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만에 리믹스/리마스터링되어 재발매 된 비틀즈의 < 1 > 앨범 재킷 이미지. 멀티채널 재배지가 가장 눈에 띈다.

15년 만에 리믹스/리마스터링되어 재발매 된 비틀즈의 < 1 > 앨범 재킷 이미지. 멀티채널 재배지가 가장 눈에 띈다. ⓒ 유니버설(EMI)


지난 2000년 이래 전 세계적으로 3100만 장 이상 팔린 비틀즈의 NO.1 히트곡 모음집 < 1 >. 지난 13일, < 1 >이 15년 만에 리믹스/리마스터링 과정을 거쳐 재발매됐다.

< 1 >은 애초 지난 6일 국내에서 선보일 예정이었지만, 유럽에서의 선적 지연으로 인해 한 주 늦게 음반 판매장에 물량이 풀렸다. 때문에 비틀즈 마니아들의 애를 태우기도 했다.

지난 2009년, 비틀즈의 전작이 리마스터링 발매했다. 이미 2011년에도 디지팩 형태로도 한 차례 < 1 >을 선보인 바 있다. 이번 재발매에 대해서, 일각에선 "왜 또?"라는 곱잖은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결과물은 "역시 비틀즈!"라는 말이 나올 만큼 알찬 구성으로 채워졌다.

이번 리마스터링 < 1 > 음반은 악기/보컬의 소리가 이전보다 명료해졌다. 이번 재발매 앨범의 가장 큰 특징은 멀티채널이 재배치됐다는 점이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 오리지널 판본에서 좌측(또는 우측)채널에서 들리던 기타 또는 보컬의 소리가 중앙으로 옮겨진다든지, 베이스/드럼의 울림이 강하게 바뀌었다든지 하는 식으로 '재가공'되었다는 뜻이다.

비틀즈가 활동하던 1960년대는 스테레오 녹음의 초기 시절이던 탓에, 지금과 같은 멀티 트랙 녹음이 활성화되지 못했다. 그래서 요즘 음악과 비교하면 어쩔 수 없이 공간감이 부족하게 들린다.

하지만 이번 2015년 판본에선 달라졌다. 비틀즈 전담 프로듀서 조지 마틴의 아들인 자일즈가 진두지휘에 나섰다. 최첨단 마스터링 기술을 활용해, 공간감이 부족하다는 약점을 상당 부분 메우는 방향으로 작업이 진행됐다.

애초부터 모노 녹음이었던 첫 3곡('Love Me Do', 'From Me To You', 'She Loves You')에선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렵다. 하지만 비틀즈의 첫 번째 미국 시장 넘버원 싱글 'I Want To Hold Your Hand'에선 폴 매카트니의 베이스, 링고 스타의 드럼 연주가 훨씬 묵직하게 울려 퍼지며 달라진 사운드를 들을 수 있다.

가장 크게 달라진 곡은 'Eleanor Rigby'

 비틀즈 < 1+ >에 수록된 'Get Back' DVD 화면 갈무리.

비틀즈 < 1+ >에 수록된 'Get Back' DVD 화면 갈무리. ⓒ 유니버설(EMI)


2015년 재발매 음반에서 가장 달라진 소리를 담은 곡은 'Eleanor Rigby'이다. 지난 2000년 버전에선 첼로를 비롯한 현악기가 사실상 모노에 가깝게 중앙에서 울렸다. 리드 보컬을 담당한 폴 매카트니의 목소리는 우측 채널에 치우쳐 들렸다. 반면, 이번 CD에선 좌측(첼로), 우측(콘트라베이스) 스피커, 중앙(폴의 노래)으로 각각의 소리를 재배치해 원작보다 더욱 풍성한 소리로 재가공했다.

'Paperback Writer', 'Yellow Submarine' 역시 악기 재배치 측면에서 큰 변화가 있었다. 오리지널 버전의 리드 보컬 목소리가 우측 채널로 치우쳐 들리는 반면 새 버전에선 중앙을 중심으로 좌우 스피커를 골고루 활용하는 방식으로 다듬어졌다.

이런 방식의 리마스터링은 지난해 보사노바 걸작 음반 < Getz/Gilberto > 등 몇몇 명반들의 재발매에서도 적용됐다. 기존 팬들로부터 호불호가 갈리는 엇갈린 반응을 끌어냈기 때문에 비틀즈의 < 1 > 역시 비슷한 분위기가 연출될 것으로 예상한다.

판단은 결국 팬들의 몫이다. 두 가지 판본을 비교해서 들어본 소감으로는, 이번 리마스터링 작업물에 대해서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특히 새롭게 비틀즈를 접하게 될 어린 음악 팬들의 귀에는 새로운 버전의 < 1 >이 훨씬 강하게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그릇은 달라졌지만, 가장 중요한 내용물(비틀즈의 음악)의 가치는 여전히 변함이 없다.

 지난 17일에 발매된 비틀즈 < 1+ >의 표지 이미지. 듣는 즐거움뿐만 아니라 보는 즐거움까지 보장한다.

지난 17일에 발매된 비틀즈 < 1+ >의 표지 이미지. 듣는 즐거움뿐만 아니라 보는 즐거움까지 보장한다. ⓒ 유니버설(EMI)


한편, DVD 또는 블루레이 디스크가 합본 된 < 1+ >도 지난 17일 출시됐다. 오디오 CD와 같은 순서의 홍보용 뮤직비디오 및 방송 공연 영상물 등이 배치되어 시각적으로도 즐거움을 선사한다.

특히 한정판으로 제작된 < 2 > DVD 또는 < 2 > 블루레이 버전에는 1995년과 1996년 각각 발매된 싱글 'Free As Bird', 'Real Love' 등의 뮤직비디오 외에 더욱 다양한 곡들의 미공개 영상을 수록했다. 수록곡 및 비틀스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자를 더불어 담아 음반 수집가들에게도 큰 관심을 불러 모으고 있다.

○ 편집ㅣ곽우신 기자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jazzkid)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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