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널과 유벤투스. 각각 잉글랜드와 이탈리아 리그에서 한 번도 패하지 않고 우승컵을 들어 올린 경험이 있는 팀들이다. 분명 훌륭한 업적이긴 하지만 아스널은 10년도 더 지난 이야기고, 유벤투스도 어느덧 5년이 넘었다. 특히 아스널은 무패 우승을 끝으로 아직 리그에서 최정상에 오르지 못해 놀라우면서도 의아하다. 그만큼 최근 현대축구에서 상위권 팀과 하위권 팀의 간격이 좁혀졌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막대한 중계권료를 등에 업은 팀들은 최상위 리그에 머무르기 위해 너나 할 것 없이 전력 보강에 심혈을 기울인다.

아직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리그마다 선두권과 강등권의 윤곽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참변까지는 아니더라도 이변에 어울리는 순위의 팀들도 있긴 하지만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안다'고 여전히 강팀이라고 불리는 팀들의 순위가 높은 곳에 있다. 그렇다면 과연 이번 시즌 유럽의 주요 리그에서 무패로 우승하는 팀이 나올 수 있을까. 섣부른 예측이긴 하지만 지금까지 리그에서 한 번도 패하지 않고 순항을 거듭하고 있는 팀들이 있다.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

 9월의 감독상과 선수상 후보에 등록된 포체티노와 손흥민.

9월의 감독상과 선수상 후보에 등록된 포체티노와 손흥민. ⓒ 토트넘 공식 홈페이지


지난 시즌 마지막 라운드에서 뉴캐슬에 패하며 지역라이벌 아스널에 준우승을 내줬지만 3위를 차지한 토트넘의 실력은 결코 운이 아니었다. 적어도 이번 시즌 초반까지의 활약상을 보면 말이다. 에버턴과의 개막전을 비기면서 조금은 불안한 출발을 선보였지만 이후 이길 경기에서 확실하게 승점 3점을 챙기며 강팀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지난 7라운드에서는 무패보다 위대한 전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완승하며 EPL 내에서 유일하게 패배가 없는 팀이 되었다.

그 누구도 토트넘이 이렇게까지 선전할 줄은 몰랐다. 이적시장이 닫히기 직전 시소코를 영입하긴 했지만, 대형 선수의 영입은 없었기 때문이다. 시즌을 앞두고 여러 미디어가 분석 아닌 분석을 해댔다. 그들만의 명단에서 챔피언스리그 마지노선인 4위에 토트넘의 이름을 찾아보기는 힘들었다. 이러한 각본 없는 드라마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손흥민이다. 너무나도 반가운, 우리나라 최고의 축구 선수 손흥민이 프리미어리그 진출 2년 만에 최고의 출발을 선보이고 있다. 출전하는 경기마다 공격포인트를 기록하고, MOM에 뽑히더니 결국 EPL 파워랭킹 1위라는 대형사고까지 쳤다. 덩달아 토트넘도 승승장구하고 있고, 순위는 2위지만 앞서 말했듯, 유일한 무패의 팀이다.

[프리메라리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혹은 레알 마드리드

 좋은 무기, 더 좋은 방어구의 완벽한 조화.

좋은 무기, 더 좋은 방어구의 완벽한 조화. ⓒ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공식 홈페이지


라리가의 2강 체제도 이제는 옛말이다. 레알 마드리드와 승점에선 동률이지만 득실차에 앞서 1위로 올라선 팀은 바르셀로나가 아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다. 7경기를 치르는 동안 2골만 허용하는 탄탄한 수비력을 보여주었다. 리그 내 최소 실점일 뿐만 아니라 유럽의 주요 리그로 기록을 살펴봐도 압도적이다. 분데스리가의 정점에 있는 뮌헨이 6경기를 치르면서 2실점을 기록했을 뿐이다. '공격을 잘하는 팀은 승리하지만, 수비를 잘하는 팀은 우승한다.'라는 축구계 명언처럼 실리적이고, 효율적인 축구를 구사하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의 무패행진은 조금 아쉬운 느낌이 든다. 최근 성적이 명성에 다소 못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레알 마드리드쯤 되는 클럽이 라스팔마스나 에이바르를 상대로 승점 3점을 획득하지 못한 부분은 두고두고 아쉬울 것이다. 일명 BBC 라인으로 일컬어지는 베일과 벤제마, 호날두의 화력이 약해진 부분도 한몫했다. 벤제마는 결정적인 기회를 놓치며 최근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부상에서 회복한 호날두 역시 전성기의 기량에 비해서는 잠잠하기만 하다. 바이백 조항을 이용하여 데려온 모라타 역시 깊은 인상을 심어주지는 못했다. 아직 바르셀로나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리그에서 만난 적이 없는 레알 마드리드가 언제까지 무패행진을 이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

 2년 연속 득점왕에 도전하는 레반도프스키.

2년 연속 득점왕에 도전하는 레반도프스키. ⓒ 바이에른 뮌헨 공식 홈페이지


압도적이다. 6경기에서 얻은 승점과 득점이 같다. 게임에서나 나올 만한 기록이다. 분데스리가는 유럽 축구 리그 중에서 패배가 없는 팀이 가장 많다. 1위 뮌헨뿐만 아니라 4위 쾰른, 5위 라이프치히, 7위 호펜하임까지 아직 패배하지 않았다. 그러나 모두 무용지물이다. 뮌헨을 제외하면 6라운드까지 치러진 현재 승리보다 무승부가 많거나 같다. 어차피 뮌헨을 만나면 진다. 도르트문트와 우승을 번갈아서 하던 시절이 있었지만, 어느덧 4년 연속 정상에 올랐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과르디올라 감독이 맨시티로 적을 옮겼지만, 그에 못지않은 안첼로티 감독이 부임했고, 주축 선수들이 건재한 가운데 킴미히나 산체스와 같은 영건들의 활약까지 더해져 적수가 없을 전망이다.

[리그앙] 니스

 부활하는 발로텔리, 도약하는 니스.

부활하는 발로텔리, 도약하는 니스. ⓒ 니스 공식 홈페이지


사실 지금까지는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는 시나리오였다. 하지만 프랑스에서 대반전이 벌어졌다. PSG도, 모나코도 1위가 아니다. 전통의 강호 리옹이나 마르세유도 역시 아니다. 지금까지 리그에서 중위권 혹은 중상위권을 유지해오던 니스의 초반 돌풍이 매섭다. 아직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으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어떤 이들은 검은색과 붉은색 줄무늬가 섞인 유니폼을 입은 발로텔리의 활약에 AC밀란을 떠올릴 수 있다. 하지만 그가 활약하는 무대는 프랑스였고, 이번 시즌을 앞두고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완벽히 부활한 모습이다. 5골을 기록하며 팀 내 최다 득점자에 이름을 올렸다. 모나코와 PSG가 니스의 뒤를 바짝 쫓고 있지만, 앞으로의 일정상 리옹 전만 잘 넘긴다면 1위를 계속 유지할 전망이다.

그 밖에 네덜란드 에레디비시서는 가장 압도적인 기록이 나왔다. 8라운드까지 마친 현재 페예노르트는 8경기에서 전승을 하며 승점 24점을 획득했다. 8경기를 치르는 동안 23득점을 하면서 2실점밖에 하지 않는 등 공수에서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국내로 눈길을 돌리면 전북이 있다. 최근 논란의 중심에 있긴 하지만 경기력 자체만 놓고 보았을 때는 분명 작년보다 한층 더 강해졌다. 시즌이 끝나면 리그마다 우승팀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과연 이번 시즌 여러 팀의 추격을 뿌리치고 무패우승팀이 나올 수 있을지 주목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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