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 에스파뇰에 5-0 대승 지난 8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캄프 누 경기장, 바르셀로나의 스트라이커 리오넬 메시가 그의 팀 동료인 루이스 수아레즈, 네이마르와 함께 기뻐하고 있다.

▲ 바르셀로나, 에스파뇰에 5-0 대승 지난 8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캄프 누 경기장, 바르셀로나의 스트라이커 리오넬 메시가 그의 팀 동료인 루이스 수아레즈, 네이마르와 함께 기뻐하고 있다. ⓒ 연합뉴스/EPA


스페인 프로축구(프리메라리가) FC 바르셀로나(바르사)가 2년 연속 리그 정상에 올랐다. 바르는 15일(한국시각) 새벽 스페인 그라나다 누에보 로스 카르메네스서 열린 2015-2016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38라운드 최종전서 루이스 수아레스의 해트트릭을 앞세워 그라나다를 3-0으로 완파했다.

바르사는 이날 승리로 승점 91을 기록하며 레알 마드리드(승점 90)을 간발의 차로 제치고 리그 2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바르사의 통산 24번째 리그 우승(라 리가 역대 2위)이다.

바르사의 우승을 이야기하면서 역시 MSN(리오넬 메시-수아레스-네이마르) 트리오의 존재를 빼놓을 수 없다. 당대를 넘어 축구 역사상 최강의 공격조합으로 꼽히는 이 남미산 트리오는 올 시즌도 리그에서만 무려 90골을 합작하며 극상의 화력을 뽐냈다. 이는 MSN이 처음 결성된 2014-2015시즌의 81골보다 무려 9골이 더 증가한 기록이다. 라이벌로 꼽히는 레알 마드리드 BBC 트리오(카림 벤제마-가레스 베일-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올 시즌 76골을 뽑아낸 것을 훨씬 능가하는 기록을 남겼다.

112골 중 80%를 넣은 세 선수

올 시즌 바르셀로나는 올 시즌 총 112골(경기당 2.94골)로 레알(110골)을 제치고 리그 팀 득점 1위에 올랐으며, 이 중 80.4%에 해당하는 득점을 MSN 세 명이서 책임진 것이다. 바르셀로나와 레알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골을 넣은 아틀레티코가 61골에 불과하며 나머지 팀들은 모두 바르사-레알의 절반에도 크게 못 미치는 팀 득점에 그쳤다.

MSN의 위상 변화에서 주목할 부분은 수아레스의 약진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메시-네이마르에 이어 팀 내 득점 3순위(16골)에 그쳤던 수아레스는 올 시즌에는 무려 40골을 기록하며 단숨에 리그 득점왕(피치치)에 까지 올랐다.

특히 라 리가에서 2009년 이후 계속된 메시와 호날두의 득점왕 쌍두마차 체제를 8년 만에 깬 최초의 선수라는 점에 의미가 있다. 공교롭게도 '메날두 ' 시대가 열리기 전 마지막 라리가 득점왕도 수아레스의 우루과이 대표팀 대선배인 디에고 포를란이었다.

수아레스는 에이스 메시가 올 시즌 초반 부상으로 자리를 비웠음에도 폭발적인 공격력으로 바르사가 독주체제를 이어갈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시즌 막판 UCL 탈락과 리그 연패로 바르사가 위기에 처한 순간에도 특유의 몰아치기로 다시 팀을 구해낸 것 역시 수아레스였다.

리그 막바지 우승 경쟁이 치열해진 34라운드 이후로만 매 경기 골을 뽑아낸 수아레스는, 데포르티보와 스포르팅 히혼전에서 2경기 연속 4골을 터뜨린 것을 포함해 레알 베티스전 1골, 에스파뇰 전 2골, 그라나다전 3골로 마지막 5경기에서만 무려 14골을 몰아치는 괴력을 선보였다. 득점왕 3연패를 노리던 호날두는 올 시즌 33골로 2위에 머물렀다.

또한, 수아레스는 득점뿐 아니라 도움도 17개로 선두에 오르며 양대 부문을 모두 석권했다. 여기에 UCL(8골)과 국왕컵(5골)을 포함하면 각종 대회에서 총 53골을 올린 수아레스는 생애 최초로 한 시즌 '꿈의 50득점' 고지를 돌파했다. 수아레스의 종전 한 시즌 최다득점 기록은 네덜란드 아약스 시절이던 2009/10시즌 기록한 49골이었다.

이로써 수아레스는 네덜란드와 잉글랜드(리버풀)에 이어 스페인까지 3대 리그에서 모두 득점왕을 휩쓰는 기록도 세웠다. 올 시즌만 놓고 보면 수아레스가 메시와 네이마르를 제치고 실질적인 바르사의 에이스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메시와 네이마르의 활약도 여전했다. 메시는 부상으로 올 시즌 다소 주춤했음에도 26골 16도움을 기록하며 변함없는 클래스를 과시했다. 네이마르 역시 24골 12도움을 기록하며 제 몫을 다했다. MSN은 올해 득점 상위 5걸(나머지 2명은 레알의 호날두-벤제마)에 모두 이름을 올렸다.

이들 3인방은 그라운드 위에서의 상생과 조화는 물론이고 사적으로도 깊은 우애를 다지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팀 동료 이상을 넘어선 친분으로 다져진 신뢰가 경기장에서의 호흡에도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고 있는 셈이다. 바르사의 메시의 등장 이후 다양한 공격조합(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사무엘 에투, 티에리 앙리, 다비드 비야, 호나우지뉴, 알렉시스 산체스, 페드로 로드리게스)이 거쳐 갔지만 그중에서도 지금의 MSN이 역대 최고로 꼽히는 이유다.

MSN을 언제까리 라 리가에서 볼 수 있을까

바르사는 MSN를 앞세워 최근 리그 2연패를 비롯하여 라 리가 역대 최다우승팀인 레알(31회)과의 격차를 7회로 좁혔다. 특히 메시가 1군에 올라선 04/05시즌부터 계산하면 최근 12년간 무려 8번이나 라 리가를 석권하며 구단 역사상 최고의 전성시대를 이어가고 있다.

이 기간 바르사 말고 우승컵을 들어 올린 팀은 레알(3회)과 아틀레티코(1회)에 불과하며 두 팀을 합쳐도 바르사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 스페인 축구를 흔히 양강 혹은 3강 체제라고 하지만, 최근 리그 우승기록만 놓고 보면 바르사의 절대 1강 체제가 굳건한 셈이다. 여기에 바르사는 올 시즌 국왕컵(코파 델 레이)에서도 결승에 올라 23일 세비야와 결승전에서 승리하면 2관왕이 가능하다.

모든 면에서 흠잡을 데 없는 최고의 시즌을 보낸 것 같지만 아쉬움은 남았다. 지난 2014-2015시즌에 이어 전대미문의 2연속 트레블(3관왕)이라는 새로운 역사에 도전했던 바르사지만 UCL 8강에서 아틀레티코의 벽에 막혀 탈락했다.

이 패배의 후유증으로 리그에서도 한동안 연패에 빠지는 등 하마터면 레알과 아틀레티코에게 역전 우승을 내줄뻔한 아찔한 순간을 맞이하기도 했다. MSN의 화력은 세계 최강이지만 역설적으로 강팀을 만났을 때 이들 3인방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것은 아킬레스건으로 남았다. 이는 다음 시즌 이들의 부담을 덜어줄 벤치 보강이라는 숙제도 남겼다.

한편으로 그라운드 내에서 환상적인 모습과는 달리 MSN은 올 시즌 경기 외적에서는 각종 구설수로 체면을 구기기 다반사였다. 메시와 네이마르는 나란히 탈세 혐의에 연루되며 곤욕을 치렀다. 그동안 슈퍼스타치고는 조용하고 모범적인 사생활로 호평받던 메시와 네이마르의 이미지는 순식간에 바닥으로 곤두박질쳤고 많은 팬은 큰 실망감을 느껴야 했다. 결과적으로 이 사건으로 인하여 오랫동안 시달린 메시와 네이마르가 시즌 후반기로 갈수록 축구에만 집중하기 어려워지는 상황을 초래했고, 지금도 꾸준한 이적설이 발생하는 빌미가 되고 있다.

또한, 10대 후반부터 매년 소속팀과 대표팀을 오가는 강행군을 이어온 메시는 해마다 조금씩 잦아지는 잔 부상과 활동량으로 벌써 조금씩 노쇠화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따금 돌출행동을 저지르는 네이마르와 수아레스는 상대 선수를 고의로 가격하는 등 비신사적인 행동으로 여러 번 구설에 올랐다. 실력은 여전하지만, MSN의 이미지를 바라보는 팬들의 시각이 예전만큼 호의적이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일각에서는 MSN이 가까운 시기에 해체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는 전망이다. 최근 바르사가 홈구장 캄프 누 증축 계획을 밝힌 데다, MSN의 높은 몸값으로 인하여 재정적 부담이 만만찮다. 특히 탈세 혐의와 구단과의 재계약 난항으로 MSN 중 가장 입지가 불투명해진 네이마르를 이적시장에 내놓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꾸준히 거론되어왔다. 메시 역시 옛 은사인 과르디올라 감독이 다음 시즌 부임하는 맨시티 이적설이 끊이지 않는다.

물론 현실적으로 성사될 가능성은 작지만, 축구에서 미래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일이다. 다음 시즌 이후에도 건재한 MSN의 모습을 누 캄프와 라 리가에서 계속 볼 수 있을까.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축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