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응답하라의 저주'란 말이 떠돌았다. <응칠>(<응답하라 1997>)과 <응사>(<응답하라 1994>)의 인기에 힘입어 스타 반열에 오른 배우들이 차기작에서 이렇다 할 힘을 쓰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자, 이를 '응답하라의 저주'라고 표현한 것이다. 그렇다면, <응팔>(<응답하라 1988>)의 주역들은 어떨까. 이 드라마를 통해 주연배우로 우뚝 선 류준열, 혜리, 박보검은 '응답하라의 저주'를 피할 수 있을까.

아이러니하게도 <응팔>에서 삼각관계를 이뤘던 이들은 안방극장 차기작으로 각각 SBS, MBC, KBS까지 지상파 3사를 선택함으로써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과연 이들은 '응답하라 저주'를 이겨내고, 케이블 스타를 넘어 지상파 대세로 거듭날 수 있을까?

류준열의 차기작은 MBC <운빨로맨스>

류준열의 차기작은 MBC <운빨로맨스>로 정해졌다.

▲ 류준열의 차기작은 MBC <운빨로맨스>로 정해졌다. ⓒ 류준열 공식 페이스북


영화 <글로리데이>를 통해 '응팔' 세 주역 중 먼저 대중을 만난 류준열은 안방극장 복귀작으로 MBC <운빨로맨스>를 택했다. 5월 방영 예정인 이 드라마에서 류준열의 상대역은 '로코퀸' 황정음으로 정해졌다. <응팔>을 통해 '여심 저격수'란 별명을 얻은 류준열이 과연 황정음을 상대로 어떤 매력을 보여줄지, 두 사람의 만남이 어떤 시너지를 만들어낼지 벌써부터 관심이 쏠린다.

기대 '믿고 보는' 황정음이 선택한 드라마이니만큼, 초반 시청률은 기대해도 좋을 듯 하다. '류준열표 로코연기'만 제대로 터져 준다면, 상승 바람을 탈 수 있을 것이다.

우려 여전히 <응팔>의 '개정팔' 잔상이 너무 짙다. 게다가 같은 시간대, 한 달 일찍 SBS에서 지성과 혜리를 앞세운 <딴따라>가 방영 예정이다. 쉽지 않은 경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혜리는 SBS <딴따라>에서 지성과 호흡 맞춰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덕선 역의 배우 이혜리가 27일 오전 서울 성수동의 한 호텔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혜리는 차기작에서 지성과 함께 호흡을 맞추게 됐다 ⓒ 이정민


<응팔>은 혜리에게 아이돌이란 꼬리표를 떼고, 연기자란 이름표를 안겨준 작품이다. 따라서, 차기작이 더욱 중요할 수밖에 없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지성의 파트너로 낙점돼 4월 방영을 앞둔 SBS <딴따라>에서 혜리는 새로운 도전에 나서게 됐다. <응팔>에서 보여준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또 보여줄 수만 있다면, '응답하라 저주'를 이겨내고 당당히 주목받는 20대 여배우 리스트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 것이다.

기대 무리한 변화를 시도하기보다는 <응팔> 속 성덕선 캐릭터의 연장선에 있는 '알바의 달인 정그린'을 연기하는 만큼 무난히 시청자를 만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려 지성의 파트너로서 얼마나 파괴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인지가 관건이다. '지성이면 정음'이란 말이 있을 만큼, 그간 지성과 환상의 호흡을 보여준 황정음의 그림자를 뛰어넘을 수 있을까. 마침 같은 시간대 MBC에서 황정음의 드라마가 방영된다.

박보검은 김수현을 잇는 '꽃군주'가 될 수 있을까

박보검, 알파고는 내게 맡겨!  배우 박보검이 15일 오후 서울 동대문 DDP에서 열린 < SIA(스타일 아이콘 아시아 Style Icon Asia) 2016 > 핑크카펫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14일과 15일 양일간 열린 < SIA 2016 >는 기존의 '스타일 아이콘 어워즈(Style Icon Awards)'를 넘어 '스타일 아이콘 아시아(Style Icon Asia)'로 확대된 페스티벌로 셀럽들의 스타일을 즐길 수 있는 컨벤션 SIA LOOK, 콜라보레이션 무대인 SIA SHOW, 프라이빗 애프터 파티 SIA NIGHT, 공공캠페인 SIA MOVE 등이 펼쳐졌다.

▲ 박보검, 알파고는 내게 맡겨! 배우 박보검이 지난 15일 오후 서울 동대문 DDP에서 열린 < SIA(스타일 아이콘 아시아 Style Icon Asia) 2016 > 핑크카펫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마지막 주자는 박보검이다. <응팔>의 주요 출연자 중 가장 먼저 차기작을 선택한 박보검은 오는 8월 사극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KBS 2TV <구르미 그린 달빛>은 조선 후기 예악을 사랑한 천재 군주 효명세자를 모티브로 한 궁중 로맨스로, 박보검은 주인공인 왕세자 역할을 맡았다. 상대역을 비롯해 아직 호흡을 맞출 배우들이 정해지지 않아서 쉽게 예단하긴 어렵지만, 박보검 캐스팅만으로도 이미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기대 지상파 첫 남자주인공에 도전하는 만큼 어깨가 무겁지만, 그간 배우로서의 필모그라피를 탄탄히 쌓아온 만큼 박보검표 '꽃군주'를 통해 배우로서 만개할 것이란 기대감이 샘솟는다.

우려 사극 속 군주라는 캐릭터 특성상, <해를 품은 달>의 김수현, <육룡이 나르샤>의 유아인과의 비교가 불가피하다. <응팔> 종영 이후 공백기가 길다는 점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박창우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saintpcw.tistory.com)와 <미디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류준열 혜리 박보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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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부터 오마이뉴스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팟캐스트 '말하는 몸'을 만들고, 동명의 책을 함께 썼어요. 제보는 이메일 (alreadyblues@gmail.com)로 주시면 끝까지 읽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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