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승 달성한 김태형 두산 감독 지난 11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인천 SK 와이번스와 서울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7-3으로 승리해 100승을 달성한 김태형 두산 감독이 선수들과 구단 관계자들에게 축하받고 있다.

▲ 100승 달성한 김태형 두산 감독 지난 11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인천 SK 와이번스와 서울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7-3으로 승리해 100승을 달성한 김태형 두산 감독이 선수들과 구단 관계자들에게 축하받고 있다. ⓒ 연합뉴스


KBO리그에서 오랜만에 감독 부문에서 의미 있는 기록이 나왔다. 디펜딩 챔피언 두산 베어스가 지난 11일 경기에서 승리하면서 김태형 감독이 통산 100승을 달성했다. 역대 최소 경기 부문에서는 공동 2위에 올랐다.

인천 남동구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렸던 SK 와이번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두산은 감독의 통산 100승이 걸려 있던 경기에서 승리하기 위해 총력을 다했다. 선발투수 마이클 보우덴이 초반에 힘이 많이 들어가 고전했음에도 불구하고 7이닝 5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하면서 쉽게 승리할 수 있었다(99구).

보우덴과 호흡을 맞췄던 포수 양의지가 타선에서는 가장 큰 활약을 했다. 보우덴이 무실점으로 호투하면서 결승 타점은 3회 초 허경민의 몫이었다. 그러나 양의지는 4회 초 솔로 홈런과 6회 초 연타석 홈런을 날리며 신들린 타격감을 선보였다.

이후 양의지는 8회 초 안타로 출루하여 득점 추가 그리고 9회 초 외야 희생 플라이를 통한 타점까지 추가했다. 도합 4타수 3안타 3타점 3득점으로 가장 큰 활약을 한 것이다. 이 외에도 민병헌이 5회 초 투런 홈런으로 힘을 보탰다.

전년도 6위 팀을 감독 첫 해에 챔피언으로 이끈 김태형

사실 두산은 2013년 한국 시리즈 준우승에도 불구하고 김진욱 전 감독이 경질되었다. 그리고 영입되었던 송일수 전 감독 시절 두산은 128경기 59승 1무 68패로 6위까지 추락하고 말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SK 와이번스 코치로 있었던 김 감독이 영입되었다.

준우승팀에서 하위권으로 추락한 상황에서 김 감독은 팀 케미스트리를 재건해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 그리고 두산은 2015년 정규 시즌 3위를 기록하며 2년 만에, 그것도 하위권 추락 바로 다음 해에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는 반등을 이뤄냈다.

그러나 두산은 2001년 챔피언 등극 이후 준우승만 무려 4번을 기록했다. 준우승 횟수에서 삼성 라이온즈에 이어 한화 이글스와 함께 공동 2위를 기록했던 팀이 두산이었다. 김경문 전 감독(현 NC 다이노스 감독)과 김진욱 전 감독도 팀을 효과적으로 이끌었지만, 우승의 문턱 앞에서 그것도 대부분의 한국 시리즈는 접전을 치른 끝에 우승에 아쉽게 실패한 사례가 많았다.

현역 마지막 시즌에 플레잉 코치를 겸하면서 본격적으로 지도자 생활을 했던 김 감독은 2001년부터 2011년까지 도합 11년을 두산 한 팀에서만 코치로 활동했다. 이를 통해 두산의 팀 컬러를 확실히 알고 있었고, 잠시 SK에 다녀오기도 했지만, 감독으로 부임한 첫해에 팀을 확실한 강팀으로 재건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김 감독은 감독 커리어 첫해에 소속 팀을 포스트 시즌에 올려놓았다. 단순히 포스트 시즌에 진출한 것이 아니라 준플레이오프에서 넥센 히어로즈를, 플레이오프에서 NC를 꺾으며 한국 시리즈까지 올랐다. 특히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NC에 2-16으로 대패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충격을 극복하며 5차전 접전 끝에 한국 시리즈에 진출한 것이 가장 큰 고비였다.

2015년 두산은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5승 11패로 압도적으로 밀렸다. 그러나 이는 외국인 베테랑 선발투수인 더스틴 니퍼트가 상당 기간 결장했던 점이 작용한 결과였다. 삼성의 입장에서는 저승사자나 다름없는 니퍼트가 가세한 두산은 1차전에서 패했지만, 2차전 니퍼트의 활약과 3차전 장원준의 호투 그리고 4차전 구원등판을 했던 노경은의 투혼 등에 힘입어 업셋 시리즈를 만들고 챔피언에 올랐다.

위기 속 노경은의 은퇴, 쉽지 않은 디펜딩 챔피언

노경은, '아주 좋아' 지난 2015년 10월 3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5프로야구 한국시리즈 4차전 삼성 라이온즈 대 두산 베어스 경기. 5회 초 1사 때 두산 투수 노경은이 삼성 김상수를 유격수 땅볼 아웃으로 잡은 후 박수를 치고 있다.

▲ 노경은, '아주 좋아' 지난 2015년 10월 3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5프로야구 한국시리즈 4차전 삼성 라이온즈 대 두산 베어스 경기. 5회 초 1사 때 두산 투수 노경은이 삼성 김상수를 유격수 땅볼 아웃으로 잡은 후 박수를 치고 있다. ⓒ 연합뉴스


디펜딩 챔피언이 되었으나 두산은 5월에 들어와서 4연패의 위기에 빠졌다. 게다가 2012년 및 2013년 두산 마운드의 주축으로 활약했던, 그리고 2015년 한국 시리즈에서 모친상의 슬픔을 딛고 보여줬던 투혼의 주인공 노경은이 돌연 은퇴를 선언하면서 팀 분위기가 더 크게 하락할 위기에 놓였다.

사실 노경은은 2015년에 임의탈퇴 형식으로 프로계를 떠난 임태훈과는 달랐다. 허리 통증이 고질병이었던 그리고 야구 외적인 문제로 스포츠계와 방송계에 충격을 안겨준 뒤 부진에 빠졌다가 임의탈퇴를 요청했던 임태훈과 달리 노경은은 모친상의 슬픔을 극복하고 돌아왔던 터였다.

큰 부상이 있었던 상황이 아니었고, 다만 개막 이후 부진했던 탓에 잠시 2군에서 컨디션을 가다듬은 뒤 선발이 아닌 구원투수로 역할을 바꿔 복귀하는 것이 두산의 계획이었다. 그런데 이러한 상황에서 노경은은 은퇴할 예정임을 통보했다.

처음에 두산은 며칠의 시간을 주면서 좀 더 생각하고 상의하기로 했다. 그러나 노경은의 뜻은 확고했다. 시즌이 시작된 지 1개월이 조금 넘었던 상황이었지만 결국 두산은 노경은의 뜻을 존중하여 KBO리그 사무국에 임의탈퇴 신청을 했다.

위기 상황 속에서 이뤄낸 최소 경기 100승 역대 2위

김태형 감독 '잘 안 풀리네' 지난 4월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6 프로야구 SK 대 두산 경기. 김태형 두산 감독이 8회 초가 끝난 후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는 선수들을 보며 생각에 잠겨있다.

▲ 김태형 감독 '잘 안 풀리네' 지난 4월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6 프로야구 SK 대 두산 경기. 김태형 두산 감독이 8회 초가 끝난 후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는 선수들을 보며 생각에 잠겨있다. ⓒ 연합뉴스


시즌 초반이었고, 나름 노경은에 대한 활용 방안을 놓고 팀 엔트리를 구성하던 김 감독에게는 분명 큰 충격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두산 선수들은 위기를 극복해나가고 있다. 4연패를 끊으면서 김 감독은 감독 통산 99승을 채웠다. 그리고 단 한 번의 도전 만에 100승에 성공했다.

이리하여 김 감독은 의미 있는 기록을 세웠다. 김 감독은 2015년 정규 시즌 144경기와 2016년 시즌 32경기를 합해 도합 176경기 만에 100승에 성공했다. 현 삼성 감독인 류중일(2012년 달성)과 동일한 기록이며, 최소 경기 역대 1위 기록으로는 2005년부터 감독 커리어를 시작한 선동열 전 감독(2006년 달성)이 있다.

그러나 선동열 전 감독과 류중일 감독은 감독을 시작하던 상황부터 어느 정도 팀이 상승세에 있었던 팀이었음을 고려해야 한다. 선동열이 수석코치 시절이었던 2004년 삼성은 한국 시리즈에 진출했던 상황이었고, 김응용 전 감독이 구단 사장으로 임명되면서 안정된 팀을 넘겨받았던 것이다.

어쨌든 선동열 감독은 역대 최소 경기 100승을 성공하는 등 삼성이 꾸준히 강팀으로 군림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놓았다. 그리고 당시 타격코치였던 류중일 감독이 그 역할을 전해 받았다.

공교롭게도 류중일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시즌부터 삼성은 4년 연속 통합 챔피언 및 2015년 정규 시즌에서도 1위를 차지하면서 그만큼 류 감독이 승수를 쌓는 데 걸리는 시간이 짧았다. 삼성이 독립된 구단 법인이 아니라 제일기획이 관리하는 다른 스포츠단과 같은 상황이 된 2016년이 고비인데, 공교롭게도 류 감독은 올 시즌이 감독 2번째 계약의 마지막 해이다.

김 감독은 준우승에서 6위로 추락했던 위기의 상황에서 감독을 맡았다. 그리고 그 위기를 추스르고 반등하는 데에는 그만큼 더 힘든 인내가 필요하다. 그러한 상황에서 김 감독은 최소 경기 역대 2위의 금자탑을 세운 것이다.

지금도 강한 팀을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는 김 감독의 여정은 이제 감독 커리어 2막으로 들어간다. 준우승 횟수 역대 2위에서 볼 수 있듯이 두산은 꾸준히 상위권 팀으로는 군림했지만 포스트 시즌에서는 번번이 한국 시리즈 챔피언 문턱에서 넘지 못하는 순간이 많았다.

KBO리그 초창기 해태 타이거즈(현 KIA 타이거즈)가 그러했고, 2000년대에 들어와서 현대 유니콘스, SK에 이어 삼성이 몇 년 동안 정상의 자리를 지켜왔다. 그러했던 것처럼 향후 몇 년 동안 정상의 자리를 지킬 김 감독의 행보를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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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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