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후예 김원석 작가

김원석 작가는 <태양의 후예>의 원작자이자 공동 집필자다. <태양의 후예>는 2011년 대한민국스토리공모대전에서 우수상을 받은 '국경없는 의사회'를 원작으로 만들어진 드라마다. ⓒ NEW


<태양의 후예> 하면 먼저 떠오르는 이름들이 있다. 배우 송중기, 송혜교, 그리고 김은숙 작가. 하지만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중요한 이름 하나 더, 바로 <태양의 후예>의 원작자이자 공동집필 작가인 김원석이다.

<태양의 후예>는 2011년 대한민국스토리공모대전에서 우수상을 받은 '국경없는 의사회'가 원작이다. 김원석 작가는 원작자이자 공동 집필자. 하지만 드라마의 스포트라이트는 히트메이커 김은숙 작가에게 집중됐다. 서운할 법도, 억울할 법도 하건만, 김원석 작가는 공동집필 과정과 결과물에 더없이 만족해했다.

19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김원석 작가를 만났다. 그는 "물론 원작은 내가 썼지만, 김은숙 작가가 들어오면서 많은 것들이 달라졌고, 전혀 다른 드라마가 됐다"고 말했다.

"공동 집필에 대해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시는데, 저희는 정말 같이 썼어요. 많은 회의를 거치면서 때로는 유시진(송중기 분)이 됐다가, 강모연(송혜교 분)이 되기도 하고, 아구스(데이비드 맥기니스 분)가 되기도 했죠."

<태양의 후예>엔 김원석 작가도 있지 말입니다

 시청률 30%를 돌파한 KBS 2TV <태양의 후예>는 100% 사전제작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태양의 후예>는 김원석 작가와 김은숙 작가의 협업 작품. 김원석 작가는 오랜 시간 토론하고 이야기하며 대본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 KBS


대본은 길고 긴 수다와 치열한 회의 끝에 나온 결과물을 종합해 정리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원작에서 나온 지진과 같은 재난이나 음모, 전염병 등 상황에선 김원석 작가의 의견이, 멜로나 인물들의 감정선에서는 김은숙 작가의 의견이 많이 반영되기도 했지만, 무 자르듯 '이건 내가', '이건 네가'라고 정리할 수 없을 정도였다고. 김원석 작가는 "가장 중요한 건 마지막을 누가 정리하느냐인데, 그건 김은숙 작가가 했다"면서 "여러 아이디어가 김은숙 작가의 손을 거치면 뭔가 알 수 없지만 설레는, 마법 같은 장면으로 변해 신기했다"며 김은숙 작가를 치켜세웠다.

"의견이 안 맞았다면 아직까지 대본을 쓰고 있었을지도 몰라요. 그만큼 오래 토론하고 이야기했죠. 기본적으로 최종 의사결정은 다수결이었어요. 김은숙 작가, 저, 그리고 보조작가 셋까지 다섯인데, 홀수라 다행이었죠. (웃음)"

김원석 작가는 "최종 투표는 철저히 1인 1표제"였다면서도 "메인작가 찬스가 좀 있긴 있었다, 김 작가님이랑 제가 끝까지 우기면 (2대 3이어도) 통과시켜주긴 했다"고 말했다. "너무 빠르다"는 보조작가진의 반대에도 두 메인작가가 밀어붙여 통과시킨 장면은 2부에서 유시진이 강모연네 집에서 데이트하는 장면이었다고.

"토 나올 정도로 토론하고, 설득하고, 타협하다, 마지막은 굉장히 기계적 민주주의인 다수결로 결정했어요. 그렇게 결과가 나오면 그 결과에 맞춰 함께 또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었죠. 이 모든 게 가능했던 건 김은숙 작가님이 이런 분위기를 만들어주신 덕이에요. 이번 공동작업을 통해 김은숙 작가님께 많이 배웠어요. 공동작업을 통해 저는 김 작가님을 존경했고, 김 작가님은 저를 존중해주셨어요."

"후회는 없지만, 반성은 한다"

'태양의 후예' 100% 사전 제작!  22일 오후 서울 논현동의 한 호텔에서 열린 KBS 2TV 공사창립특별기획 <태양의 후예> 제작발표회에서 김원석작가와 김은숙 작가가 배우 온유, 송중기, 송혜교, 김지원, 진구가 인사를 나누고 있다. <태양의 후예>는 지난해 6월 첫 촬영을 시작으로 6개월여간 전국 각지와 그리스 등에서 국내외 촬영을 마친 작품으로 절망과 고통 속에서 기적을 이루는 사람들의 사랑을 통해 인간의 가치를 생각해보고자 기획된 멜로드라마다. 24일 수요일 오후 10시 첫 방송.

지난 2월 열린 <태양의 후예> 제작발표회. 김원석작가와 김은숙 작가가 배우 온유, 송중기, 송혜교, 김지원, 진구가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이정민


각각의 장단점을 지닌 두 작가의 콜라보레이션은 말 그대로 '대박'을 터트렸다. 한국은 물론 아시아권을 휩쓸며 제2의 한류 붐을 일으키며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극 초반에는 군국주의-애국주의 논란, 후반에는 지나친 PPL과 개연성 없는 전개로 뭇매를 맞았다.

"우리나라는 국민의 절반이 군대를 경험했고, 나머지 절반도 가족, 친구 등 간접 경험을 하잖아요. 이런 나라에서 군인 캐릭터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고민이 많았죠. 그러다 특전사를 인터뷰했는데 그 친구의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라는 말이 기억에 많이 남았어요. 거기서부터 실마리가 풀렸어요."

김 작가는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에 목숨을 거는 이들이 있다면 그들의 명예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고 했다.

"재난, 전쟁과 같은 국가 비상사태에 군인과 국가는 어떠해야 하는지, 사람들은 어떤 군인과 국가의 모습을 보고싶어 하는지를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그런 이야기를 유시진이라는 그릇에는 담아볼 수 있을 것 같았어요. 하지만 드라마이기 때문에 어떤 분들에게는 불편하게 여겨졌을지 모르지만, 누군가는 이 드라마를 통해 위로받으셨으면 했어요."

특히 가장 논란이 됐던 국기게양식 장면에 대해 "군인에게 국기게양식은 일상적인 일이고, 그 속에서 생기는 멜로장면이라고 생각하며 썼다"고 말했다.

과도한 PPL은 어떨까. 김 작가는 "드라마를 만드는 일이 동그란 원을 만드는 거라고 한다면, 작가, 배우, 제작사, 스태프 등 여러가지 파이들이 붙어 원을 이룬다, PPL도 그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드라마에 해가 되지 않게, 시청자들이 재밌게 볼 수 있도록 썼어야 했는데, 보신 분들이 불편하셨다면 우리 드라마 제작환경에 대한 고민과 더불어 작가들이 더 잘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논란이 된 자동주행키스신에 대해서도 "멜로적인 상황에 어울릴 거라고 생각해 썼는데 과도하게 느껴졌다면 대본의 문제"라고 말했다.

김 작가는 "사전제작이라 더 완성도 있게 대본을 만들 수 있는 시간이 있었음에도 부족한 점이 많이 보였던 것 같다"고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제한된 시간 안에 여러 이야기를 하다보면 작가는 언제나 선택을 하게 돼요. 그 선택에 대해 정말 열심히 썼어요. 그래서 후회는 없지만, 반성은 하고 있습니다. 인물들의 감정선에 더 충실하지 못했던 것, 사연의 개연성에 대해 사려 깊지 못했던 부분. 종방 후 김은숙 작가님과 많이 이야기했었어요. 너무 큰 사랑 보내주셨는데, 아쉬움 남겨드려 죄송합니다."

"잘생기고 예쁘게 태어나준 송중기-송혜교에 감사"

 KBS 드라마 <태양의 후예>의 네 주인공. 왼쪽부터 송중기, 송혜교, 김지원, 진구.

김원석 작가는 대본을 더 빛내게 해준 배우들에게 감사와 찬사의 말도 잊지 않았다. 특히 두 주연배우인 송중기-송혜교 커플에게는 "이렇게 잘생기고 예쁘게 태어나줘 고맙다, (두 배우의) 부모님께도 감사드린다"는 위트있는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 KBS


유시진의 진심이 잘 전해지도록 강렬하고 멋지게 연기해준 송중기, 강모연이라는 쉽지 않은 캐릭터를 훌륭하게 연기해준 송혜교, 존재감만으로 멜로를 완성해준 진구, 여러 캐릭터와 훌륭한 케미로 극에 재미를 더해준 김지원까지. 그는 대본을 더 빛내게 해준 배우들에게 감사와 찬사의 말도 잊지 않았다. 특히 두 주연배우인 송중기-송혜교 커플에게는 "이렇게 잘생기고 예쁘게 태어나줘 고맙다, (두 배우의) 부모님께도 감사드린다"는 위트있는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태양의 후예>는 김원석 작가의 필모그래피에 영원히 남을 엄청난 히트작으로 기록됐다. 대본을 쓰며 "작가 인생에 가장 즐겁고 행복했고 제일 많이 웃었던 것 같다"는 김 작가. 그는 이제 JTBC <맨투맨> 집필에 한창이다. 톱스타의 경호원이 되는 다재다능하고 미스터리한 남자에게 벌어지는 일을 그린 드라마로, <치즈 인 더 트랩>의 박해진이 주연을 맡았다.

언젠가, 많은 이들이 궁금해하는 <태양의 후예> 시즌2는 제작될 수 있을까?

"정말 토 나오도록 열심히 만들어서 할 이야기는 다 한 것 같아요. 아무리 불사조라지만, 유시진은 비상 없는 부대에서 강모연과 행복한 삶을 살길 바랍니다."

 태양의 후예 김원석 작가

김원석 작가는 많은 이들이 궁금해하는 <태양의 후예> 시즌2에 대해 "정말 토 나오도록 열심히 만들어서 할 이야기는 다 한 것 같다, 유시진은 비상 없는 부대에서 강모연과 행복한 삶을 살길 바란다"고 답했다. ⓒ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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