 무대를 가진 엄정화. ⓒ SBS


2부 무대는 주로 일정 연차 이상의 경력 많은 팀들을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여기선 유독 곡 중간마다 인위적인 박수/함성 효과음을 과하게 삽입, 시청자들의 몰입을 방해하는 걸림돌로 작용했다. 

그런 악조건 속에서도 8년만에 가수로 돌아온 엄정화의 여전한 카리스마, 신곡 '에라 모르겠다'와 지난해 히트곡 '뱅뱅뱅' 등을 선사한 빅뱅의 화려한 무대는 왜 이들이 톱스타인지를 그대로 증명해준, 이날 공연의 백미였다.

빈번한 음향 사고... 이게 최선인가?

'SAF 가요대전' 트와이스, 너무한 블랙패션  걸그룹 트와이스가 26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6 SAF(SBS 어워즈 페스티벌) 가요대전> 레드카펫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SAF 가요대전' 트와이스, 너무한 블랙패션 걸그룹 트와이스가 26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6 SAF(SBS 어워즈 페스티벌) 가요대전> 레드카펫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러나 공연 직전 빚어진 음향사고로 어려움을 겪었다. ⓒ 이정민


'SAF 가요대전' 여자친구, 사랑스러운 여친들 걸그룹 여자친구가 26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6 SAF(SBS 어워즈 페스티벌) 가요대전>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SAF 가요대전' 여자친구, 사랑스러운 여친들 걸그룹 여자친구가 26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6 SAF(SBS 어워즈 페스티벌) 가요대전>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하지만 혼신의 힘을 기울인 출연진들의 노력은 이날 빚어진 각종 생방송 사고들로 인해 퇴색되었다.

가장 큰 문제는 최악의 소리를 안방에 고스란히 전달했다는 것이다. 사정상 AR 위주의 무대 구성은 이해가 되지만 반주 소리가 보컬보다 크게 들리든가 몇몇 그룹 멤버의 마이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듯한 모습이 반복되면서 보는 이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지나치게 '노래방'을 연상케하는 과도한 에코 음향 효과, 앞서 언급한 것처럼 곡 마다 불쑥 등장하는 인위적인 박수+환호 소리는 자연스러운 생방송 무대의 가치를 퇴색시켰다.

라이브 또는 MR을 활용한 립싱크 무대 할 것 없이 기본적인 음악 감상에 지장을 받을 수준의 소리가 연이어 들리면서 바쁜 연말, 최고의 무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가수들의 노력도 여기에 묻히고 말았다.

결정적인 사고는 2부에 진행된 트와이스의 무대에서 발생했다. 공연을 시작하기 직전 갑작스럽게 뒷무대에 나와야할 여자친구의 '너 그리고 나'가 몇초간 공연장과 TV를 통해 흘러나오면서 가수들을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여전한 화면+조명 구성의 불안함... 뜬금없는 PPL 등장

 방송 도중 불쑥 등장한 안마의자 PPL.

방송 도중 불쑥 등장한 안마의자 PPL. ⓒ SBS


그동안 SBS 가요 무대는 이런저런 불만을 시청자들로 부터 지적 받아왔는데 그 중 하나가 소위 '발캠'으로 불리우는 카메라 워크에 대한 것이다. 

가수를 중심으로 화면에 담아주길 기대하는 팬들의 바람과 달리, 대형 무대라는 이유로 원거리 풀샷이 지나치게 남발되는 식의 내용이 그간 많이 언급되었는데 이번 <SBS 가요대전>에선 크게 개선된 점을 보기 어려웠다.

갑작스런 검정색 화면 등장이나 무대 오르는 준비를 하던 백댄서의 뒷모습을 뜬금없이 비춘다든지 엉뚱한 상황이 반복되는 것 역시 마찬가지였다.

조명 연출도 아쉬움이 컸다. 화려한 조명 불빛이 공연을 잡는 카메라 렌즈와 직접 맞물리다보니 되려 시청자들의 눈을 피곤하게 만드는 등 전체적으로 산만한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여기에 지난 25일 <SBS 연예대상>에 이어 또 한 번 방송 도중 불쑥 등장한 후원 업체 안마 의자의 PPL은 실소를 자아냈다.

이밖에 최근 가요계 추세상 어쩔 수 없다곤 하지만 철저히 아이돌 그룹 위주로만 채워진 라인업, 일부 팀에 편중된 공연 시간 불공평 배분 등을 지적하는 팬들의 의견이 <가요대전> 방영  직후 SNS 등을 통해 전해졌다. 

또한 리허설 동영상 및 큐시트 유출, 사전녹화 일정 변경 등으로 인해 일부 그룹의 팬들이 장시간 대기했음에도 불구하고 가수들의 무대를 관람하지 못했다는 뒷말이 넘쳐나는 등 이런 저런 문제도 이어졌다. 같은 실수도 매번 반복 된다면 이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앞으로 남은 KBS, MBC의 연말 특집 무대에선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이를 지켜보는 솔직한 심정은 기대 반, 우려 반이다.

덧붙이는 글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jazzkid)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SBS가요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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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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