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음악 예능이 온다. 지난 설 연휴에 파일럿 방송돼 호평받은 <판타스틱 듀오>가 정규 편성됐다. 가수와 일반인이 함께 꾸미는 꿈의 무대. <판타스틱 듀오>를 기획한 김영욱 PD는 "음악 예능의 홍수 속에서 마지막 남은 노른자는 '콜라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김영욱 PD는 11일 서울 양천구 목동 한 식당에서 열린 SBS <판타스틱 듀오> 기자간담회에서 "유튜브를 통해 영국의 제시 제이라는 가수가 자신의 히트곡을 노래방 애플리케이션에 올려 팬들과 호흡하는 이벤트를 접했는데, 그게 <판타스틱 듀오>의 모티브가 됐다"며 기획의도를 밝혔다. 하지만 '콜라보'라는 마지막 노른자위를 발견한 건 김 PD만이 아니었다. 지난 8일 첫 방송 된 MBC <듀엣 가요제>나 지난달 30일 첫 방송 된 SBS <신의 목소리>도 스타와 일반인의 콜라보 무대라는 포맷으로 구성됐기 때문이다.

<판타스틱 듀오>는 다르다

 <판타스틱 듀오>에서 멋진 듀엣 무대를 선보일 이선희와 규현

<판타스틱 듀오>에서 멋진 듀엣 무대를 선보일 이선희와 규현 ⓒ SBS


김영욱 PD는 "<판타스틱 듀오>의 일반인 출연자들은 가수나 연예인을 지망하는 이들이 아니"라며 <듀엣 가요제>와의 차이점을 설명했다. 이어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지원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췄다"면서 "우리 프로그램은 평범한 사람들이 출연에 비범한 추억을 만들고, 다시 자기 삶으로 돌아간다"고 덧붙였다.

또 "가수가 아닌, 노래를 섭외하는 것"이라는 차이점도 덧붙였다. 주인공은 가수가 아닌 가수의 노래와 그 노래를 부르는 일반인 출연자라는 것을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출연 가수가 느끼게 되는 감동은 덤이다. 김 PD와 최영인 CP는 "이선희와 김범수도 일반인들의 노래를 들으며 초심을 되돌아보게 돼 설렜다더라"고 전하기도 했다.

"김범수가 지난 파일럿 방송에서 김다미 양과 '끝사랑'을 노래한 뒤 수십 번 부른 노래인데 다미 양과 부르면서 첫 무대가 떠올랐다고 하더라. 일반인 파트너와 노래하며 가수에게도 설렘이 전해진 것이다. 가수 개인의 설렘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 생각할 수도 있지만, 굉장히 흐뭇했고 따뜻했다. 시청자에게도 전해지지 않을까 싶다." (최영인 CP)

주인공은 가수 아닌 노래와 일반인 출연자다

 지난 설 파일럿 방송에서 가장 큰 화제를 모은 팀은 '초혼'을 부른 장윤정-서병순 듀오였다.

지난 설 파일럿 방송에서 가장 큰 화제를 모은 팀은 '초혼'을 부른 장윤정-서병순 듀오였다. ⓒ SBS




김 PD는 <가요무대> 시청자들은 <인기가요>를 보지 않고, <7080 콘서트>를 보는 분들은 <스케치북>을 보지 않는 등 대중음악이 세대별로 소통되지 않는 현실에서 <판타스틱 듀오>가 이들을 한 데 묶을 수 있길 바란다는 소망도 드러냈다.

"스케줄 때문에 녹화 일정이 미뤄지기는 했지만 원래 첫 회에 남진이 출연할 예정이었다. 오른쪽 끝에 남진, 왼쪽 끝에 엑소가 앉아있는 그림이다. 엑소를 좋아하는 조카도, 남진을 좋아하는 부모님도 함께 TV를 시청하며 조카는 남진을, 부모님은 엑소를 알게 되는 거다. 그렇게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었다." (김영욱 PD)

이 자리에 함께한 이창태 SBS 예능본부장은 "지난 파일럿 방송에서 가장 화제가 된 듀오는 1등을 차지한 김범수와 어묵 소녀 김다미가 아니라 '초혼'을 부른 장윤정과 택시기사 서병순 씨였다"면서 "이들의 무대를 최고로 꼽는 이들이 많았지만, 이들이 가장 노래를 잘했던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판타스틱 듀오>는 경연의 형식을 띠고 있지만, '얼마나 노래 잘하는지 볼래?'가 아니"라면서 "가창력을 넘어 사람의 이야기, 그를 통해 따뜻함을 전하는 프로를 만들겠다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판타스틱 듀오>만의 차이점을 설명했다.

노래와 가창력을 넘어, 노래에 담긴 출연자들의 이야기와 꿈이 담긴 무대를 보여주고 싶었다는 이들. 넘쳐나는 음악 예능 홍수 속에서 엑소부터 남진까지, '세대 대통합'까지 꿈꾼다는 <판타스틱 듀오>의 판타스틱한 꿈은 이뤄질 수 있을까? 오는 17일 오후 4시 50분 첫 방송.

판타스틱 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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