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띤 응원 펼치는 두산 관중 지난 11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15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준PO) 2차전 두산 베어스 대 넥센 히어로즈 경기. 두산 응원석 관중이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

▲ 열띤 응원 펼치는 두산 관중 지난 11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15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준PO) 2차전 두산 베어스 대 넥센 히어로즈 경기. 두산 응원석 관중이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 ⓒ 연합뉴스


2015 KBO리그 포스트시즌 초반 관중 동원 수치를 두고 흥행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우려성 기사들이 나오고 있다. 지난 7일 KBO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시행된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펼쳐진 목동구장에는 7469명이 입장했다. 포스트시즌 동안 1만5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목동구장 곳곳에 빈 자리가 눈에 띌 정도로 허전한 수치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맞붙은 팀의 매치 업이 홈팀 넥센과 원정팀 SK였다는 점을 참작하면 7469명이란 수치를 다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올 시즌 SK 와이번스가 목동구장에서 펼친 방문경기의 총 입장 관객은 8경기를 치르는 동안 3만5929명이었다. 경기당 평균 4491명이었다. 가장 많은 관중이 입장한 경기는 7월 26일 일요일에 펼쳐진 경기였으며 그 경기에 입장한 관중은 5345명이었다.

수요일 경기는 야간에 날씨도 흐렸는데...

지난 7일은 수요일 평일이었다. 리그로 따지면 가장 관중이 적게 들어오는 수요일 야간 경기에 종일 날도 흐렸다. 최저기온이 14도에 달할 만큼 야구 경기를 관전하기에 그리 우호적인 상태는 아니었다. 그런데도 7469명이 입장했다. 와이번스가 올 시즌 목동 방문경기에서 치른 경기 평균 입장 관중 대비 66% 높은 수치였으며, 최다 관중이 들어온 7월 26일 경기 대비해서도 40% 이상 더 많은 관중이 입장한 것이다.

포스트시즌의 중요도를 참작할 때 결코 만족할 수 없는 수치라고 반론을 제기할 수 있다. 하지만 4위 팀과 5위 팀의 대결은 분명히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 한국시리즈 대비 주목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넥센과 SK 모두 아직은 기존의 인기구단들에 비해 충성고객 저변이 넓지 않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 7469명이 입장한 것은 양 팀 매치 업의 평상시 인기도를 감안할 때, 나름 선방한 수치라고 볼 수 있다. 날씨가 맑았다면 8000명 이상의 관중 수도 기대해 볼 수 있었을 것이다.

양 팀의 승부는 야구장을 직접 찾아온 게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팽팽한 접전을 거듭했다. 비록 연장전 말미에 아쉬운 실책으로 마무리되었지만,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명승부를 연출했다.

와일드카드를 거쳐 준플레이오프가 지난 10일 토요일에 시작되었다. 바로 전날 10월 9일 한글날 공휴일과 맞물려 충분히 흥행대박을 기대할 수 있었다. 그런데 날씨가 도와주지 않았다. 이미 일기예보에는 종일 비가 내린다는 예보가 전해졌고, 10일 당일 아침부터 하늘은 흐린 상태를 지속했다.

하루 전날 준플레이오프 티켓 예매 사이트에 접속할 당시만 해도, 3루 내야석 일부를 제외하곤 남은 좌석이 거의 없었다. 그나마 남은 좌석도 1좌석씩 듬성듬성 남아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궂은 날씨가 흥행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말았다. 2차전이 펼쳐진 10월 11일도 경기 도중 폭우로 인해 중단되는 등, 야구를 직접 관람하기에 불편함을 느낄 수밖에 없는 날씨였다.

환경적 요인이 도와주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준플레이오프 1, 2차전이 펼쳐진 잠실구장에는 각각 2만833명, 2만2765명의 관중이 찾아왔다. 굳이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표현을 쓴 이유는 다음과 같다.

우선, 양 팀이 기억에 남을 만한 대접전을 펼쳤던 2013년 준플레이오프 당시를 돌이켜보면 1, 2, 5차전은 목동구장에서 3, 4차전은 잠실구장에서 펼쳐졌다. 당시 입장 관중은 다음과 같다.

1차전(목동) 7716명
2차전(목동) 1만500명(매진)
3차전(잠실) 2만697명
4차전(잠실) 2만2172명
5차전(목동) 1만500명(매진)

당시 1차전이 펼쳐졌던 2013년 10월 8일은, 바로 다음 날이 한글날 연휴임에도 불구하고 매진에 실패했다. 태풍 다니의 영향으로 인해 예매 취소 표가 속출하면서 빚어진 상황이었다. 잠실구장 3, 4차전은 원정팀 넥센의 관중 저변이 넓지 않았다는 점, 승패가 한쪽으로 이미 기울었다고 판단한 관중의 관심이 떨어진 점이 흥행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양 팀은 거짓말처럼 5차전까지 가는 대접전을 펼치면서 기억에 길이 남을 만한 명승부를 펼쳤다. 당시 준플레이오프를 두고 흥행에 실패했다는 소리는 더는 나오지 않는다.

그렇다면 2년 전 준플레이오프에서 기억에 남을 만한 명승부를 펼친 양 팀이 리턴매치를 펼치게 되었는데, 여전히 매진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이냐고 반문할 수 있다. 올 시즌 양 팀이 펼친 경기의 관중 현황을 우선 살펴본다.

1. 넥센 잠실 원정경기 평균 입장관중(두산 홈) : 1만1302명 (주말 평균 1만3990명)
2. 두산 목동 원정경기 평균 입장관중(넥센 홈) : 5596명 (주말 평균 5604명)

흥행 성적, 절대 낙제점은 아니다

올 시즌 두산 베어스 홈 경기에 방문 구단별 입장 관중 현황은 다음과 같다.

잠실구장 프로야구 관객수 잠실구장을 찾아 준 프로야구 각 팀 별 관객 통계

▲ 두산 홈 경기 프로야구 관객수 두산 베어스의 홈 경기 당시 잠실구장을 찾아 준 프로야구 각 팀 별 관객 통계 ⓒ 양형진


올 시즌 펼쳐진 두산베어스 홈 경기에서 최고 흥행카드는 한화 이글스였다. 한화 이글스는 비단 잠실에서뿐만 아니라 다른 원정경기에서도 올 시즌 최고의 흥행메이커 역할을 해냈다. 매진 경기도 KIA 타이거즈와 더불어 가장 많은 3회였다. 반면 넥센 히어로즈는 올 시즌 두산 홈경기를 방문한 9개 구단 중 관중 동원력이 8위에 머물렀다. 아직 두산과 넥센의 잠실경기 매치 업은 흥행을 보장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음을 알 수 있다.

포스트시즌의 주목도와 두산 베어스 팬들의 충성도와 저변을 고려했을 때 예상대로 1루 측 내·외야는 빼곡하게 들어찼다. 넥센 히어로즈의 원정 관중 동원능력이 아직은 부족한 점을 참작하면, 포스트 시즌을 미끼로 양 팀의 중립 관객을 끌어와야 한다. 그러나 1, 2차전이 펼쳐진 주말 날씨가 중립 관중을 불러 모으기에는 너무도 얄궂었다. 오히려 악조건을 뚫고 두 경기 모두 2만 명 이상의 관중이 들어오는 등 나름 선전한 셈이다. 2013년 준플레이오프에서 양 팀이 보여준 치열한 접전의 기억 덕분이 아닐까 싶다.

일부 언론에서는 현재까지 3경기(와일드카드 포함)가 펼쳐진 2015 KBO리그 포스트시즌 흥행을 두고 부정적인 어조가 가득한 기사들을 쏟아내고 있다. 부디 맞대결과 평상시 리그가 펼쳐질 당시의 관중 동원현황 등을 생각하여 신중하게 기사를 작성할 필요가 있다. 마치 올 시즌 KBO리그 포스트 시즌이 흥행에 참패한 것처럼 포장하려 드는 것은 경솔하게 느껴진다. 예를 들어 백화점에서 염가판매 행사를 펼쳐도 모든 브랜드에 손님이 몰리는 것은 아니다. 그중에서도 인기가 많고 지명도가 높은 브랜드에 고객들이 몰리기 마련이다.

이번 포스트시즌도 마찬가지이다. 단순히 포스트시즌으로 현수막이 바뀌었다고 해서 관중들이 갑자기 폭발적으로 늘어난다는 기대는 재래식 사고방식에 불과하다. 현재까지 선보인 맞대결 및 날씨가 전혀 도와주지 않는 상황을 고려하면 현재까지 펼쳐진 3경기에 그 정도 관중이 입장한 것도 선방한 것으로 여겨질 정도이다.

아마도 화요일에 펼쳐진 준플레이오프 3차전도 매진될 가능성이 크지는 않아 보인다. 현재까지 두산 베어스가 2승으로 일방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으므로 시리즈가 조기에 마감될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 팀의 승부는 2013년에도 그랬듯 마지막 승자가 가려지기 전까지는 섣부른 속단을 펼칠 수 없고 매 경기 팽팽한 접전을 거듭하고 있다. 그렇기에 굳이 양 팀의 팬이 아니더라도 여건만 된다면 직관을 하는 것이 본전 이상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내년 시즌부터 넥센 히어로즈는 KBO리그 최초로 돔구장(고척 스카이돔)을 홈으로 사용하게 된다. 만약 내년 시즌에도 히어로즈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면 이번 주말과 같은 궂은 날씨에서 돔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데 대한 매력발산이 가능해진다. 리그 참여 당시부터 다양한 마케팅 아이디어를 펼치면서 주목받았던 넥센 히어로즈가 2016시즌 포스트 시즌에도 진출한다면, 고척 스카이돔을 홈으로 사용하는 메리트를 충분히 누릴 것으로 보인다.

여하튼 현재까지 2015 포스트시즌의 흥행 성적표는 결코 100점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낙제점도 절대 아니다. 그러니 부디 부정적인 여론몰이는 자제했으면 한다. 경기 내용으로 볼 때 충분히 즐길 만한 가치가 있는 콘텐츠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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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양형진 시민기자의 네이버 블로그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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