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류현진·추신수, 미국서 일본 선수와 한솥밥  지난 2월 4일 시애틀 매리너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한 이대호는 팀 내 일본 선수에 한발 뒤진 채 스프링캠프를 시작했다.

일본인 우완 이와쿠마 히사시와 외야수 아오키 노리치카는 시애틀 25인 로스터에 포함돼 있다. 

왼 어깨 수술 후 부활을 노리는 LA 다저스 류현진은 올해 새로운 일본인 동료로 우완 투수 마에다 겐타와 선발 보직에서 자웅을 겨루게 됐다. 

텍사스 레인저스 외야수 추신수는 우완 선발 다르빗슈 유와 팀의 명운을 건 공수 주축 선수로 활약하게 된다.

▲ 이대호·류현진·추신수, 미국서 일본 선수와 한솥밥 지난 2월 4일 시애틀 매리너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한 이대호는 팀 내 일본 선수에 한발 뒤진 채 스프링캠프를 시작했다. 일본인 우완 이와쿠마 히사시와 외야수 아오키 노리치카는 시애틀 25인 로스터에 포함돼 있다. 왼 어깨 수술 후 부활을 노리는 LA 다저스 류현진은 올해 새로운 일본인 동료로 우완 투수 마에다 겐타와 선발 보직에서 자웅을 겨루게 됐다. 텍사스 레인저스 외야수 추신수는 우완 선발 다르빗슈 유와 팀의 명운을 건 공수 주축 선수로 활약하게 된다. ⓒ 연합뉴스


2016 메이저리그 정규 시즌 공식 개막인 4월 4일(아래 한국 시각)이 가까워지면서 스프링 캠프가 막바지로 접어들고 있다. 물론 이날에도 시범경기가 1경기 남아 있긴 하지만(시카고 컵스 vs. LA 에인절스), 정규 시즌 경기 3경기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2016시즌 막을 올린다.

공식 개막전은 선데이 나이트 베이스볼 게임으로 지정된 뉴욕 메츠와 캔자스시티 로열스의 인터리그 경기이다.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아메리칸리그로 옮겨온 2013년부터 인터리그가 특정 시기가 아닌 매일 열리는 경기로 전환되었고, 공식 개막전이 인터리그로 치러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게다가 이 두 팀은 지난 월드 시리즈에서 붙었던 팀들이 공식 개막전에서 다시 만나는 리턴 매치이다.

공식 개막을 열흘가량 앞둔 가운데 한국인 메이저리그 선수들도 각자의 팀에서 개막 로스터 25명에 들기 위해 시범경기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미 역할이 결정된 선수들도 있고, 치열하게 생존 경쟁을 벌이는 선수들도 있으며, 개막 로스터 진입이 이뤄지지 않은 선수들도 드러났다.

추신수와 박병호, 부상 등 이변 없으면 개막 로스터 합류

추신수, 첫날부터 라이브배팅  미국프로야구 텍사스 레인저스의 추신수가 지난 2월 24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프링캠프 첫날 훈련에서 투수가 던지는 볼을 치는 '라이브 배팅'을 하고 있다.

▲ 추신수, 첫날부터 라이브배팅 미국프로야구 텍사스 레인저스의 추신수가 지난 2월 24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프링캠프 첫날 훈련에서 투수가 던지는 볼을 치는 '라이브 배팅'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개막 로스터 진입이 스프링 캠프 개막 시점부터 확정된 선수는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이다. 2014년부터 레인저스와 7년 장기 계약을 맺었던 추신수는 팀의 사정으로 인하여 좌익수로 많이 출전한 계약 첫해를 제외하고 2015년부터 팀의 주전 우익수로 고정되었다.

2016년 팀에서 4번째로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추신수는 치명적인 부상 등의 이변이 없으면 개막전에 출전할 예정이다(2000만 달러). 25일에 열렸던 시범경기에서는 2루타와 볼넷 2개를 포함하여 5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했다. 타격감과 함께 추신수 특유의 선구안도 본궤도에 진입한 모습이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은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는 시범경기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맘껏 드러내고 있다. 13경기 이상 출전한 선수 중 타율이 브라이언 도저(0.308)에 이은 2위(0.300)이다.

또한, 박병호는 시범경기 홈런(3개)와 타점(12타점) 부문에서 팀 내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물론 시범경기에서의 성적이 정규 시즌의 성적과 100%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박병호는 그동안 트윈스가 원했던 공격력 보강에 있어 꼭 필요한 선수로 부각되고 있다.

트윈스의 폴 몰리터 감독은 박병호가 자신이 기대했던 것보다 더 잘하고 있음을 인정했다. 평균 구속이 빠른 메이저리그 투수들을 상대로 어려운 도전을 예상했지만, 지금까지는 잘 견디고 있다고 밝혔다.

'드디어 터졌다' 미네소타 트윈스 박병호가 3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 마이어스의 해먼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경기에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2회 말 1사 3루에 우전 적시타를 치고 있다.

▲ '드디어 터졌다' 미네소타 트윈스 박병호가 지난 3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 마이어스의 해먼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경기에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2회 말 1사 3루에 우전 적시타를 치고 있다. ⓒ 연합뉴스


당초 처음 계약할 때만 해도 넥센 히어로즈에서 주전 1루수로 뛰었던 박병호는 풀 타임 지명 타자를 맡을 예정이었다. 포수 타격왕 출신 조 마우어가 뇌진탕 후유증으로 1루수로 전향한 뒤 트윈스의 주전 1루수를 줄곧 맡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마우어의 타격이 빠르게 노쇠해지고 있어 언제까지 마우어에게 중심 타선의 역할을 기대할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이러한 시점에서 박병호의 활약으로 인하여 몰리터 감독은 1루수로 기용했을 때도 박병호가 잘하고 있음을 언급했다.

경우에 따라 박병호가 마우어와 1루를 나눠 맡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마우어는 포수 출신이라 왼손에 글러브를 끼고 수비를 하지만 타격을 할 때는 왼쪽 타석에서 경기에 임한다. 상대 선발투수가 왼손 투수일 경우에 마우어에게 휴식을 주고 다른 오른손 타자를 출전시키면서 박병호에게 1루를 맡길 가능성도 있다. 이렇듯 자신의 입지를 굳히고 있는 박병호 역시 부상 등의 이변이 없으면 개막전에 중심 타선으로 출전할 가능성이 크다.

류현진과 강정호, 부상만 회복되면 주전

류현진, 교정용 밴드 허리에 차고 캐치볼  미국프로야구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류현진이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캐멀백 랜치 볼파크에서 투구 때 오른손의 균형을 이루게 하는 교정용 밴드를 허리에 차고 캐치볼을 하고 있다.

▲ 류현진, 교정용 밴드 허리에 차고 캐치볼 미국프로야구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류현진이 지난 2월 25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캐멀백 랜치 볼파크에서 투구 때 오른손의 균형을 이루게 하는 교정용 밴드를 허리에 차고 캐치볼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부상으로 인하여 개막전 로스터에 포함되지 못하는 선수가 둘 있다. 선발투수 류현진(로스앤젤레스 다저스)과 내야수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그들이다. 두 선수 모두 40인 로스터 자격으로 스프링 캠프에는 참가했지만, 재활 중에 있어 정식 시범경기에 출전하지는 않고 있다.

류현진은 2015년 스프링 캠프에서 시범경기 2경기 등판을 끝으로 어깨에 이상을 느끼고 투구를 중단한 상태다. 시즌 중 복귀를 시도했지만, 통증이 사라지지 않아 구단 주치의인 닐 엘라트라체 박사로부터 어깨 관절경 수술을 받았고, 1년 동안 재활에 매진하고 있다.

물론 류현진은 현재 불펜에서 공을 던지고 있다. 공을 던지면서 어깨의 상태를 수시로 점검하고, 피칭과 휴식을 반복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의 복귀를 서두를 계획이 없으며, 준비되었을 때 마운드에 올리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류현진은 빠르면 5월 중 로스터에 복귀할 예정이다. 다저스는 브랜든 맥카시(토미 존 서저리 재활)와 브렛 앤더슨(허리 수술) 등 다른 많은 투수가 부상 및 재활 단계에 있으므로 류현진이 일단 건강하게 복귀하면 바로 선발 로테이션에 투입될 예정이다.

류현진이 없는 동안 다저스의 선발 로테이션은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를 필두로 일본인 투수 마에다 겐타, 베테랑 왼손 투수 스캇 카즈미어, 왼손 투수 알렉스 우드 등이 맡을 예정이며 때에 따라 마이너리그에 대기 중인 투수들을 임시로 활용할 예정이다. 잭 그레인키(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빠진 상황에서 선발 로테이션의 임팩트가 현저히 약해졌고, 류현진의 복귀를 절실히 기다리는 상황이다.

실전 감각 점검 무릎 부상에서 회복 중인 강정호가 지난 4일(현지시간)가 미국 플로리다주 브래이든턴 맥케니크 필드에서 에이스 게릿 콜을 상대로 라이브 배팅을 하고 있다.

▲ 실전 감각 점검 무릎 부상에서 회복 중인 강정호가 지난 4일(현지시간)가 미국 플로리다주 브래이든턴 맥케니크 필드에서 에이스 게릿 콜을 상대로 라이브 배팅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가을 수비 도중 주자와 충돌하며 치명적인 부상을 입었던 강정호는 그 날 바로 수술을 받고 재활에 들어갔다. 상당한 회복 단계에 올라온 강정호는 현재 정식 시범경기에는 출전하지 않고, 마이너리그 선수들이나 타격감을 조율하는 일부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훈련을 목표로 시행하는 마이너리그 연습 경기에 나서고 있다.

미국 스포츠 전문 주간지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에서는 피츠버그에 대한 전망 부분에서 강정호가 팀에서 가장 저평가 받는 선수이며 주전으로 600타석 이상 출전할 경우 20개 이상의 홈런을 칠 가능성이 있음을 언급했다.

강정호는 이미 라인업에서 중요한 선수 중 하나로 평가되고 있다. 주전 유격수 조디 머서는 공격형인 강정호에 비해 파워가 부족한 수비형 유격수였고, 강정호가 부상으로 이탈한 뒤 피츠버그의 공격력은 확실히 약해진 모습이었다. 강정호가 빠진 뒤 피츠버그는 정규 시즌 승률 2위였음에도 불구하고 포스트 시즌 1라운드인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 시카고 컵스에게 패하고 말았다.

강정호는 4월 중순 라인업에 복귀할 예정이다. 다양한 전술 활용을 시도하는 클린트 허들 감독은 수비력이 좋은 머서와 공격력이 좋은 강정호를 둘 다 활용하길 원했다. 이에 일단 강정호가 복귀하기 전까지 베테랑 내야수 데이비드 프리즈에게 3루수를 맡길 예정이다.

강정호가 복귀한 뒤에는 머서가 유격수로, 강정호가 3루수로 주로 출전한다. 그리고 프리즈는 존 제이소와 함께 상대 선발투수에 따라 출전하는 플래툰 1루수를 맡을 가능성이 크다. 물론 지난 시즌처럼 머서가 휴식을 취하면 강정호가 유격수 수비를 맡을 가능성도 있다.

김현수와 오승환, 아직 경쟁은 끝나지 않았다

힘겨운 첫 안타로 가는 길 미국 프로야구 볼티모어 오리올스 김현수가 지난 5일 오후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마이어스 센추리링크 스포츠콤플렉스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미네소타 트윈스의 경기 3회 초, 선수타자로 나와 땅볼을 치고 아웃된 뒤 더그아웃에 앉아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경기에서 박병호는 2타수 무안타 1득점, 김현수는 4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 힘겨운 첫 안타로 가는 길 미국 프로야구 볼티모어 오리올스 김현수가 지난 5일 오후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마이어스 센추리링크 스포츠콤플렉스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미네소타 트윈스의 경기 3회 초, 선수타자로 나와 땅볼을 치고 아웃된 뒤 더그아웃에 앉아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경기에서 박병호는 2타수 무안타 1득점, 김현수는 4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 연합뉴스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는 스프링 캠프 초반에 방망이로 공은 맞혔지만 모두 상대 수비수에게 가는 등 안타를 치지 못하며 부진했다. 이에 지역 언론인 <볼티모어 선> 등에서 오리올스가 개막 전에 대안을 생각해야 한다는 등 김현수에 대한 혹평을 쏟기도 했다.

김현수의 현재까지 시범경기 성적은 14경기 40타수 8안타 2타점 3득점으로 타율 0.200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최근 7경기에서 19타수 8안타(0.421)를 기록하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시즌 강정호가 그랬듯이 김현수도 서서히 메이저리그에 적응해가고 있으며 일단 오리올스가 원하던 콘택트에 주력하고 있다.

홈런에서는 거포들이 즐비한 오리올스이기 때문에 김현수는 일단 팀 동료들의 공격 흐름을 이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김현수는 내야수 페드로 알바레즈 등과 함께 마이너리그 연습 경기에 출전하여 타격감을 조율하고 있다. 정식 경기가 아니라 특정 선수들이 여러 번 타석에 들어설 수 있어 많은 팀이 일부 선수들을 이러한 방식으로 타격감을 올릴 수 있게 도와주고 있다.

벅 쇼월터 감독이 김현수를 잠시 마이너리그 연습 경기에 보낸 이유는 타석에 좀 더 많이 나가서 스윙 밸런스를 찾으라는 뜻이 있었다. 김현수는 26일부터 다시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 출전할 예정이며 남은 시간 동안 개막 로스터에 들어가기 위해 다른 선수들과 경쟁하게 된다. 경쟁에서 살아남으면 김현수는 좌익수 겸 2번 타자를 맡을 가능성이 크다.

오승환은 적응중 미국프로야구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우완 오승환이 25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 로저 딘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프링캠프 공식훈련에서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 오승환은 적응중 미국프로야구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우완 오승환이 지난 2월 25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 로저 딘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프링캠프 공식훈련에서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 연합뉴스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역시 시범경기 초반에는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며 좋은 흐름을 보였다. 현재까지 7경기 7.2이닝 5피안타 2실점으로 평균 자책점 2.35를 기록하고 있다. 카디널스 주요 구원투수 중 조나단 브록스턴(8이닝) 다음으로 2번째로 많은 이닝을 소화하며 많은 기회를 얻고 있다.

그러나 오승환은 이 5개의 피안타가 최근 3경기에서 모두 나왔다는 점이 불안하다. 약점이 한 번 노출되면 큰 타구 한 방에 평균 자책점이 치솟을 수 있는 구원투수의 숙명이다. 부진했던 2경기에서 홈런 한 방과 볼넷 1개를 허용했는데, 이 경기의 내용을 점검하여 보완할 필요가 있다.

오승환이 개막 로스터에 포함될 경우 브록스턴 등과 함께 경기 후반 필승 조 역할을 하는 계투요원을 맡을 예정이다. 카디널스에는 시속 160km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보유한 주전 마무리 트레버 로젠탈이 있으므로 오승환이 그동안 KBO리그나 NPB에서 맡았던 마무리투수와는 다른 역할을 맡게 된 것이다.

이대호와 최지만은 생존이 목표

이대호 신나는 타격 연습 미국프로야구 시애틀 매리너스의 이대호(34)가 지난 2월 23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의 스프링캠프에서 타격 훈련을 하고 있다.

▲ 이대호 신나는 타격 연습 미국프로야구 시애틀 매리너스의 이대호(34)가 지난 2월 23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의 스프링캠프에서 타격 훈련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대호(시애틀 매리너스)는 마이너리그 초청 선수 신분으로 스프링 캠프에 참가했다. 그러나 초청선수임에도 시범경기 중 16경기에 출전하는 등 비교적 많은 기회를 얻고 있다. 현재까지 36타수 9안타 1홈런 4타점 4볼넷 10득점 등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알리고 있다. 타율 0.250에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한 OPS는 0.730이다.

그러나 이대호는 최근 4경기 11타수 1안타로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인다. 물론 부인의 둘째 출산을 지켜보기 위해 출산 휴가를 다녀왔던 점 등을 고려하면, 타격 리듬이 잠시 흔들렸을 수도 있다. 하지만 개막전 출전 명단 25명에 들기 위해서 좀 더 임팩트 있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

이대호의 경쟁자 중 한 명인 스테판 로메로는 현재 0.412의 타율에 7타점으로 기록적인 면에서 이대호보다 앞서있다. 또 다른 경쟁자 헤수스 몬테로는 타율 0.237에 머물고 있다. 이들 중 이대호와 로메로가 진입 가능성이 있다.

로메로에게는 아직 마이너리그 옵션이 남아 있으며, 베테랑 선수인 이대호는 메이저리그 진입에 실패할 경우 FA 시장에 나올 수 있는 옵트 아웃 권리가 있다. 설사 시애틀에서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진입하지 못하더라도 기회가 있다는 뜻이다. 시즌을 앞두고 돌발 변수로 인해 급하게 선수를 찾는 팀들이 나올 가능성에 대비해 최대한 존재감을 알려야 한다.

최지만(LA 에인절스)은 일단 25인 로스터에는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룰 5 드래프트를 통해 에인절스에 지명되었던 그는 이 규정에 따라 최소 90일 이상의 메이저리그 로스터를 보장받은 상태다.

에인절스가 최지만에 대한 보유권을 행사하기 위해선 메이저리그에 올려야 한다. 만일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룰 5 드래프트에 지명되기 이전 소속 팀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규정이 있기 때문이다. 시애틀 매리너스 산하 마이너리그 출신이었던 최지만은 룰 5 드래프트 지명 직전에 마이너리그 FA 계약으로 오리올스와 계약했고, 룰 5 드래프트로 인해 에인절스가 계약을 양도받은 상태다.

최지만이 개막 로스터에 합류하면 일단 주 포지션인 1루수 백업을 맡을 예정이다. 주전 1루수인 알버트 푸홀스의 뒤를 받치는 백업으로 활약하면서 때에 따라 외야 수비를 맡을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시범경기에서 일부 외야수로도 출전하면서 그 가능성을 열어 둔 상태다.

이학주와 이대은은 한 걸음 뒤에서 도전

유격수 이학주(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아쉽게 메이저리그 개막 로스터 진입에 실패했다. 최지만처럼 마이너리그 FA 자격이 되면서 자이언츠와 계약한 뒤 초청 선수로 시범경기에 참여했던 이학주는 지난 21일 일부 선수들과 함께 마이너리그 스프링 캠프로 이동했다.

크게 부진해서 마이너리그로 간 것은 아니었다. 자이언츠의 주전 유격수 브랜든 크로포드의 입지가 워낙에 탄탄했다. 대안 포지션인 2루수 자리도 조 패닉이 굳건히 버티고 있었다. 게다가 자이언츠는 주전 포수 버스터 포지가 수비 체력 부담을 덜기 위한 목적으로 1루수 출전을 병행하다 보니 백업 내야수가 애초에 2명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일단 이학주는 트리플A 주전으로 경기에 출전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학주도 옵트 아웃 권한이 있다. 6월이 될 때까지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들지 못하면 FA가 될 수 있는 조항을 계약에 넣었다. 마이너리그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 선수들이나 베테랑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초청 선수로 계약할 때 많이 쓰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학주가 2013년 전방십자인대 파열 이후 후유증을 겪었고, 이로 인해 기량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 이 때문에 이전 소속 팀인 탬파베이 레이스에서도 메이저리그 승격의 기회가 점점 멀어졌고, 향후 메이저리그 기회가 언제 다시 돌아올지 의문이다.

한국에 돌아오는 것도 어려움이 따른다. KBO리그 규약에 따라 KBO리그 드래프트를 거치지 않고 해외 구단과 계약한 선수는 계약이 끝나더라도 2년 동안 KBO리그 구단과 계약을 할 수 없다.

공 던지는 이대은 이대은(지바롯데 마린스)이 지난 2015년 11월 3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야구국가대항전 '프리미어 12' 대표팀 훈련에서 공을 던지고 있다

▲ 공 던지는 이대은 이대은(지바롯데 마린스)이 지난 2015년 11월 3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야구국가대항전 '프리미어 12' 대표팀 훈련에서 공을 던지고 있다 ⓒ 연합뉴스


이대은(지바 롯데 마린스)의 경우처럼 군 복무가 코앞으로 다가오면 군 복무를 수행한 뒤 드래프트에 나오면 시간 문제는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이학주는 전방십자인대 파열로 재건술을 받았기 때문에 향후 재검 여부에 따라 상무나 경찰청에 입단하지 못하고 2년 동안 무적 신분으로 있어야 할 가능성까지 있다.

한편,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다 일본에 진출한 이대은은 25일 NPB 개막전에 1군 명단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최근 20일 남짓 쉬었던 이대은은 최근 2군 리그에서 선발로 등판하며 실전 감각을 되찾고 있다.

이대은은 올해를 끝으로 지바 롯데와의 계약이 만료된다. 게다가 나이 문제로 인하여 내년에는 무조건 군에 입대해야 한다. KBO리그 규약에 따라 이대은 역시 해외 구단과 계약이 끝난 시점부터 2년 동안 KBO리그 구단과 계약을 할 수 없다. 군 복무를 마친 뒤 드래프트에 나오는 방법이 현재로써는 유일한 방법이다. 해외에서 계속 뛰더라도 일단 군 복무를 수행해야 하기에 군 복무 이후의 진로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메이저리그나 일본프로야구 등 해외에서 선수들은 각자 자신의 꿈을 위해 곳곳에서 땀을 흘리고 있다. 개막 로스터에 진입하는 선수들이 많아질수록 팬들이 해외야구 경기를 골라 보는 재미도 그만큼 커질 것이다. 선수들이 남은 경쟁에서 승리하여 자신들을 응원하는 팬들에게 이러한 즐거움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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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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