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카타르와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3차전은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우리 대표팀이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설 뿐 아니라 A조에서 가장 강력한 경쟁 상대들(이란, 우즈베키스탄) 역시 카타르를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 특히, 우리나라는 지난 9월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1, 2차전에서 좋지 못한 경기력으로 큰 비판을 받았기 때문에 반전의 계기가 필요하다.

물론 카타르도 만만히 볼 수 있는 상대는 아니다. 지난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도 같은 조에 속해 홈(2-1)과 원정(4-1)에서 모두 승리를 챙겼지만, 그 과정은 쉽지 않았다. 지난 9월 시리아와의 경기에서 침대축구에 고전했듯이, 그보다 강력한 침대전술을 구사하는 팀이 카타르이기 때문에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카타르의 전력도 4년 전에 비해 강해졌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에서 중국, 홍콩, 몰디브, 부탄과 한 조에 속해 7승 1패로 최종예선에 진출했다. 유일하게 패배했던 중국과의 마지막 경기는 최종예선 진출을 확정한 상태에서 치른 경기였기 때문에 사실상 완벽함에 가까운 성적으로 최종예선에 진출한 것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카타르가 상대한 2차 예선 팀들의 전력이 굉장히 약했기 때문에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실제로 카타르는 지난 2015 호주 아시안컵에서 이란, UAE, 바레인과 한 조에 속해 8강 진출을 자신했지만, 3전 전패로 대회를 일찌감치 마무리했었다. 지난 9월 최종예선 1, 2차전 역시 이란과 우즈베키스탄에 모두 패하면서 현재 A조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래도 방심은 절대 금물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4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 카타르 원정 경기에서는 4-1 대승을 거뒀지만, 홈에서 열린 경기에서는 종료 직전 터진 손흥민(24, 토트넘 홋스퍼)의 극적인 결승골에 힘입어 2-1로 간신히 승리를 챙겼던 기억이 있다.

    지난 5월 19일(한국 시각)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강호 비야레알에 입단한 카타르 축구 신동 아크람 아피프

지난 5월 19일(한국 시각)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강호 비야레알에 입단한 카타르 축구 신동 아크람 아피프 ⓒ 비야레알 공식 홈페이지


2022년 월드컵을 향한 투자와 신구조화

카타르는 과거 마구잡이식으로  다른 나라의 선수를 귀화시키던 때와 달리 자국에서 열리는 2022년 월드컵을 대비해 유소년과 20대 초반 선수들에게 집중적인 투자를 감행하고 있다. 카타르 정부가 직접 나서 유럽의 하부리그 팀들을 매입하고, 유망주들을 그 팀에 불러들여 풍부한 경험을 쌓게 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선수가 공격수 아크람 아피프(19, 스포르팅 히혼)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세비야와 비야레알의 유소년 팀에서 성장했고, 카타르 국영 기업인 아스파이어 파운데이션이 사들인 벨기에 2부 리그 유펜에서 본격적으로 경기에 나서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지난 2015·2016시즌에는 유펜 소속으로 16경기에 나서 6골을 기록하며 팀의 승격을 이끌었다.

그리고 올해 5월 카타르 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비야레알에 입단하면서 잠재성과 실력을 인정받았다. 비록 훈련을 통해 감독의 눈에 들지 못하며 스포르팅 히혼으로 임대를 떠나기는 했지만, 완전이적조항이 없는 1년 임대라는 측면에서 보면 그에 대한 기대는 매우 커 보인다.

카타르 귀화 정책 1세대 선수이자 센추리클럽에도 가입한 우루과이 출신 스트라이커 세바스티안 소리아(33, 레크위야 SC), 브라질 태생의 미드필드 루이스 주니오르(27, 레크위야 SC)와 로드리고 타바타(35, 알 라이안), 카타르 태생이자 대표팀 주장이기도 한 공격의 핵심 하산 알 하이도스(25, 알 사드) 등도 아시아 무대에서만큼은 실력을 인정받는 선수들이기 때문에 항상 경계해야 한다.

    최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맹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에이스' 손흥민.

최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맹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에이스' 손흥민. ⓒ 대한축구협회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은 역시 '침대축구'

카타르가 우리나라와의 원정경기에서 사용할 전술은 뻔하다. 극단적인 수비를 선보일 것이고, 최대한 시간을 끌면서 무승부를 노릴 것이 확실하다.

결국, 우리가 잘해야 한다. 최근 잉글랜드 무대를 평정하고 있는 손흥민과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아주 오랜만에 골맛을 본 지동원(25, 아우크스부르크), K리그에서 최고의 몸 상태를 선보인 김신욱(28, 전북 현대) 등 우리 공격진이 빠른 시간 내에 득점에 성공해야 한다. 지난 시리아전과 마찬가지로 득점에 실패하고, 상대의 의도적인 시간 끌기로 인해 경기 흐름이 자주 끊긴다면, 그에 알맞은 전술 변화와 전략도 필요해 보인다.

카타르는 지난 9월 이란 원정에서 좋은 경기 내용을 선보였다. 원정경기였음에도 전혀 위축되지 않았고, 후반 45분까지 0-0 무승부를 기록하고 있었다. 추가 시간에 골키퍼의 실수가 나오지 않았더라면, 이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승점을 챙길 수도 있었다. 우즈베키스탄과의 2차전 홈경기 역시 후반 막판 극적인 골을 내주며 패하기는 했지만, 견고한 수비와 날카로운 역습으로 막판까지 승부의 향방을 모르게 했다.

다만, 카타르 선수들이 쉽게 흥분한다는 점과 수비진의 집중력이 약하다는 점은 우리 공격진이 참고해야 할 필요가 있다. 장신인 석현준(25, 트라브존스포르)이나 김신욱이 상대 수비진과 지속해서 몸싸움을 해줘야 하고, 손흥민과 이청용(28, 크리스털 팰리스), 지동원 등이 수비 뒷공간을 쉼 없이 노려야 한다. 득점력이 좋은 구자철(27, 아우크스부르크)과 3선의 기성용(27, 스완지시티)도 과감한 패스와 창의적인 모습으로 카타르 수비진에 혼란을 가중할 필요가 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만나는 가장 어려운 상대인 이란과의 원정 경기 이전에 카타르전 승리가 절실하다. 우리 대표팀이 반드시 승리해야 했던 시리아전에서 무승부를 기록했기 때문에 더 이상의 졸전은 월드컵 진출 실패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철저한 준비와 경기에 대한 집중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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