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이하 한국 시각), 한국인 메이저리그 선수들은 모두 경기에 나오지 않고 휴식을 취했다(재활 선수 제외). 다만 이들이 휴식을 취했던 배경은 제각기 달랐다. 이대호(시애틀 매리너스)는 3경기 연속 선발 출전 후 체력 안배 차원에서 휴식을 취했다.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역시 부상에서 막 회복한 그를 무리시키지 않는다는 클린트 허들 감독의 지침에 따라 휴식을 취할 예정이었다. 다만 이 날 경기는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피츠버그에 내린 비로 인하여 취소되는 바람에 경기 자체가 열리지 않았다.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의 경우는 소속 팀의 경기가 없는 날이었다. 탬파베이 레이스와 홈 4연전을 치렀던 트윈스는 7일 하루 휴식을 취한 뒤, 마이애미 말린스와 보스턴 레드삭스를 상대로 홈 6연전, LA 에인절스를 상대로 원정 3연전, 그리고 다시 홈으로 돌아와 뉴욕 양키스와의 홈 4연전이 휴식 없이 이어져 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홈 3연전을 치렀던 오승환의 소속 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역시 경기가 없었다. 카디널스는 6월 초 휴식이 다소 많은 편으로, 자이언츠와의 홈 3연전 전후가 모두 원정 경기로 하루 씩의 휴식이 주어졌다.

휴식 후 카디널스는 신시내티 레즈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를 상대하는 원정 6연전이 예정되어 있다. 카디널스의 6월 잔여 홈 경기는 7경기로 모두 인터리그 경기다.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2경기, 텍사스 레인저스와 3경기 그리고 미주리 주 연고지 라이벌인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홈 앤 어웨이 4연전(홈 2경기)이다.

이대호(시애틀 매리너스)의 경우는 3경기 연속 선발로 출전한 뒤 체력 안배 차원에서 휴식을 취했다. 다만 이 날 이대호를 대신하여 6번 타자로 출전한 1루수 아담 린드는 3타수 무안타 1볼넷 2삼진에 그치며 타율이 0.241로 떨어졌고, 팀은 4연패에 빠졌다.

김현수 2경기 연속 결장, 왼손 투수 상대로 리카드 출전

'잘 쳤는데' 미국 프로야구 볼티모어 오리올스 김현수가 지난 3월 5일 오후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마이어스 센추리링크 스포츠콤플렉스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미네소타 트윈스의 경기 1회초 2사, 우완 어빈 산타나의 공을 받아치고 있다. 타구는 1루 쪽 깊숙한 곳으로 이동하는 시프트(변형 수비)를 펼친 미네소타 2루수 브라이언 도지어의 글러브에 빨려 들어갔다. 박병호는 2타수 무안타 1득점, 김현수는 4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미국 프로야구 볼티모어 오리올스 김현수. ⓒ 연합뉴스


최근 입지를 확보한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는 6일과 7일 2경기에 모두 나서지 않았다. 최근 조이 리카드를 밀어내고 꾸준히 선발로 출전하던 김현수였기에 2경기 연속 결장이 다소 어색하기도 했다. 다만, 이 문제는 상대 팀의 선발투수에 따른 감독의 선택이었음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 이해가 되는 부분이긴 했다.

6일 경기에서 오리올스가 홈에서 상대했던 뉴욕 양키스의 선발투수는 베테랑 왼손 투수 CC 사바시아였다. 사바시아의 통산 성적 217승 133패 평균 자책점 3.67로 현역 왼손 투수들 중 최다승 투수이며 통합 2위다(현역 통합 1위 바톨로 콜론 222승).

2013년부터 3년 동안 부진에 빠져 300승 달성 가능성이 점점 멀어지던 사바시아는 알콜 중독을 극복하고 돌아온 올해 3승 4패로 승수는 다소 부족하지만 평균 자책점 2.58로 부활의 기미를 보이고 있었다. 6일 경기에서도 승리를 따내진 못했지만 5이닝 2피안타 6볼넷 1사구 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7일 경기에서 오리올스는 전년도 월드 챔피언 팀인 캔자스시티 로열스를 만났다. 이날 로열스 선발투수는 역시 왼손 투수 대니 더피였다. 에딘슨 볼케스(우)-더피(좌)-요다노 벤추라(우)-이안 케네디(우)-크리스 영(우)으로 이어지는 로테이션에서 알 수 있듯이 로열스의 유일한 왼손 선발투수였다.

이에 우투좌타였던 김현수가 이틀 연속 벤치에 앉고, 좌투우타인 리카드가 2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전날 3타수 1안타 1삼진을 기록했던 리카드는 이 날은 4타수 무안타 2삼진에 그쳤다.

4월 타율이 0.280으로 나름 선전했던 리카드는 4월 말부터 메이저리그 투수들을 상대로 한계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5월 타율 0.214를 기록하며 급추락했다. 이후 리카드는 김현수가 선발로 출전한 경기에서 경기 후반 대타로 나오거나 상대 선발투수가 왼손 투수일 경우에 한하여 선발로 출전하는 등 출전 기회가 크게 줄어들었다.

리카드는 6월 6경기(2선발)에서 8타수 1안타(0.125)로 극심한 빈타에 허덕이고 있다. 리카드의 부진은 5월 말에 들어와서 더 심각해졌는데, 최근 12경기로 범위를 확대하면 19타수 2안타(0.105)에 그치고 있다.

언론도 김현수 호평, 이제 풀 시즌 적응만 남았다

그러는 동안 김현수에 대한 현지 언론의 평가도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 스프링 캠프 때만 해도 각종 혹평으로 분위기를 만들어가던 지역 언론들도 점차 김현수에 대한 시선을 바꿔가고 있다. 현지 언론의 평가만큼 선수에게 좋은 칭찬은 없다.

볼티모어 현지 언론 < MASN >의 구단 전담 기자 쿠밧코는 스프링 캠프 시기에 작성한 스카우팅 리포트를 찢어버렸다는 표현을 통해 김현수에 대해 섣불리 판단을 내린 게 잘못됐다고 시인했다. 시범경기에서의 모습은 김현수의 진짜 모습이 아니었음을 인정한 것이다.

7일< MASN >는 김현수의 타석에 임하는 자세와 좌익수 수비 등 모든 면에서 기량이 향상됐다고 평가했다. '타석에서 자신감 있게 공을 맞히는 등 두려움이 사라졌다'는 표현까지 썼을 정도다.

물론 골드글러브 수준의 수비력에 기준을 둘 때 어깨의 힘이 평균 이하로 완벽한 수비수에 조금 부족하다는 점도 언급하긴 했다. 하지만 점차 향상되는 경기력을 언급하며 KBO리그 스타였던 그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칭찬을 덧붙였다. 최근 김현수의 홈런을 언급하며 속구에 약점을 보이지 않는다는 점까지 거론했다.

일단 오리올스의 벅 쇼월터 감독은 김현수와 리카드에게 모두 기회를 주고 있는 상황이다.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는 김현수에게 꾸준히 선발 출전 기회를 주고 있으며, 룰5 드래프트를 통해 메이저리그를 비로소 체험하는 루키 리카드에게도 비록 제한적이나마 플래툰으로서의 역할을 주고 있는 셈이다.

다만 최근 리카드의 부진이 점점 심각해지면서 리카드의 메이저리그 생존 문제도 수면 위로 떠오를 전망이다. 룰5 드래프트로 지명된 선수에 대해서는 그 첫 시즌에는 메이저리그 25인 로스터에 데리고 있어야 한다는 규정이 있지만 이 규정은 유망주에게 득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비슷한 사례는 금방 찾을 수 있다. 한국인 선수 최지만(LA 에인절스)의 경우 마이너리그 FA 계약을 통해 오리올스 산하 트리플A 노포크 타이즈에 입단할 예정이었지만 룰5 드래프트를 통해 에인절스 스프링 캠프에 참가했다. 규정에 의해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들어왔지만, 제한된 기회 속에서 자신의 잠재력을 충분히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최지만은 에인절스 선발진이 줄부상으로 이탈하며 로스터 조정이 필요해지자 자리를 내 줘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보통 메이저리그에 발을 내딛는 루키들은 최대 3시즌의 마이너리그 옵션이 있지만, 최지만이나 리카드 같은 룰5 드래프트 적용자들은 마이너리그 옵션을 적용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최지만은 지명 할당(Designed for Assignment) 과정을 통해 에인절스 산하 마이너리그 팀으로 가야 했다.

이학주(FA)의 경우도 룰5 드래프트는 아니지만 마이너리그 FA 계약으로 자이언츠와 계약할 때 6월까지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진입하지 못할 경우 옵트 아웃을 행사하는 조항을 넣었다. 하지만 그 역시 확실한 임팩트를 보여주지 못하며 FA 시장에 나오게 됐다.

이처럼 리카드 역시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할 경우 최지만이나 이학주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있다. 다만 오리올스에서는 아직 리카드에 대한 활용도가 있기 때문에 리카드를 플래툰으로라도 출전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김현수는 7일 현재 69타수 26안타(1홈런) 8볼넷으로 타율 0.377에 출루율 0.449를 기록하고 있다. 장타가 많지는 않지만 높은 출루율을 토대로 0.941의 비교적 높은 OPS(출루율+장타율)를 기록하고 있다. 출루 횟수에 비하여 삼진을 적게 당하는 편(10삼진)으로 오리올스가 기대했던 테이블 세터의 역할을 확실하게 해내고 있는 중이다.

김현수의 활약 속에 잠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2위로 떨어졌던 오리올스는 최근 다시 상승세를 타며 지구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팀의 상승세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김현수의 향후 활약도 계속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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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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