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투구를 보인 후 웃는 신재영 선수 신재영 선수가 좋은 투구를 보인 후 웃으며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 좋은 투구를 보인 후 웃는 신재영 선수 신재영 선수가 좋은 투구를 보인 후 웃으며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 넥센 히어로즈


2016시즌 미디어데이에서 전문가들이 하위권으로 예측한 팀 중 하나는 바로 넥센 히어로즈다.

전문가들뿐만 아니라 현장에 있는 현역 감독들 또한 하위권으로 분류할 만큼 외부의 시선은 부정적으로밖에 볼 수 없었다. 주축 선수들이 대거 빠져나가면서 공백을 메꿀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의 물음표가 따라왔다. 자세히 살펴보면 투수진의 핵심인 1선발 밴 헤켄 선수가 일본에 진출했고 한현희와 조상우가 부상으로 인해 시즌 아웃을 확정한 상황이었고 마무리였던 손승락마저 FA로 인해 롯데 자이언츠로 이적했다. 야수진의 경우 팀의 주포인 4번 박병호가 메이저리그 미네소타로 이적했고 외야의 한 축이었던 유한준은 FA로 인해 고향 팀 kt 위즈로 이적했다.

이미 시즌을 시작하기 이전에 1선발, 필승 불펜, 4번 타자, 외야의 한 축을 잃고 시작한 시즌이었기에 많은 사람의 기대를 걸지 않았다. 하지만 넥센의 정규 시즌이 시작하고 그 고민은 오래가지 않았다. 빈자리를 메워주는 선수들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밴 헤켄은 일본 프로야구에서 돌아와 시즌 막판 큰 힘이 되어주었다.)

우선 과거 목동구장보다 넓은 고척 돔구장으로 이사 온 넥센 히어로즈는 팀의 핵심 선수들이 빠져나가서 팀 컬러 변경을 위한 충분한 이유가 되었다. 목동구장보다 상대적으로 넓은 고척 돔구장이기에 넥센은 기존에 해왔던 장타를 포기하고 갭 파워히터 육성을 중점으로 키워나가기 시작했다. 투수는 플라이볼이 나와도 기존 구장에 비해 넓어진 구장은 예전과 달리 아웃 카운트로 연결되는 횟수가 많아졌기 때문에 투수들은 마운드에서보다 자신감을 가지고 피칭을 하기 시작했다.

선수들의 자신감 상승으로 다가온 홈구장 이전은 무더운 여름에도 선수들 플레이에 파이팅을 실어주었다. 특히 이번 여름 매우 더웠음에도 불구하고, 고척 돔구장은 과장을 덧붙여 긴소매를 입고 들어가야 할 만큼 시원했을 정도였기에 선수들의 체력관리에는 큰 도움이 되었다. 또한, 홈구장 수용인원이 1만2500명에서 1만7000명으로 늘어났으며 뛰어난 성적을 통해 9년 차 최다 관중을 이뤄냈을 정도로 주축 선수가 빠짐에도 불구하고 좋은 성적과 뛰어난 흥행 두 가지 토끼를 잡았다.

(갭 파워히터: 파워적인 부분에서 기존 홈런을 치는 타자와 비교해서 많은 2루타와 3루타를 기록해주는 선수를 말한다. 국내에선 호타준족이라는 표현이 더욱 잘 어울린다. 2루타와 3루타를 통해 한 베이스 더 가는 야구를 하며 넥센은 이러한 선수들을 기용하여 39개의 3루타로 리그 1위에 올랐다. 결과론적으로 작전 성공률 및 득점력이 높아졌다)

1선발 투수와 마무리 투수의 발견

투구 중인 김세현 선수 김세현 선수가 마운드 위에서 투구를 하고 있다.

▲ 투구 중인 김세현 선수 김세현 선수가 마운드 위에서 투구를 하고 있다. ⓒ 넥센 히어로즈


넥센 히어로즈가 비시즌 동안 가장 먼저 움직인 파트는 밴 헤캔과 손승락을 대신할 1선발과 마무리 투수를 구하는 것이었다. 우선, 결과를 보자면 2016시즌 리그 신인왕을 하며 넥센의 첫 토종 선발투수 15승을 거둔 신재영과 리그 세이브왕을 차지한 김세현 올 시즌 나란히 좋은 활약을 해주며 기대에 부응했다. (IP/G: 게임당 소화한 평균이닝, 이닝/게임)

김세현은 지난 시즌 팀의 스윙맨 역할을 하면서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평균 1.2이닝을 던져주었다. 특히 팀의 사정상 선발로 뛰어야 하는 경기에서도 완봉승을 기록할 정도로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선발로 등판한 나머지 경기에서는 이닝을 거듭할수록 구위의 하락과 체력적인 문제를 단점으로 제시가 되었다. 하지만 1이닝만 소화한 경우 성적은 크게 달랐는데 살펴본다면, 지난 시즌 불펜으로만 53경기 등판하여 69이닝을 소화했고 4.96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아쉽게도 불펜에서 자신의 시즌 평균자책점보다 더 높게 기록하였지만, 김세현이 1이닝만 소화한 경기를 본다면 3.41에 평균자책점을 기록하였다.

김세현 선수의 세부기록 김세현 선수의 세부기록

▲ 김세현 선수의 세부기록 김세현 선수의 세부기록 ⓒ statiz.co.kr / 스탯티즈


넥센 히어로즈는 이러한 배경을 가지고 시즌 시작 전 마무리로써 강력한 구위로 상대를 제압해주길 요구하였다. 2015시즌 김세현의 구종 구사율을 본다면 직구(62.8%), 슬라이더(26.7%), 커브(3.4%), 스플리터(3.9%)를 던졌고 다양한 변화구를 통해 상대를 제압하려고 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이 시작하면서 김세현은 가지고 있던 커브를 포기하고 직구(70.8%), 슬라이더(23.3%), 스플리터(3.6%)를 던지며 강력한 직구 구위로 상대를 윽박질렀다.

시즌 36개의 세이브와 8개의 블론세이브를 기록하면서 81.8%의 세이브율을 보인 김세현은 성공적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특히 제구에 신경을 쓰며 볼넷을 줄인 것이 큰 효과를 보았는데 지난 시즌 28개의 볼넷을 내주었지만, 이번 시즌은 단 7개의 볼넷만을 내주었다. 무려 4배나 줄였으며 그 결과 K/BB(삼진/볼넷)은 큰 폭으로 증가하였다. 이번 시즌 마무리 투수로서 2.99의 WAR를 기록하며 대체불가 자원으로 등극하였다.

2016 시즌 신인왕에 빛나는 신재영은 구단 최초로 토종 선발 15승을 기록하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선발진에 항상 먹구름으로 가득했던 넥센으로는 상당한 '단비' 같은 존재였고 이번 시즌 Break Out(라이징 스타) 하며 굉장한 활약을 선보였다. 신재영은 과거 송신영이 포함된 트레이드를 통하여 NC다이노스에서 트레이드를 통해 넘어온 선수이며 투구자세가 깔끔하고 제구가 좋은 선수로 평가가 되었다.

하지만 낮은 구속과 사이드암으로 인한 구종의 단조로움이 항상 단점으로 제시되었고 팀 내 사이드암 선발 투수로 전향한 한현희 선수 때문에 제대로 기회를 잡지 못했지만, 한현희가 부상으로 빠지는 바람에 기회를 잡게 된 신재영은 자신의 장점을 더욱 살려 제구에 신경을 쓰기 시작한다.

신재영의 장점은 간결한 투구폼에서 알 수 있는데, 특히 변화구와 직구의 차이를 두지 않고 던지면서 디셉션(투수가 투구도중 공을 가린 후 던지는 동작)을 통해 공의 무브먼트에 더욱 신경 쓰다. 특히 바깥쪽 흘러나가는 공은 거의 손댈 수 없는 하게 만들었고 투수로서 제구를 살리는 일이 무척이나 어려운 일임에도 불구하고, 신인 최초 26이닝 연속 무볼넷 데뷔 후 최다 연속 승리 기록을 수립했다. 자신감을 얻은 신재영은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누가 과연 신재영 선수에게 구속이 느리고 단순하다고 비난할 수 있을까?

넓어진 구장과 구단의 믿음 그리고 손혁 전 투수 코치와 투수들의 노력으로 넥센 투수진이 내준 볼넷은 435개로 리그 최소 1위 성적이며 경기 시간 단축에 큰 영향을 끼쳤다. 특히 '3구 안에 승부하라', '타자가 노리는 공을 던져 치게 하라' 두 가지 지침사항이 투수들을 강하게 만들었다.

지침을 통해 박주현과 김택형 등 젊은 선수들이 조금 더 성장할 수 있는 배경이 되었으며 특히 신인인 박주현의 깜짝 활약은 타 팀에서도 예상치 못했다. 박주현의 장점은 공을 숨기는 디셉션 동작이 좋다는 평가를 받으며 신인임에도 기죽지 않고 씩씩하게 던지는 모습이다. 그러므로 히어로즈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더욱 기대된다.

젊은 주장과 함께 이끌 선수들

그라운드의 캡틴 서건창 그라운드의 캡틴 서건창이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그라운드의 캡틴 서건창 그라운드의 캡틴 서건창이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넥센 히어로즈


서건창은 지난 시즌 부상으로 인해 빼어난 활약을 하지 못했다. 그러므로 이번 시즌을 준비하면서 타격자세를 다시 예전처럼 철저하게 준비했다. 하지만 부상의 여파로 인하여 전반기에는 공수양면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특히 수비에서 많은 실책을 기록하며 팀에 발목을 잡는 플레이를 보여주며 부상으로 인해 폼이 떨어졌다는 소리까지 들은 혼자서 아주 힘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정규 시즌을 마치고 시즌 기록을 본다면 타율 0.325, 출루율 0.406, 장타율 0.441을 기록할 정도로 수준급의 활약을 보여주었다. 1번 타자로서 출루율 4할을 기록하였고 출전 경기 중 61경기에서 멀티히트를 때려냈다. 도루를 26개씩이나 성공시키며 자신의 부상에서 완전히 벗어난 모습을 보여주며 4.46의 WAR를 기록하여 골든글러브까지 수상했다. 그뿐만 아니라 주장을 역임하면서 선수들을 이끄는 리더십을 보였다.

김하성의 올해 키워드는 20홈런 20도루를 기록한 전 경기 출장 유격수다. 삼진을 지난 시즌 115개를 기록했고 이번 시즌은 80개로 무려 35개나 줄여 선구안이 매우 좋아졌다. 공격적인 타격으로 타점이 무려 11개가 증가한 84타점을 기록했다.

이번 시즌 그린라이트를 부여받으며 뛰는 데 재미를 붙여 28개의 도루를 기록했다. 공격적인 모습으로 상대 투수를 위협했고 풀타임 2년 차에 20-20을 기록함으로써 리그 최정상급 유격수로 거듭났다. 수비에서도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는데 잡기 어려운 타구를 잡아내 아웃으로 만드는 모습을 종종 보였다. 수비 이닝에서 1위를 기록하며 튼튼한 몸을 자랑했지만, 아쉽게도 쉬운 타구를 놓치거나 송구 실책이 나와 실책 개수가 1위라는 점이다. 단점이 있지만, 장점이 훨씬 큰 선수기 때문에 선수가 큰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김하성의 나이는 21살로 95년생이기에 앞으로 미래가 더욱 기대된다. 넥센의 미래를 책임질 핵심 코어 선수로 손꼽힌다.

고종욱은 이번 시즌 깜짝 활약을 펼치면서 리그 타율 11위인 0.334를 기록하며 첫 정규 타석 시즌을 알차게 보냈다. 고사인볼트라고 별명을 가질 정도로 빠른 발을 통해 상대를 위협하고 압박해 나갔다. 넓어진 구장을 한껏 살리는 모습을 보이며 넥센이 고척 돔으로 이사 후 가장 구장과 잘 맞는 선수 중에 한 명으로 떠올랐다. 장점을 더욱 살려주었다.

이뿐만 아니라 넥센 야수 중 박정음 선수와 임병욱 선수가 선전을 해주었다. 비교적 적은 데이터이기에 상대가 분석하기 어려울뿐더러 시즌 중 성장하는 모습으로 넥센의 다음 새로운 얼굴은 누구일지 궁금증을 더해 가는 와중에 넥센 히어로즈의 다음 시즌을 기대하게 하기엔 충분했다.

이번 시즌 보여준 모습만으로는 패넌트레이스의 우승까지는 부족한 전력인 것은 사실이다. 항상 우리가 예상하지 못할 때, 난세의 영웅은 탄생한다. 과연 다음 시즌 히어로즈의 영웅으로 될 선수는 누가 될까? 그리고 부정적인 부분보다는 긍정적인 부분이 훨씬 더 많은 성장 가능성 높은 젊은 팀에게 누가 과연 돌을 던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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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이동석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lso528)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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