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정규시즌 개막 전에는 많은 전문가와 무수한 매체에서 시즌 판도를 예상해보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면 여지없이 빗나가는 일이 부지기수다(가장 신뢰도가 높은 것은 '전문가들의 의견이라 신뢰하기 어렵다'는 모 웹툰의 대사일지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일까? 자신감 있게 예상하던 모습과는 달리 시즌 전 예상을 복기해 보는 이들을 찾아 보기란 쉽지 않다.

2016 프로야구 정규 시즌이 시작되기 전,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에서도 역시 각 구단별 최고의 상황(백일몽)과 최악의 상황(악몽)을 예측해 본 바 있다. 전혀 예기치 않은 곳에서 악몽을 접한 팀들도 있었고, 반대로 예상치 못한 달콤함을 누린 팀도 있었다.

케이비리포트에서 예상한 2016시즌 백일몽과 악몽이 어느 지점에서 적중했고 어디에서 빗나갔는지 팀별로 복기해보며 2016 프로야구를 마무리해도록 하자(연재 순서는 10위팀부터 역순으로 진행) [편집자말]
(관련 기사: 2016시즌 롯데 자이언츠의 백일몽과 악몽)

롯데 자이언츠(정규시즌 8위/포스트 시즌 진출 실패)

 몇 안되는 위안거리였던 선발 투수 박세웅의 성장

몇 안되는 위안거리였던 선발 투수 박세웅의 성장 ⓒ 롯데 자이언츠


백일몽(10개 중 0.5개 적중)

[하나] 린드블럼과 레일리가 30승+를 합작한다(2015시즌 합계 24승)
>> 땡! 린드블럼(10승)과 레일리(8승)는 18승 합작에 그쳤다. 지난해 많은 투구 이닝(210)을 기록했던 린드블럼은 시즌 내내 기복있는 모습을 보였고, 승운이 따르지 않았던 레일리는 시즌 10승 달성에 실패했다.

[둘] 송승준이 다시 송삼봉이 된다
>> 땡! 총 10경기 선발로 등판한 송승준은 41.1이닝 1승 2패 ERA (평균자책점)8.71에 그치며 롯데 선발진에 아무 도움이 되지 못했다.

[셋] 돌아온 고원준이 커리어 최초로 10승을 달성한다
>> 땡! 전역 후 4경기에 등판한 고원준은 1패만을 기록한 채 두산으로 떠났다.

[넷] 박세웅이 안경잡이 에이스 계보에 이름을 올린다
 박세웅의 최근 3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박세웅의 최근 3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 딩동! 가능성을 보였다. 사실상 롯데 토종 선발의 기둥이었다. 특히 6월, 7월 준수한 모습을 보였다. 8월 이후 체력 고갈로 난타당하며 10승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내년에는 더 큰 성장이 기대된다.( 7승 12패 ERA 5.76 )

[다섯] 윤길현과 손승락이 롯데시네마를 강제 폐업시킨다
>> 땡! 클로저 부재로 부진했던 2015시즌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하지만 부상으로 1군 마운드를 비운 시간도 상당했고, 롯데가 98억 원을 투자하며 바랐던 철벽 같은 모습은 보여주지 못했다. 시즌 중반에는 불미스러운 해프닝에 연루되며 아쉬움을 남겼다.

[여섯] 아두치가 KBO사상 2번째 40-40 멤버가 된다
>> 땡!  롯데 프랜차이즈 최초 20-20을 달성하며 기대를 모았던 아두치는 금지약물 적발로 KBO리그를 떠났다. 대체 선수로 영입한 맥스웰 역시 뚜렷한 활약을 보이지 못했고 부상으로 시즌을 조기 마감했다.

[일곱] 1루수 박종윤이 무려 30개의 볼넷을 고른다(커리어하이 2014시즌 22볼넷)
>> 땡! 박종윤은 변함이 없었다. 총 211타석에서 10개의 볼넷을 얻어내는 데 그쳤다. 김상호와 1루를 나누어 맡았지만, 김상호보다 못한 성적을 냈다. 2016 시즌 롯데 자이언츠 팀 내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 최하 -0.96를 기록했다.

[여덟] 지명타자 최준석이 이견 없이 골든글러브 수상자가 된다
>> 땡! 지난해 31홈런 109타점을 올렸던 최준석이지만 116경기에 출전하여 타율 2할 6푼, 19홈런 70타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후반기에는 주로 대타로만 출전했다.

[아홉] <시그널> 이재한 형사로 분장한 조진웅이 KS 시구를 위해 사직 마운드에 오른다
>> 땡! 조진웅은 연이은 드라마 촬영으로 바쁘다.

[열] 2015 두산과 마찬가지로 이 팀도 전임 감독이 문제였음이 드러난다
>> 땡! 현 감독도 별 다른 차이점을 보이진 못했다.

악몽 (10개 중 4.5개 적중)

[하나] 지난해 줄줄이 성공이던 외국인 선수들이 죄다 2년차 징크스를 겪는다
>> 딩동댕! 린드블럼과 레일리 모두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아두치는 금지약물 복용으로 KBO리그를 떠났다.

[둘] 선데이맨 강민호가 먼데이맨이 된다(2015 일요일 11홈런 30타점 OPS 1.480)
>> 땡! 강민호는 올 시즌 타율 0.323 OPS 0.982 20홈런으로 롯데 팀 내에서 가장 높은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 5.75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만큼 압도적이진 않았지만 리그 포수 중 최고라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셋] 고원준은 군대 갔다 와도 그대로다(2013 1승 4패 평균자책점 5.61)
>> 딩동댕! 롯데에 복귀한 이후에도, 두산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후에도 특별히 달라진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넷] 손승락과 롯데시네마가 핵융합을 일으킨다
 FA 영입 당시 기대에 미치지 못한 윤길현-손승락 듀오

FA 영입 당시 기대에 미치지 못한 윤길현-손승락 듀오 ⓒ 롯데 자이언츠


>> 딩동! 22세이브를 합작했지만 절반이 넘는 13개의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100억에 가까운 투자는 헛발질에 가까웠다.

[다섯] 6점대 평균자책점(ERA)의 송승준이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는다
>> 땡! 잘할 때도 못할 때도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던 것이 특징이던 송승준이었지만, 올해는 부상과 부진으로 1군 등판 10경기 ERA 8.71에 그쳤다. 10월에는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고 재활에 들어간 상태다.

[여섯] 박종윤이 200타석 무볼넷 기록에 도전한다(2015 155타석 무볼넷)
>> 딩동! 무볼넷 기록 도전은 없었지만 그렇다고 크게 달라지지도 않았다.

[일곱] 투타 지표는 상위권인데 팀순위는 하위권인 기묘한 현상이 재현된다
>> 땡! 투타 모두 하위권(팀 타율, 팀 방어율 8위)를 기록하며 2년 연속 8위에 그쳤다.

[여덟] 오승택의 멘붕 수비 모음이 유튜브 인기 영상이 된다
>> 땡! 4월 8일 삼성전에서 정강이 분쇄골절 진단으로 8월 12일에야 1군 복귀가 가능했다. 주로 지명타자나 대타로 활용됐고 수비수로는 그리 기용되지 않았다.

[아홉] 초보 감독의 시행착오가 2년째 계속되고 야구장에서 자전거를 타고 다녀도 불편함이 없다
>> 딩동댕! 전임자인 이종운 감독에 비해 크게 나아졌다고 할 만한 부분이 없었다. 후반기 이후 사직구장을 찾는 홈 팬들이 현저하게 줄었고 NC에게 1승 15패로 밀리며 지탄을 받기도 했다.

[열] 모기업 형제의 난이 계속되고 구단이 휘말린다
>> 딩동! 형제의 난은 어느정도 정리됐지만 어수선하기는 매한가지였다.

2016 시즌 결산과 향후 전망

 지난 시즌에 비해 부진한 린드블럼-레일리

지난 시즌에 비해 부진한 린드블럼-레일리 ⓒ 롯데 자이언츠


개막 전 기대했던 모든 것들이 어긋난 시즌이었다. 그 무엇보다 믿었던 선발진이 흔들렸다. 리그 정상급 에이스였던 린드블럼의 부진이 결정적이었다. 지난해 보였던 에이스의 면모는 온데간데 없이 시즌 내내 롤러코스터 행보를 보인 린드블럼만 남았다.

레일리는 7월까지 6승 6패 ERA 3.89를 기록하며 분전했지만, 후반기 고작 2승을 추가하는데 그치며 팀의 추락을 막지 못했다. 토종 선발로 중심을 잡아주길 기대하던 송승준은 1승 2패 8점대 평균자책점으로 FA 1년차를 초라하게 마감했다 .

'해줘야 했던' 선수들의 부진 속에 새 얼굴들이 떠오른 것은 위안거리였다. 지난해 kt wiz에서 트레이드 되어 온 박세웅이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6월 한 달간 2승 1패 ERA 3.07이라는 준수한 성적으로 롯데의 선발진에서 두각을 보였다. 이후 체력 저하로 난타당했지만 내년 시즌 도약을 기대케하는 피칭을 보였다. 이어 박진형, 박시영 등 새 얼굴들도 가능성을 보였다.

과감한 투자로 윤길현, 손승락을 더했던 불펜은 지난해보다는 나아졌다. 하지만 98억 원이라는 금액을 감안하면 실패에 가까운 투자였다. 시즌 중 윤길현과 손승락이 번갈아 부상을 당하며 셋업맨-마무리로서의 조합을 자주 보기 어려웠고 무려 13개의 블론 세이브를 기록할 정도로 불안했다.

타선도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강민호, 황재균, 손아섭 등 롯데의 '믿을맨'들은 3할 2푼 이상의 타율을 기록하며 올해도 제 몫을 해냈다. 시즌 초반 '4할 대타자', '스윗타자'로 불리던 김문호의 활약도 놀라웠다. 그러나 4번 타자의 공백을 제대로 메우지 못했고 이는 곧 득점력 저하로 이어졌다.

 박종윤을 대신할 1루수로 가능성을 보인 롯데 김상호

박종윤을 대신할 1루수로 가능성을 보인 롯데 김상호 ⓒ 롯데 자이언츠


올해도 1루수 숙제를 풀지 못했다. 리그 최약체 1루수인 박종윤 원톱 체제에서 벗어나 김상호가 주전으로 자리잡나 싶었지만 확고한 입지를 다지진 못했다. 김상호는 타율 0.290 OPS 0.760을 기록했고, 박종윤은 타율 0.282 OPS 0.655를 기록했다.

최준석의 불규칙적인 기용 역시 아쉬웠다. 이번 시즌 롯데에서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려낸 선수는 강민호(20개), 황재균(27개), 손아섭(16개), 최준석(19개)로 네 명이다. 최준석의 타율은 0.262로 낮았지만 8할 이상의 OPS(0.852)를 기록했다. 경기 외적인 이슈를 감안하더라 최준석 기용법은 고개를 갸웃하게 하는 요소였다.

내년 시즌 전망도 썩 밝진 않다. 올 시즌 돋보이는 활약을 보인 FA 황재균의 잔류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선발 원투 펀치인 외국인 투수 린드블럼-레일리의 거취도 고민거리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서는 텅 비어버린 선발진을 다시 채울 수 있는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 올해 FA 시장에는 롯데의 선발진을 메워줄 수 있는 좋은 자원들이 많이 나온다. 토종 선발진의 중심이 될 투수의 영입이 절실하다.

내야의 구멍과도 같은 '1루수 찾기'역시 시급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김상호가 가능성을 보였지만 여전히 타격이 중요한 1루수의 기본 스탯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점이 아쉽다. 평균 이상의 수비와 함께 부족한 펀치력을 메워줄 수 있는 1루수 자원을 확보하는 것이 절실하다.

 재신임을 받은 조원우 감독

재신임을 받은 조원우 감독 ⓒ 롯데 자이언츠


내년 시즌 롯데를 이끌 감독은 숱한 시행착오에도 불구하고 재신임을 받은 조원우 감독이다. '아직 승부처가 아니다'라는 판단으로 승부를 걸어야 하는 시점에서 스스로 팀의 기세를 늦춘 감독의 오판은 롯데를 2년 연속 8위에 그치게 했다. 초보 감독으로서 뼈저린 교훈을 얻었을 조원우 감독이 2년차엔 일신한 모습을 보여야만 팀의 반등이 가능할 것이다.

[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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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채정연 기자, 정리: 김정학 기자) 이 기사는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에서 작성했습니다. 기록 사용 및 후원 문의 [ kbr@kbreport.com ]
롯데자이언츠 KBREPORT 조원우 강민호 황재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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